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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진보인가? 또 누가 진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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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보 댓글 0건 조회 674회 작성일 08-05-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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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31일 지방선거와 지난 대선, 총선 결과를 놓고 국민들이 보수화되었다는데 이견을 피력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국민들은 여전히 변화와 개혁과 진보를 열망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보수화 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진보가 사용해 온 낡은 안경(고정 관념)으로 현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 고정관념은 시장과 국가(자유주의와 사회주의), 미국과 북한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즉 보수는 시장, 자유, 경쟁, 개방, 성장, 개인자율책임,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진보는 보수가치가 초래할 지 모르는 시장폭력(양극화, 유연화, 구조조정, 승자독식주의)과
 
물질만능주의, 환경파괴 등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자유, 경쟁, 성장, 개방, 개인자율책임주의에 재갈을 물리고,
 
평등, 복지, 고용안정 등을 중시하고, 북한에 대해 우호.협력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십여 년 전에는 권위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태도가 구분 선이 되기도 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국민들의 보수화는 결코 틀린 진단은 아니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이렇다.

보수(保守) :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함.

진보(進步) :
1. 정도나 수준이 나아지거나 높아짐.
2.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함

문제는 국민 다수가 보수와 진보에 대해 부여하는 의미가 위의 사전적 정의에 가깝지, 시장과 국가, 미국과 북한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구분하는 정치권 및 지식사회의 정의와는 멀다는 것이다.

1990년대 동유럽에서 보수는 구체제나 사회주의적 가치를 옹호하는 공산당 계열이었고, 진보는 반체제 운동에 기반하고, 자유주의적 가치를 옹호하는 자유주의 정당이었다.
 
비슷한 시기 한국에서 보수는 권위주의와 개발독재적 가치를 옹호하는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 계열이었고, 진보는 민주화 투쟁에 기반한 민주당, 민주노동당 계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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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은 다시 있을 수 없다 ⓒ케테 콜비츠 
이들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이라는 기치 하에 지나치게 경시된 사회(민주)주의적 가치를 도입하고,
 
신자유주의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자유주의적 가치를 구현하고, 독재에 짓눌린 민주주의와 상식적 가치를 옹호하였다.

이는 명백히 새롭고, 개혁적이고, 변화지향적이었고 민주적이며, (고전적 의미에서도) 진보적인 것이었다.
 
오늘날 한국 정치권과 지식사회에서 통용되는 보수와 진보 구분법은 이런 역사적 경험에 근거해 있다.
 
 어쩌면 한국에서 진보는 변화지향적이고, 개혁적이고, 민주적이고, 좋은 것이라는 널리 퍼진 관념을 환기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있는 지도 모른다.(솔직히 나는 그런 의도가 있다)

그러나 세상은 변한다. 자유와 정의와 풍요를 가로막는 주된 질곡도 변한다. 나는 한국 유권자들은 역사적으로 변화하는 이 모순과 부조리를 정확히 간파하고, 최선, 차선이 없는 상황에서 차악을 선택하는 식으로 현실 감각을 발휘하여,
 
그런대로 적절하게 대응해 왔다고 생각한다. 사전적인 의미에서 진보의 방향으로, 획기적인 변화와 개혁의 방향으로 표심이 움직여왔다고 생각한다.

진보는 비정규직과 양극화와 너무 낮은 복지 지출을 격렬하게 성토한다.

그러나 비정규직 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 처해있는 엄청난 규모의 영세자영업자 층과 더 더욱 열악한 최소 300만 이상으로 추정되는 실업자, 반 실업자들을 잊고 있다.
 
 
정규직의 세계적으로도 과도하고 경직된 처우도 잊고 있다.
 
경쟁이 과도하다고 성토하지만, 빼어난 실력을 갖추고도 구조적으로 경쟁 기회 자체를 얻지 못하는 청년 실업자들을 잊고 있다. 사회적 기여에 비해 권능, 처우, 규모가 과도한 공공부문 문제도 잊고 있다.

공공성 강화라는 미명하에 엉뚱한 곳으로 과도하게 흐르는 복지예산과 재정 문제도 잊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 영세자영업 문제, 청년 인재 할당 문제, 10대 중 후반에는 과열되고 20대 중 후반 이후에는 과냉되는 이상 교육열, 유학열풍, 공무원시험 열풍, 자격증 시험 열풍,
 
과잉 고학력화, 대기업 노조 취업 비리 등의 배후에 존재하는 한국의 유능한 개인들(노블레스들)이 차지하는 높고 강고한 지대=자릿세의 존재를 잊고 있다.

