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의고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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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고뇌 댓글 8건 조회 8,790회 작성일 24-05-24 00:03본문
공무원 6급이면,
지방자치단체에서의 경우
광역지자체(시, 도)에서는 '차석', 기초지자체(시, 군, 구)에서는 '팀장' '계장'이다.
내가 처음 공직을 시작했던, 십수년 전에
각 과, 각 팀의 차석들의 위세는 대단했다.
계장 과장이 퇴근해도 차석'님'이 퇴근하지 않으면 그 밑에 직원들은 집에 못간다.
계장 과장이 아니라 차석'님'이 팀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팀 직원들은 계장에게 보고할 업무관련 검토를 만들면 반드시 차석'님'에게 먼저 검토를 받는다.
팀의 모든 업무에 대해 차석은 계장보다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에
유능한 차석이 있으면 계장은 무지 편하게 일할 수 있다.
이런 차석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통 6급이 되려면 최소 10년에서 15년 이상의 공무원 근무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력이 오래되었다고 해서 일을 다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위 '짬밥'이 주는 내공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 내공이라는 것은 구체적인 기획능력이라기 보다는
조직의 생리를 잘 이해하고,
사람을 더 많이 알고 있고(직원이 풀지 못하는 일을, 업무능력보다는 인맥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꽤 많다),
윗사람의 업무스타일과 성향을 더 잘 파악하고 있고,
집행부의 업무를 지적하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성향을 더 잘 알고 있고,
시기마다 해야하는 업무순기에 좀더 단련되어 있다는 정도의 의미이다.
특히, 소위 힘좀 쓴다는 요직부서의 차석을 한 사람들은 이후로도 그 인맥을 활용하여 그들만의 리그를 시전한다.
인사, 예산, 기획, 감사부서와 지금은 없어진 그 옛날 '지방과'라는 부서에 근무했던 차석들의 위세는 대단했단다.
그래서 그런 팀의 차석을 하면 승진이 예정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들은 승진해서 타 부서로 이동했다가 돌고돌아 결국 그 부서로 다시 돌아오는 회전문 인사 병폐의 주인공들이다.
그에 비해, 요즘의 차석들은 예전만 못하다.
90년대생 MZ세대들이 팀원으로 들어오면서, 본인들이 훈련받았던 공직문화와 기강이 더이상 후배들에게 먹히지 않는 것이다.
근무시간이 끝나면 칼퇴하려고 하는 직원들을 차석이라는 권위로 더이상 붙잡기 어려워졌다.
후배들의 업무능력이 꽤 상당하고, 무엇보다 자료검색 뿐만 아니라 모바일과 각종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능력이 차석'님'의 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기존의 업무스타일로는 윽박지를 수가 없는 케이스가 많다.
그리고 국과장 또한 예전만큼 차석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최악의 차석은,
계장 과장의 지시사항을 앵무새처럼 그대로 팀 직원들에게 골고루 하청을 주고는 취합해서 자기 일처럼 보고하고,
동시에 팀직원들과의 소통한다는 명분으로 퇴근 없이 술자리를 강행하는 권위주의형 차석이다.
직원들은 계장을 잘 만나는 것도 운이지만,
이런 권위적인 차석'님'을 만나지 않는 것도 운이다.
나는, 지난 공직기간동안, 괜찮은 '차석님'이었나?
물론 요직부서 차석은 못해봤지만,
내 일을 후배에게 미루지 않고
어떻게 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면 진지하게 고민해주었고
부서 직원들이 기자와 의원, 진상민원인을 응대하기 힘들어하면 대신해주기도 했고
다른 팀, 다른 과와 업무로 다툴때 부서 후배가 바보되지 않게 지원군 역할도 했다.
한다고 했지만, 평가는 내 몫이 아니니...
지방자치단체에서의 경우
광역지자체(시, 도)에서는 '차석', 기초지자체(시, 군, 구)에서는 '팀장' '계장'이다.
내가 처음 공직을 시작했던, 십수년 전에
각 과, 각 팀의 차석들의 위세는 대단했다.
계장 과장이 퇴근해도 차석'님'이 퇴근하지 않으면 그 밑에 직원들은 집에 못간다.
