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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가 댓글 2건 조회 1,387회 작성일 15-04-24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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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천사라고 한다면, 국가는 필요 없을 것이다.
천사가 국가를 지배한다면 국가에 대한 대내외적 견제 장치는 불필요할 것이다.”
 
 이것은 미국 독립선언서와 헌법과 함께 미국 정치의 3대 문건으로 불리는 ‘연방주의자 논고’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이 말을 다시 쉽게 풀어보면, 인간은 천사가 아니기 때문에 국가가 필요하다는 것이고, 국가를 지배하는 사람들이 천사가 아니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의 장치가 마련돼야 권력의 남용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헌법의 아버지 제임스 매디슨이 쓴 것으로 알려진 이 구절은 최근 ‘성완종 파문’에 직면한 우리 사회와 정치권이 자기 성찰을 위해 깊이 되새겨봐야 할 말이다.

이번 사건은 정경 유착에 의한 전형적인 ‘부패 사건’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고 한다면 문제의 해결은 오히려 간단하다.
 
어느 사회든지 부패는 있게 마련이고 환부를 도려내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부실기업과 정치권이 연관된 부패 사건이 아니라,
심각한 ‘체제 타락’으로 인해 생겨난 게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와 정치권 전반에 대한 매우 강한 불신이다.
 
이런 우려와 불신은 우리가 딛고 서 있는 정치체제 그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데 이번 사건의 심각성이 있다.

여기서 ‘정치체제가 타락했다’고 하는 것은 매디슨이 말하는 것처럼 국가를 운영하는 대표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권력에 도취돼 스스로의 자제력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체제 내의 견제와 균형의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이러한 체제 타락의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각도에서 보면 최근의 사태는 보수와 진보, 좌와 우의 문제도 아니고 대한민국이 위로 발전해 가느냐 아니면 아래로 추락하고 마느냐 하는 ‘위와 아래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보수주의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는 스스로를 개혁할 수 있는 수단과 능력을 갖고 있지 않은 정치체제는 결코 지속될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체제 불신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성역없이 수사해 우리 체제가 ‘자정 능력(自淨 能力)’을 갖고 있다고 국민이 믿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정부와 정치권은 체제 타락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구체적 정치 개혁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은 1987년 한국 사회가 이룩한 ‘민주화’가 아직도 정착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화를 직선제에 의한 대통령 선거와 평화적 정권 교체로 볼 수도 있지만, 이것만이 민주화의 내용이 될 수 없다.
 
민주화는 행정부 중심의 권위주의 체제가 국회와 사법부가 힘을 고르게 나눠 갖는, 매디슨이 말한 진정한 의미의 ‘삼권분립 체제’의 정착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민주화는 국회의 힘과 역할을 증가시켰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더 큰 힘을 갖게 된 국회는
 ‘민주 대 반민주’라는 구시대적 사고에 사로잡혀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면서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대표성의 위기’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번 사태에 직면해 여야가 모두 반성하고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4·29 재·보궐 선거를 의식해 서로 손가락질하는 모습은 국민을 크게 실망하게 만든다.

1987년 민주화의 또 다른 중요한 내용은 국가의 압도적 우위에서 국가와 시민사회가 힘의 균형점을 찾아 나가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민주화 이후 국가는 시민사회의 경제적 생산력과 문화적 창의력, 과학과 기술의 발전 등을 진작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그런데도 규제 개혁 사례의 실패에서 보는 것처럼 여전히 정부와 국회는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진작시켜 국가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국회는 국회 속으로 시민사회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여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대표성’이 갖는 본래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 사회는 체제 타락의 심화를 막을 수 있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제2의 민주화’의 방향을 놓고 진지한 자기 성찰(省察)과 대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댓글목록

우리는 공론(公論) 영역에서 죽음을님의 댓글

우리는 공론(公論) 영역에서… 작성일

우리는 공론(公論) 영역에서 죽음을 다루지 않는다. 죽음에 대한 담론은 금기가 되었다.
현대는 철저히 삶의 논리가 지배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저출산에 시달리는 한국 사회는 더욱 그렇다.
 2014년 43만명이 태어나고 26만명이 죽었어도 탄생에 비해 죽음은 현저히 경시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매일 712명이 사망하지만 죽음은 세월호 같은 큰 사건을 제외하고는 뉴스나 부고장을 통해 풍문(風聞)으로 전달되는 숫자에 불과하다.

죽음이 풍문이 되고 만 것은 일상성이 우리네 삶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단 채 나날의 일상에 매몰된 우리에게 모두가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은 전혀 실감 나지 않는다.

 '누구나 죽기 마련이지만 나만은 예외일 줄 알았다'는 게 한국인의 솔직한 마음일 것이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땀 흘리는 우리의 몸부림은 결국 한 가지 목표로 수렴된다.
현세적(現世的)인 '잘사는 삶(well-being)'에 대한 불타는 욕망이 그것이다.

결국님의 댓글

결국 작성일

그냥 귀농이나 귀촌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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