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비상 경제위기…국론 분열이 더 키우고 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국론 분열 댓글 0건 조회 1,613회 작성일 08-05-23 08:36

본문

유가비상 경제위기…국론 분열이 더 키우고 있다
기사입력 2008-05-22 14:00 기사원문보기
광고
국제 유가의 폭등은 한국경제가 직면한 당장의 비상한 국면, 근미래의 어두운 전망의 축도(縮圖)가 되고 있다. 21일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30달러선을 넘어 133.1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월19일 100달러대에 진입한 이래 3개월 만에 30% 이상 치솟은 급등세도 그렇지만 150달러 돌파는 시간 문제고 200달러 시대도 머지않다는 국제시장의 관측은 에너지의 해외 의존도가 더없이 높은 한국경제의 선택 폭을 더더욱 좁히고 있다. 2005년 50달러, 2006년 60달러, 2007년 70달러 수준과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것이 우리의 우려섞인 진단이다.

유가 폭등은 고(高)물가로 이어져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가중시키면서 생산·교역 조건을 악화시킨다. 국내 휘발유는 물론, 산업용이나 생계형 영업에 쓰이는 경유 값이 올들어 20% 이상 올랐고,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순상품교역지수는 80.5로 직전 분기 대비 6.7% 하락했다. 사상 최악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올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월 말의 1.3~2.0%에서 0.3~1.2%로 크게 내려잡았듯이 한국경제도 올해 ‘성장 3%, 물가상승 5%’이리라는 연옥(煉獄)의 시나리오에 싸여든다.

나라 안팎의 경제 시그널은 이렇듯 적색이 짙어지지만 국내 경제 각 주체, 특히 정부가 과연 제대로 경계하고 있는지부터 걱정스럽다. 이명박 정부가 ‘경제살리기 정부’를 자임하고 규제 혁파를 역설하지만 정책으로 현실화하기까지는 소요되는 시차까지 우려해야 할 상황인데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 외채는 2005년 말 659억달러에서 지난해 말 1587억달러로 급등했다. 정부와 기업이 아직은 괜찮다는 식으로 방심하다가는 자칫 환란(換亂)이 재연될지 모를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산 쇠고기 논란이 그렇듯, 국민도 일부 시민단체와 정치권이 교차 점화해온 실익없는 논란에 휩싸여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경제 대통령’을 선택한 초심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안팎 악재가 얽히고설킨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단위 경제대책에 앞서 국민적·국가적 역량을 재결집시키는 반전 모멘텀이 절실하다. 이 대통령이 22일 대(對)국민 담화를 통해 17대 국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를 당부하면서 “이제 모두 마음을 합쳐 앞으로 나아가자”고 한 것도 반전 모멘텀을 강조한 취지라는 것이 우리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