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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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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대지여 댓글 0건 조회 643회 작성일 09-04-0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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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여, 이것이 그대가 바라던 것이 아닌가?
우리의 마음에서 보이지 않게 살아나는 것. 어느 날 눈에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 그대의 꿈이 아닌가? 대지여! 보이지 않음이여!'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아홉번째 비가(悲歌)'의 일부다.

미국 메릴랜드 주 숄즈베리 대학의 조안 말루프 교수는 '급진적인 환경운동가'를 뜻하는 '나무를 껴안는 사람(Tree Hugger)'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말루프 교수는 숲으로 답사여행을 갈 때면 학생들에게 나무를 껴안아 보라고 권해왔다.
 
나무를 포옹한다고 해서 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급진적인 환경운동가'가 아닌, 나무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가르치고 싶어했다.
 
말루프 교수의 집 근처 농장 숲이 한때 벌목 위기에 놓였다. 농장 주인은 땅을 팔고 그 돈으로 패스트푸드 음식점을 차리길 원했고 정부는 공원을 조성하고자 했다. 양측을 아무리 설득해도 허사였다.
 
그때 불교국가인 태국에서는 나무에게 승려의 계(戒)를 주면 벌목꾼이 그 나무를 절대 해치지 않는다는 얘기를 떠올렸다.
 
말루프는 9.11 테러 희생자들의 명단을 입수하여 그 숲의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희생자들의 이름표를 붙여주었다. 벌목 위기에 처했던 숲이 '9.11 추모의 숲'으로 탈바꿈되는 바람에 온전하게 보존되었음은 물론이다.

숲 속의 공기에서는 120가지의 화학물질이 뿜어져 나오는데, 인간이 분석할 수 있는 것은 70가지 정도라고 한다. 이들은 인체의 신경과 세포를 자극하여 유익한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장과 심폐기능을 강화하며, 살균작용을 하는 피톤치드도 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산림청이 2006년에 낸 공식 자료에는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가 59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발 금융위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구제금융과 경기 부양에 퍼붓는 천문학적인 예산에 비하면 그리 많은 돈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홍수를 예방하고 물 부족 현상을 막고 대기를 정화하는 산림의 값어치는 엄청나다.
 
새와 야생동물의 보금자리가 되고, 인간에게도 명상과 치유의 공간을 제공하는 산림의 가치는 금전적으로 계량하기 어려울 정도다.
 
장자(莊子)가 '물고기는 강과 호수 덕분에 살고 있음을 잊어버렸다(魚相忘乎江湖)'라고 했듯이, 인간들이 나무와 숲의 소중함을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몇 년 전 세상을 떠난 경북 봉화의 농사꾼 전우익 선생은 '혼자 잘 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책을 펴냈다. 전 선생이 잇따라 출간한 '사람이 뭔데'라는 저서를 보면 나무 기르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짐작할 수 있다.
 
곰솔, 주목, 전나무, 마로니에 등 여러 나무를 어렵사리 구해 심어놓고는, 아침 저녁으로 지극정성 문안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상당수가 시들어버렸다는 것이다. 나무에도 음양(陰陽)의 이치가 있는데, 예를 들면 전나무는 어릴 땐 짙은 음지를 좋아하다가 크면 양지에서 잘 자란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하긴 전나무는 전나무의 특성이, 마가목은 마가목의 기호가 있을 것이다. 전 선생이 나무를 대할 때 마다 '정을 쏟아붓고 정성을 다할 뿐'이라고 고백한 것이 차라리 인간적이다. 릴케가 '대지여! 보이지 않음이여!'라고 감탄했듯이, 자연의 힘은 인간의 능력을 초월해 있음이 분명하다.

근교에 새로운 수목원이 조성됐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는 지난 일요일 진해로 내달렸다. 하필 군항제 기간이라 진해 도심은 교통체증이 시작됐고, 해군사관학교의 벚나무들은 꽃샘추위에 시달려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았다.
 
벚꽃 구경은 포기하고 길을 물어 물어 진해드림파크로 갔다. 개장한지 불과 9일, 아직 공사 뒷마무리가 완료되지 않았고 방문객도 소수였다. 산책로를 30여분 거닐어보고는 잠시 실망했지만, 목재문화체험장에 들어서니 그 게 아니였다.
 
나무와 숲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주었다. 126㏊에 달하는 진해만 생태숲과 광석골 쉼터가 있다는 사실은 현장을 떠난 뒤에야 알았다.
 
진해시청 직원의 설명으로는 4년간 국비와 도비를 포함 100억원을 들였다고 한다. 인구 16만인 소도시가 도심 자연공원에 거액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부산에는 왜 이런 수목원이 없는지 안타깝다. 화명동에 공립수목원, 다대동에 자생식물원, 기장군에 '국민의 숲'을 조성한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얼마나 진척됐는지 궁금하다. 살림살이가 팍팍할수록 '꿈나무'를 심고 가꿔야 한다. 그러고 보니 식목일이 코 앞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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