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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사회인가, 질의 사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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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질의 사회 댓글 0건 조회 628회 작성일 08-03-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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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금방 한거잖아. 벌써 잊었어?"

당장이라도 이렇게 소리라도 지르고 싶지만 애써 마음을 가다듬는다.
 
며칠 전 만난 친구들 이야기에 자극받아, 아이 옆에서 몇 시간째 씨름을 하고 있지만 통 진전이 보이질 않는다.
 
좌절. 아, 이래서 아이 키우는 걸 도 닦는다고 하나보다. 웬만한 수양 수준으로는 못할 일이구나. 이래서는 아이와 관계만 망치겠다 싶어 결국 책을 옆으로 밀어놓고 아이가 좋아하는 오목을 두기 시작했다.
 
한참을 재미있게 오목을 두던 아이가 갑자기 `아 알았다'하며, 아까 풀던 문제를 뒤적이더니 뜻밖에 술술 풀어나간다. 나와의 몇 시간 씨름보다 30분 남짓한 휴식이 아이에게 새로운 생각의 끈을 이어준 것이다.

어른들도 그렇다. 책상 앞에서는 업무에 짓눌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는데 다른 일을 하다가 문득 기발한 생각을 떠올리곤 한다.
 
인류의 위대한 발명이나 발견, 히트 상품들도 대부분 책상 앞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딴 짓'을 하다 탄생한 것이다.
 
구글이 회사를 놀이터처럼 꾸미고 최고의 복지시설을 제공하며 엔지니어에게 업무의 20%를 회사 일이 아닌 자신만의 혁신적인 작업을 위해 사용토록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와 창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물리적 재화보다 지식과 정보의 활용능력이 중요하고 앞으로 더 그렇게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그래서 지식과 정보의 축적을 강조하고 단순반복 업무보다는 창의적 능력을 가진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생활하는 사회의 시스템은 어떤가. 여전히 질보다는 양이 중요한 평가기준이다. 대통령은 일찍 나와서 `오래' 일해야 한다고 하고, 장관도 주말까지 출근해 길게 일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지식산업의 총아라는 정보화 사업 역시 양 위주의 계산에서 예외가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새로운 IT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는 몇 명이 얼마나 일하느냐에 따라 값을 매긴다.
 
우수한 엔지니어를 평가하는 기준도 해당 분야에서 몇 년 일했느냐가 중요한 잣대다. 사업을 완료하고 나서도 예정된 인원만큼 투입했는지가 사업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 구축됐어도 미리 계획한 인원을 투입하지 않았다면 사업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아이를 세계 최고의 과학자로 길러내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책상에 앞에 몇 시간 앉아 있었는가로 평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 모든 것을 양으로 평가하다보니 창의나 새로운 아이디어는 끼어들 틈이 없다. 모든 것을 양으로 평가하는 데 시간을 단축시킬 아이디어나 새로운 방법은 필요치 않다.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니 그만큼 발전도 더디다.

물론 이런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는 데도 이유는 있다. 양을 측정하는 것은 비교적 쉽지만 질의 기준 만들기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업이 잘 됐는지 평가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의견이 갈라지지만 몇 명이 몇 시간 일했는지 재는 것은 간단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진정 지식사회로 진화하고 지식산업을 육성하려면 과감히 양 위주의 평가를 질 위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당장은 어렵고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IT분야는 물론 사회의 모든 시스템을 질과 내용을 우선시하는 쪽으로 전환한다면 국가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또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와 혁신이 이루어져 결국 새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747 전략도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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