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살기가 참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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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세상 살기 댓글 0건 조회 7,630회 작성일 08-05-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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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기가 참 힘들다.
 
치솟는 기름값과 AI, 광우병 쇠고기 등 온통 우울하게 만드는 뉴스들뿐이다.
 
현재로선 공방만 치열할 뿐 해결될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 생각을 남들과 달리해 보면 해결책이 나오기도 한다.
 
바로 개방적 사고다. 인식의 전환이라고도 한다.
 
역발상이란 말도 쓰인다. 그런 사례는 많다.

요즘 안경 닦는 천으로 보편화된 초극세(超極細)섬유는 원래 실패한 옷감이었다.
 
하도 먼지를 빨아들이는 성질이 강해서 옷을 만들면 곧 더러워졌기 때문이다.
 
때가 잘 타는 천이라면 아예 때 닦는 걸레로 사용하자. 그건 대박 상품의 아이디어가 됐다.

한때 유행했던 얼룩덜룩한 청바지도 실은 칠칠치 못한 염색공의 실패작이었다.
 
졸다가 자갈이 들어갔는지도 모른 채 염색해 불량품이 나온 것이다.
 
제값 받기 틀렸다고 생각한 사장이 시장에 덤핑으로 내놓았는데 히트를 치게 됐다. 지금은 아예 돌 덩어리를 넣고 염색하는 스톤워시라는 방법이 생겼다.

얼마 전 LG화학에선 야근을 하지 못하게 했더니 실적이 좋아지더라는 얘기가 나왔다. 야근하면 무능한 사람이란 분위기가 회사 내에 팽배해 있단다.

연예가도 예외가 아니다. 역발상의 스타들이 뜨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의 대표 격인 무한도전은 평균 이하 대한민국 남자들의 무모한 도전사다.
 
출발 자체가 오합지졸이다. 캐릭터도 (하)찮은 형, 돌아이, 바보 형이다.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겠다고 땡볕에서 삽질을 한다.
 
국어 점수 60점을 받고 수석이라고 좋아하는 게 그들이다. 하지만 결과는 무모한 도전의 영광스런 승리였다. 시청률이 말해준다.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였던 고음불가는 코너명 자체가 역발상이다.
 
고음 처리를 못하는 노래 실력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들이대는 뻔뻔한 캐릭터로 인기몰이를 했다.

인기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지난해 대표 곡은 ‘로꾸거’다. 거꾸로를 희화화한 것일 텐데 중요한 건 그 노래가 트로트라는 점이다.
 
신세대 하면 마구 영어가 섞인 랩을 떠올리겠지만 오히려 옛노래 분위기가 나는 트로트 장르로 승부했다. 그리고 성공을 거뒀다.

연예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안티팬을 스스로 만들겠다며 비호감 캐릭터를 들고 나와 성공한 사례도 있다.
 
요즘 비난 많이 받아 인기가 높아졌다며 즐거워하는 왕비호 윤형빈이다.
 
그는 엄청난 팬들을 거느린 아이돌 스타들에게 거침없이 독설을 퍼붓는다.
 
원더걸스, 소녀시대는 학교에 안 가느냐고 짓궂게 묻고 개그콘서트를 보러 온 슈주 김희철에겐 요즘 일거리가 없느냐고 놀린다.
 
하지만 그의 독설로 사건 사고가 생겼다는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다.

하긴 연예계 막말 방송의 원조는 김구라다.
 
그는 인터넷 방송 시절 동료 연예인을 향해 욕설까지 섞인 독설을 퍼부었다.
 
방송에 좋은 사람만 나오라는 법 있느냐는 생각에서 출발했는데, 지금은 케이블을 넘어 공중파에서도 종횡무진이다.
 
사실 그는 실제로 만나보면 의외로 차분하고 조용하다. ‘Number 1’보다는 ‘Only 1’이 되겠다고 말할 만큼 자신만의 철학도 있다.

잘될지 모르지만 MC의 일방적인 질문과 게스트의 답변으로 이루어진 진행 방식을 탈피해 게스트가 묻고 MC가 대답하는 역발상 토크쇼까지 나왔다.

개방적 사고나 역발상에서 출발해 성공한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기본과 원칙이다.
 
그저 생각을 달리하거나 반대로 한다는 점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초극세사 안경닦이는 양가죽만큼 얼룩을 잘 지운다.
 
고음불가의 이수근은 음반까지 낸 대학가요제 출신이다.
 
무한도전의 멤버들은 큰 웃음에 몸 사리지 않고 열심히 초등학생들 수준의 문제를 푼다.
 
 왕비호 윤형빈은 독설의 수위 조절에 밤을 새우고 개그를 하기 전에 당사자들에게 먼저 이해를 구한다.

교복 입은 학생들까지 거리 시위에 나서도록 만든 광우병 쇠고기 문제는 어떻게든 정부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개방적 사고나 역발상에서 해결을 모색한다면 정부가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실수를 인정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게 순서다.
 
30개월 이상 된 소도 괜찮다고만 할 게 아니다. 하다못해 국민들을 성나게 한 것도 실수는 실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