사다리 아래에서의 치열한 아귀다툼은 사다리 위의 과도한 특권,특혜와 동전의 양면관계이다. 너무 과도하고 가혹한 시장과 너무 과소한(불합리한) 시장의 적대적 의존 관계이다.
 
 
한마디로 왜곡된 상벌체계의 소산이다. 이는 무능한 정치와 이익집단 편향적인 관료와 강력한 진보와 보수 이익집단들의 합작품이다.
 
물론 보수의 모순과 부조리도 심각하기 이를데 없지만, 선거 결과가 말해주듯이 다수 국민들은 그 심각성과 해결 우선순위에서 진보와 다르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도, 열린우리당, 통합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언론도 공히 교육, 복지, 재정, 공공 부문 등의 심각한 고비용 저 효율의 구조와 왜곡된 상벌체계를 혁파하지 않은 채 주로 재정을 늘려 문제를 미봉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당연히 공무원과 보수, 진보 기득권자들은 살판 났지만 증가한 예산에 비해 만족도가 높을 리 없다.

보수의 패악질을 성토하고, (특히 민주노동당과 진보 이익집단들은) 유령이나 다름없는 신 자유주의 분쇄하느라 에너지를 소진하는 통에 소리 없이 간단히 할 수 있는 꽤 영양가 있는 개혁을 무수히 놓쳐버렸다.
 
또한 가짜(?) 진보인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찌그러지면 진짜(?) 진보의 세상이 온다고 착각해서 한나라당과 가열찬 협공 질도 적지 않게 연출하였다.

다수 국민들의 눈으로 보면 진보는 교육 정책(3불 정책)이나 공공부문 정책이나 국민연금 정책 등에서 보듯이, 모순과 부조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큰 틀을 흔들지 않고, 기득권 옹호적으로 움직였기에 보수적인 존재가 명백하다.

반신자유주의 투쟁 하느라 생활 현장의 간단한 개혁도 하지 않았기에 무능한 존재가 명백하다.
 
진보끼리 대동단결해도 힘이 모자랄 판에 가짜 진보 무력화 내지 차별화 투쟁을 가열차게 전개했기에 무능하고 얄팍하고 못미더운 세력 임이 명백하다.
 
특히 통합민주당은 총선 공천에서 보듯이 한나라당에 비해 더 비민주적이고, 더 비원칙적이고, 더 수구적이었다.

다수 국민들의 현실 감각으로 보면 자유주의, 시장주의 가치는 결코 보수 가치가 아니다.
 
오히려 현대화 된 사회민주주의적 가치만큼이나 진보, 개혁적 가치이다. 이명박의 친기업(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은 자유주의, 시장주의가 아니다. 친기업과 친시장은 다르다.

기업 경영을 잘하는 것은 독점을 잘하는 것이고, 시장 경영을 잘하는 것은 경쟁을 잘 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자유, 시장, 경쟁, 기회, 개방의 고속도로가 공공부문, 교육 등 더 많은 곳에 깔려야 한다.
 
다만 너무 과속하는 구간(시장 실패 구간)에는 적정한 과속방지턱과 감시카메라와 교통경찰 등이 설치, 배치 되어야 한다.

세계화, 자유화, 지식정보화 환경에서는 모든 자본주의 국가에게 자유주의, 시장주의 가치는 호랑이와 비슷하다. 제대로 못 다루면 이 놈에게 물려 죽지만 제대로 다루면 엄청난 정치,경제, 사회, 문화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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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호 공평사회연구소장 
한국 진보가 이 호랑이를 잘 다루지 않고, 전통적인 진보 가치만 부르짖으면 하루 두 번은 정확하게 맞는 고장난 시계나 다름없게 된다.
 
대부분의 시간은 보수가 지배하고, 보수의 모순이 극에 달했을 때 찰라적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여태까지의 행보를 보면 아무래도 이 호랑이에게 물려 죽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장난 시계 노선을 취하는 진보에게 기회가 올 것 같지가 않다.
 
 
보수의 일각이 진보 가치의 합리적 핵심을 흡수하면서 얼마든지 분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통합민주당은 제 3당으로, 민주노동당은 제4~5당으로 전락한다.

한국 진보는 다수 국민들의 현실 감각에 비추어,
 
무엇이 진보인지? 누가 진보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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