계장 과장이 아니라 차석'님'이 팀 직원들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팀 직원들은 계장에게 보고할 업무관련 검토를 만들면 반드시 차석'님'에게 먼저 검토를 받는다.
팀의 모든 업무에 대해 차석은 계장보다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하기에
유능한 차석이 있으면 계장은 무지 편하게 일할 수 있다.
이런 차석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보통 6급이 되려면 최소 10년에서 15년 이상의 공무원 근무경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력이 오래되었다고 해서 일을 다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위 '짬밥'이 주는 내공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 내공이라는 것은 구체적인 기획능력이라기 보다는
조직의 생리를 잘 이해하고,
사람을 더 많이 알고 있고(직원이 풀지 못하는 일을, 업무능력보다는 인맥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꽤 많다),
윗사람의 업무스타일과 성향을 더 잘 파악하고 있고,
집행부의 업무를 지적하는 지방의회 의원들의 성향을 더 잘 알고 있고,
시기마다 해야하는 업무순기에 좀더 단련되어 있다는 정도의 의미이다.
특히, 소위 힘좀 쓴다는 요직부서의 차석을 한 사람들은 이후로도 그 인맥을 활용하여 그들만의 리그를 시전한다.
인사, 예산, 기획, 감사부서와 지금은 없어진 그 옛날 '지방과'라는 부서에 근무했던 차석들의 위세는 대단했단다.
그래서 그런 팀의 차석을 하면 승진이 예정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들은 승진해서 타 부서로 이동했다가 돌고돌아 결국 그 부서로 다시 돌아오는 회전문 인사 병폐의 주인공들이다.
그에 비해, 요즘의 차석들은 예전만 못하다.
90년대생 MZ세대들이 팀원으로 들어오면서, 본인들이 훈련받았던 공직문화와 기강이 더이상 후배들에게 먹히지 않는 것이다.
근무시간이 끝나면 칼퇴하려고 하는 직원들을 차석이라는 권위로 더이상 붙잡기 어려워졌다.
후배들의 업무능력이 꽤 상당하고, 무엇보다 자료검색 뿐만 아니라 모바일과 각종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능력이 차석'님'의 세대와는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에, 기존의 업무스타일로는 윽박지를 수가 없는 케이스가 많다.
그리고 국과장 또한 예전만큼 차석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최악의 차석은,
계장 과장의 지시사항을 앵무새처럼 그대로 팀 직원들에게 골고루 하청을 주고는 취합해서 자기 일처럼 보고하고,
동시에 팀직원들과의 소통한다는 명분으로 퇴근 없이 술자리를 강행하는 권위주의형 차석이다.
직원들은 계장을 잘 만나는 것도 운이지만,
이런 권위적인 차석'님'을 만나지 않는 것도 운이다.
나는, 지난 공직기간동안, 괜찮은 '차석님'이었나?
물론 요직부서 차석은 못해봤지만,
내 일을 후배에게 미루지 않고
어떻게 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면 진지하게 고민해주었고
부서 직원들이 기자와 의원, 진상민원인을 응대하기 힘들어하면 대신해주기도 했고
다른 팀, 다른 과와 업무로 다툴때 부서 후배가 바보되지 않게 지원군 역할도 했다.
한다고 했지만, 평가는 내 몫이 아니니...
댓글목록
금욜님의 댓글
금욜 작성일금욜님의 댓글
금욜 작성일
직원 입장에서 최악은 자기 일 제대로 못하는 계장님, 차석님입니다.
본인 일 못 챙기고 급박한 상황에 대처 못하고
오히려 이걸 왜 우리가 해야 해? 하면서 오히려 직원들 선동하는 차석님들 은근 계신데
그런거 보다 묵묵히 일 잘 쳐내고
직원들 근심걱정 안하게 해주는 차석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신규 직원 분들도 일 안하는 분위기 선동하는 이상한 계장님, 차석님을 베스트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일을 틈틈히 잘 배우셔서 나중에 좋은 선배가 되시면 됩니다.
백마디 말보다 앞장서서 힘든일 도맡아 하는 관리자가 멋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