꼬리곰탕 거부하는 공무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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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무원들 댓글 3건 조회 1,798회 작성일 08-05-1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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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리곰탕 거부하는 공무원들
기사입력 2008-05-10 03:03 |최종수정2008-05-10 03:51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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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경제부
9일 정부과천청사 1동 엘리베이터 앞에 2개의 피켓이 놓였다.

'농림장관 각성하라! 청사 구내식당에 미국산 꼬리곰탕, 공무원도 사람이다.' '공무원이 마루타(실험대상)냐, 구내식당에 미국소, 농림장관 미쳤소.'

피켓은 기획재정부의 6급 이하 공무원 노조 명의로 되어 있었다. 지난 7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정부 청사 구내식당 식단에 미국산 쇠고기로 만든 꼬리곰탕을 올릴 용의가 있다"고 했던 말에 재정부 노조가 반발하며 내건 것이었다.

공무원에게도 표현의 자유는 있다. 무조건 정부 정책에 따르라는 법도 없다. 그런데 사실의 오류가 있었다. 이 피켓만 보면 소 꼬리를 먹으면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 꼬리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분류한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에 해당되지 않는 안전한 부위다. 그런데도 재정부 공무원들이 인터넷 공간에서 떠돌 법한 '광우병 괴담' 수준의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재정부 노조뿐 아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8일 성명서를 발표, 정부를 '광우병 프렌들리(friendly) 정부'로 부르면서 "구내식당에 미국산 꼬리곰탕이 오르면 장관들의 구내식당 이용 여부를 매일 조사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전공노는 또 "공무원을 광우병 임상실험 대상으로 삼겠다는 것은 안 그래도 퇴출 등 각종 구조조정 정책으로 사기가 저하된 공무원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밝혔다. 역시 꼬리곰탕을 먹으면 광우병에 노출된다는 '괴담' 수준의 주장이었다.

공무원도 한 사람의 국민이다. 공무원들도 소비자로서 미국산 쇠고기에 심정적인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공무원은 정책과 행정을 펼치는 주체다. 국민의 불안감을 풀어줘야 할 공무원들이 도리어 광우병 괴담에 편승하면 국민들은 어쩌라는 건가. 공무원 설득도 못하는 정부가 어떻게 국민 설득을 하겠다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