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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왕지(我忘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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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워왕지(我忘記) 댓글 0건 조회 658회 작성일 07-12-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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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1850∼1909)는 1885년 이른바 ‘망각곡선’을 발표했다. 망각곡선의 골자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람이 얼마나 학습한 내용을 기억하느냐는 것이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 따르면 사람은 10분 후부터 잊기 시작해 1시간 후에는 절반, 24시간 후에는 70%, 1개월 뒤에는 80%가량의 학습내용을 망각한다.
 
에빙하우스는 16년간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10분 후 복습하면 1일,
1일 후 복습하면 1주일,
1주일 뒤 복습하면 1개월, 1개월 뒤 복습하면 6개월 이상 장기 기억을 할 수 있다면서
 
주기적인 4회 복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에는 잊지 않으려는 인간의 오랜 집념이 느껴진다.

인간은 기억하기만 바라는 것이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은 남에게 기억되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 널려 있는 벼슬아치들의 ‘송덕비’가 좋은 예다.
 
탐관오리들마저 떠날 때 지방주민들에게 자신이 잊혀지지 않도록 비석을 세울 것을 강요했다.
 
서양의 물망초 전설도 망각의 존재가 되지 않으려는 강한 바람을 담고 있다.
 
그런데 기억하는 마음과 달리 기억되려는 마음속에는 이기심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으려는 정치인이나 전직 관료들의 발버둥 속에는 탐욕의 냄새마저 난다.

한때 국제무대를 주름잡았던 중국의 우이(吳儀·69) 부총리가 성탄절 전야인 지난 24일 모든 공직 사퇴 의사를 재확인하며 “나를 잊어 달라”(바워왕지:把我忘記)고 부탁했다.
 
그녀는 중국 국제상회(상공회의소)가 제의한 중국무역촉진회 명예회장 자리마저 거절하면서 표표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겠다고 다짐했다.
 
역시 ‘톄냥쯔’(鐵娘子)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다.

올해에도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 수많은 과거의 인물들이 새로운 권력 주변을 맴돌고 있다.
 
 이 중에는 한때 새 집권층의 반대편에 섰던 사람도 있으며, 우이 부총리처럼 스스로 잊혀진 존재가 되겠다고 선언했던 사람도 있다.
 
정책 실패 등의 책임을 지고 청와대를 떠났던 노무현 정권의 실세들이 최근 훈장을 나눠 가지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애처로운 군상들이다.
 
우리는 언제쯤 진정으로 나를 잊어 달라고 외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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