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50원 이상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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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매주 50원 댓글 0건 조회 855회 작성일 08-05-2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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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정보 알면 뭐하나`…서비스 줄인 셀프주유소 `등장`

휘발유가 ℓ당 2천원 이상으로 치솟는 등 기름값이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는 가운데 일선 주유소에서는 고유가에 허덕이는 운전자와 이들의 분풀이와 하소연에 지친 주유소 모두 울상을 짓고 있다.

유가 급등에 따라 서비스를 줄이되 가격도 낮춘 셀프주유소가 인기를 끌고 일반 업체에서는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영업전략까지 바꾸는 등 '기름값 아끼기' 묘책이 속출하고 있다.

◇ 치솟는 기름값에 주유소도 '울상' =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 한 주유소는 23일 현재 휘발유 ℓ당 가격이 1천954원이다.

이 곳은 지난주 ℓ당 가격이 1천898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주일 만에 50원 가량을 올린 셈이다.

주유소 관리자 김모(40)씨는 "최근 3~4주는 매주 50원 가량 가격이 올랐다"며 "우리 주유소가 생긴 이래 이렇게 급격하게 가격이 뛴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름값이 올랐다고 해서 주유소가 이익을 보는 것만은 아니다는 것이 주유소 측의 설명이다.

이 주유소의 경우 기름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매출이 오히려 20% 이상 줄었다.

김씨는 "리터당 1천500원일 때 이윤을 100원 남겼다고 해서 리터당 1천900원이 됐을 때 이윤이 200원으로 늘어나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이윤은 더 붙이지도 못한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이윤을 올리지 못해도 가격 자체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주유차량은 눈에 띄게 줄었다.

김씨는 "보통 퇴근시간대에는 주유기 6대가 꽉 들어차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지금은 이렇게 한가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라며 "특히 경유 값이 휘발유 값만큼 올라 경유차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이 주유소는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겨우 15원 싼 1ℓ당 1천939원이었다.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유소는 지난주 휘발유 가격이 1천869원이었는데 이번 주 들어 1천939원으로 70원 이나 오르자 1일 주유차량 대수가 크게 줄었다.

주유소 관계자는 "하루 평균 400대가 주유했었는데 일주일 만에 320대로 줄었고 주유하는 양도 1대당 평균 35ℓ에서 19ℓ로 줄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손님들은 주유소 올 때마다 유가 인상에 불평불만을 늘어놓고 특히 택배기사들은 '이렇게 가다가는 영업을 하면 할수록 손해가 나는 게 아니냐'며 하소연을 한다"며 "우리도 손님들의 불평을 들어주다 지칠 지경"이라고 말했다.

◇ 가격정보 알면 뭐하나 "지난주 최고가가 이번주 최저가" = 전국 각 주유소의 가격정보를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http://www.opinet.co.kr)에는 매일 수많은 네티즌이 방문하고 있지만 정작 확인하는 정보는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기름값이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사는 이모(33)씨는 며칠 전 승용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인근 주유소를 들렀다가 1ℓ당 1천799원이라는 가격표시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곳은 이씨가 평소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을 통해 영등포구에서도 기름값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점을 확인하고 애용해왔으나 불과 2주 만에 가격이 크게 올랐던 것.

이씨는 "열흘 전에 1천600원대에 주유하면서 연료통에 기름을 가득 채웠는데 마침 기름이 바닥나 다시 찾아오니 100원 이상 크게 올랐다"며 당황했다.

그는 "지난주에 인근 주유소 가운데 최고가가 1천799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가장 싼 곳이 그 가격이 됐다"며 "하루하루 달라지는 기름값이 무서울 지경"이라고 말했다.

◇ 셀프주유소 이용ㆍ영업이동 줄이기…고유가 극복 백태 = 이처럼 유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시민들은 조금이라도 값이 싼 셀프주유소를 이용하고 있고 영업사원들도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는 등 기름값 아끼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모(43)씨는 올해 초 매장을 셀프서비스 주유소로 전환했다.

셀프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주유직원을 줄이는 등 비용을 절감해 인근 주유소보다 20~100원 가량 가격을 낮추자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이씨는 "주로 출퇴근 시간대에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낮에도 차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며 "예전보다 매출이 40∼50% 정도 늘어난 것 같다"며 웃었다.

수도권 골프장에 골프용품을 납품하는 자영업자 원모씨는 "유가 인상이 영업 전략까지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원씨 업체의 직원들은 보통 하루에 1인당 150∼200㎞씩 이동하면서 영업을 해 왔지만 요즘에는 미리 약속한 거래처만 방문하면서 움직임을 줄이고 있다.

원씨는 "예전에는 거래처를 무조건 여러 번 방문해서 얼굴을 많이 보이는 게 영업전략이었는데 요즘에는 아침에 거래처에 먼저 전화를 돌린 뒤 꼭 방문이 필요한 곳만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원거리 납품의 경우 택배를 이용하고 있으며 유가인상이 지속할 것을 대비해 앞으로는 영업차량을 모두 LPG 차량으로 바꾸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