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공무원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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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무원 댓글 0건 조회 882회 작성일 08-11-2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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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공무원 연금 개악 저지 총궐기대회’는 철밥통보다 더 단단한 공무원들의 집단이기주의를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그나마 최소한의 양심은 있었던지, 서울시공무원노조를 비롯해 전국 7개 시도 본청 공무원노조가
 
“경제난과 국민 여론을 고려할 때 공무원들의 요구만을 관철하겠다며 투쟁에 나서는 것은 명분이 없다”며 불참했다.
 
국가경제가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위기에 처해 있는 때에 공무원들이 제 몫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면 국민은 믿고 기댈 곳이 없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의 요구조건은 한마디로 현행 공무원 연금구조를 손대지 말라는 것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 할 예정인 공무원연금 개정안은 ‘국민연금 수준으로 내고 받도록 하겠다’는
 
당초 약속에서 크게 후퇴한 내용인데도 전공노는 이조차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전공노는 “공무원연금 지급 수준이 국민연금보다 높은 것은 민간기업보다 적은 급여 보전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헌법과 법률로 신분보장을 받는 공무원은 사기업 근로자들이 불황 때마다 겪는 구조조정의 칼바람에서 비켜나 있다.

이명박 정부의 부처 통폐합에 따라 수많은 공무원이 할 일 없는 ‘인공위성’이 됐지만 급여는 고스란히 나간다.
 
 해마다 2000명에 가까운 지방공무원이 ‘공로연수’란 명목으로 집에서 놀고먹는다는 보도가 나온 게 엊그제다.
 
민간기업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뿐인가. 쌀 직불금 부정신청자 중 4만 명이 공무원과 그 가족이다.
 
여당 원내대표가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호통을 친 다음에야 하루 만에,
 
그것도 104개나 되는 법안을 내놓을 정도로 위기의식도 없고 사명감도 찾아볼 수 없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제위기 속에서 서민의 삶은 하루하루가 힘겹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서울 시내 고등학교와 공립 유치원의 수업료와 입학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주요 사립대학도 내년도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상폭을 최소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국민 모두의 고통분담 없이는 이 위기를 넘길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밝힌 1급 공무원의 신분보장 철폐 방침에 일각의 반발이 심하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솔선해 고통분담에 동참하기는커녕 기득권 지키기에만 골몰한다면 공무원 신분보장 제도 자체가 ‘몰수’될 수도 있다.
 
지금 국민의 심정이 그렇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