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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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락 댓글 0건 조회 787회 작성일 08-05-1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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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다고 했던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딱 그모양이다.
 
이달 초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28%대로 내려 앉았다는 소식에 `민심이 참 무섭구나' 하며
 
다들 경악했는데 14일 조사에서는 23%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후 최다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된 지 불과 여섯 달도 안 됐고 2월25일 취임일부터 따지면 100일도 안 된 상황에서 나온 지지도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너무도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조각 파문에서부터 영어 몰입 교육 논란, `부자 내각. 부자 청와대' 비판, 주요 현안을 둘러싼 당.정.청 간의 잇단 엇박자 등이 최근 쇠고기 파동을 거치면서 거의 통제 불능 수준까지 치닫고 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민심 이반이 이 정도라면 정상적인 국정 운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까지 말했다.
 
 국민의 77%가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들고 나와도 추진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무회의에서 "식품 안전과 관련해 국민과 완벽하게 소통하는 데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고
 
 인정한 데 이어 14일 국민권익위 업무보고를 받으면서는 "정부 조직과 국민 사이에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15일에는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국민과 역사 앞에 교만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금 이 대통령에게는 소통이 최대 화두인 셈이다. 소통(疏通)이란 막힘 없이 잘 통하는 것, 즉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는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소통은 일방적일 수 없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이 "과거식으로 일방적으로 전달하려고 하면 안 되며 국민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며 쌍방향 소통을 강조한 것은 제대로 맥을 짚은 얘기다.
 
이 대통령은 소통을 위해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국정 홍보를 잘 한다 해도 받아들이는 국민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별무소득일 수밖에 없다.
 
무엇이 국민의 바람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홍보보다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저기서 국정쇄신책을 얘기하고 있다.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많다. 누군들 임명된 지 두 달 남짓 된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을 바꾸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겠는가.
 
이 대통령이 "그 동안 혹독하게 훈련했는데 지금 바꾸면 훈련을 다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지금은 평상적 상황이 아니다. 비상시에는 비상의 처방이 있어야 한다.
 
임명된 지 한 달밖에 안 됐다 해도 필요하다면 바꾸는 것이 비상시에는 맞는 얘기다.
 
 이 대통령의 소통 행보가 진정성을 확보하려면 손발을 자르는 고통이 수반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정치권과의 원만한 소통을 위한 정무특보 신설 등 정무라인 보강도 진지하게 검토할 만하다.

어설픈 국정 쇄신은 오히려 국민의 노여움을 자극할 수도 있다. 또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면 쇄신의 효과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이 19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회동을 갖는다고 한다.
 
그쯤에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획기적 처방이 나와 준다면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 동반 추락에 날개가 하나쯤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