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정책(Policy M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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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olicy Mix) 댓글 1건 조회 12,376회 작성일 08-05-1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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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새뮤얼슨 MIT대 교수는 최근 경제 논단에서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은행은 세계 경제에 대한 2008년 거시지표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자국의 내수 신장을 위한 적극적인 자극책을 써야 잃어버린 10년 동안 일본이 저지른 ‘수동성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며
 
 부패한 이해관계 대립을 근절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늘날 새 시대에는 모든 나라가 독자적인 길을 가야 한다”고까지 충고했다.

그는 금세기 최고의 석학다운 명확하고 자신 있는 어조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버냉키 의장이 물가안정 목표에
 
 집착한 나머지 고금리 주택담보 차입과 서브프라임 금융이 초래할 결과에 대한 우려에 집중하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가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고 했다.

취임 석 달째를 향해 가고 있는 이 대통령과 새 정부의 몇몇 정책이 눈에 띈다.
 
지방공무원 1만명 감축을 통한 작은 정부 실현,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을 기치로 도처에 산재한 수많은 규제의 완화.폐지를 내걸고 있다.
 
 기업과 가계에 대한 감세정책, 대기업의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 유치 등 기업친화적 경제정책을 힘 있게 밀고 나가려는 것도 주목되는 흐름이다.

장단은 있다. 새 정부는 기업 및 가계를 위한 미시적 경제정책에는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거시적인 재정지출의 조기 집행,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의한 재정금융정책, 금리인하에 의한 경기부양책에는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치솟는 유가와 국제 원자재가격,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에 의한 금융경색 현상이 겹치면서 국내 소비자는 물가 급등의 어려움에서 헤어나질 못하는 게 현실이다.

새 정부는 일단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가 관리를 위해선 가장 많이 오르는 품목들의 부가가치세를 잠정 인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과거에는 적자예산 편성을 위한 목적이었으나 이번에는 흑자예산에 의한 재정지출을 그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추가경정예산의 조기 집행은 바람직해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와 불경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느냐는 문제는 새 정부의 지혜에 달렸다는 점이다.
 
 새뮤얼슨 교수가 충고한 대로 ‘타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독자적인 길로 가는 금리인하 정책’과 적극적인 재정금융 정책의 조속한 실천을 기대하는 이유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기업친화적인 미시정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거시적 재정금융 정책을 병행하는 ‘혼합정책(Policy Mix)’을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회오리 바람을 피할 수 있고,
 
어렵지만 새 정부가 원하는 성장 목표에 근접할 수 있다.
 
새뮤얼슨 교수의 조언을 이명박정부가 귀 기울였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