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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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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흥묵 댓글 0건 조회 612회 작성일 07-12-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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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어스 시저는 ‘내전기(內戰記)에서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현실밖에 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식과 용기를 가졌더라도 비전과 통찰력이 없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럴 것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말입니다.
시저를 절대적으로 존경하는 일본의 여류작가 시오노 나나미(鹽野七生)가
15년에 걸친 저작활동 끝에 대작 ‘로마인 이야기’의 대단원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1992년부터 매년 한권씩을 출간해온 역작이기에 저도 몇 번씩 통독한 책 중의 하나입니다.
내용 중에 귀감이 될 사실(史實)도 많았지만 집필을 끝낸 뒤의 기자회견에서
작가가 한 말 몇 대목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왜 로마 역사를 그것도 15권이나 쓰게 되었는지, 어째서 로마가 1천년 동안 흥성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답변입니다.
“그동안 로마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로마제국의 ‘쇠퇴’와 관련된 것이었다.
쇠퇴했다면 그 전에는 번창했다는 말인데, 왜 번영기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을까 하는 소박한 질문에서 비롯됐다.
아무도 답을 해주지 못해 내가 그 답을 찾으려 했다.”
로마사를 쓰게 된 소회입니다.
어떻게 로마가 패권국가가 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로마인 그네들만이 다 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른 나라 사람이 더 뛰어나면 그들에게 맡겼다”
고 했습니다.
열린 국가관, 포용하는 민족관에 바탕을 둔 로마인의 세계관을 적시한 말입니다.
작가는 또 로마제국이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로
“로마인은 인간이라고 하는 복잡한 존재를 제대로 파악한 뒤 적절한 법과 제도를 만들었고,
그 다음에도 유지 보수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고 분석했습니다.
왜 2천 년 전의 로마 이야기를 들먹거리느냐고요?
역사는 기록으로 남겨진 가장 훌륭한 반면교사이기 때문입니다.
막말이 난무하고 민생이 암울해져 밀운불우(密雲不雨)로 상징된 2006년을 넘겼지만,
올 한 해의 전망이 갈수록 불안하고 불투명한 현실이어서 역사의 교훈이 더 절실해지는 시절입니다.
불안과 불투명은 크게 세 가지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생각됩니다.
첫째는 편집적 과거부정의 공방입니다.
자유와 평등, 성장과 분배, 보수와 진보로 대립된 정치세력은 이제 이념논쟁을 넘어 적과 동지로 갈라져 이전투구를 벌일 태세입니다.
상대방과 그들의 과거를 모두 부정 공격함으로써 자기편의 정당성만 강변하는 판입니다.
입만 열면 화합과 상생을 외치던 이들이 상잔(相殘)의 칼만 휘둘러 댄다면
국익은 누가 챙기고 국태민안은 누가 보장해 줄지 암담합니다.
둘째는 임기 말 대통령의 마이웨이 선언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연초부터 “국민의 평가를 잘 받겠다는 욕심은 포기해 버렸다”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시끄러운 것을 감수하더라도 내가 가진 합법적 권력을 마지막까지 행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직도 독재시대의 문화에 빠져있는 국민’을 둔 ‘21세기에 가있는 대통령’이어서 인지는 몰라도
국민을 백안시하는 발상은 위험천만하기만 합니다.
물(백성)은 배(군주)를 떠 있게도 하지만 뒤집을 수도 있는 위력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곤란합니다.
셋째는 끊임없는 ‘네 탓’ 타령입니다.
참여정부 출범이후 대통령과 측근들은 언론과 야당, 전 정권과 기득권을 정책수행의 걸림돌로 꼽아 왔습니다.
부동산 말고는 꿀릴 것이 없는 데도 구태정치의 표본인 야당과 불량상품 언론이 발목을 잡아
대통령을 임기 초부터 레임덕에 빠지게 했다는 주장입니다.
국가의 새 지평을 열어야 할 새 지도자를 뽑게 되는 2007년,
우리 모두 불안과 불확실성을 떨쳐 버리고,
보고 싶지 않은 현실도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러려면 상대나 과거의 잘잘못을 곰곰이 되새겨 보고,
나보다 더 훌륭한 현자를 찾아보고,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갖는 틀을 만드는데
로마인의 지혜를 빌려도 밑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 김홍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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