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니라고 생각 하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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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각 하는 댓글 2건 조회 1,575회 작성일 15-04-24 15:07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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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기사에 실린 "인생은 짧고, 예술님의 댓글
모 기사에 실린 "인생은 짧… 작성일
모 기사에 실린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허사가 새삼스럽게 웃기다. "인생은 불필요하게 길어졌고, 예술은 인생보다도 짧아졌다"가 2014년의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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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특히 노년--이 길어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니 차치하자. 그럼, 왜 예술은 인생보다도 짧아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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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미술가들은 신의 창조를 흉내내왔고, 그들의 창작물은 자연 혹은 자연의 어떤 차원을 모방해왔다. 고로 걸작들이 자연의 장구한 시간성을 배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양차 대전 사이엔 추상 미술조차 자연에서 그 원류를 찾았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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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대미술이 대중문화와 일상에서 주제물(subject-matter)을 찾기 시작하면서, 창작물에 배태되는 시간성은 한 세대의 라이프스타일과 마케팅의 주기를 따르게 됐다. 그러므로, 작품의 유효 기간이 극히 짧아지고 만 것은 당연한 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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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쿤스는 최근 회화 작업과 조각 작업 모두에서 그리스 로마의 미술사 레퍼런스를 활용해 제 생명력을 연장하려는 시도를 뵀지만, 결과는 영 신통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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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기술 문명에 의해 재매개된 자연의 위상과 그 특성을 드러내는 어떤 차원들을 탐구한 현대미술이나 디자인은 그리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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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1975-2008년 사이에 대중문화와 일상을 주제물로 삼았던 주요 현대미술 창작물 가운데, 시대물의 한계를 뛰어넘어 미래 세대에게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할 작품은 몇이나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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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문명과 전지구적 자본주의가 깡그리 망해버린 근미래의 어느 시점을 가정하고, (20)00년대(노티즈)의 현대미술을 되돌아보는 기획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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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다수의 현대미술의 영상물과 설치물은 짧은 유통 주기의 거의 무의미한 순환을 마치고 나면, 다시는 전시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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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실을 그렇듯하게 미사여구로 포장해온 작가들--"나는 덧없음(ephemerality)을 추구한다"는 식으로--도 있지만, 다 똥같은 헛소리다. 그런 놈들이 회고전을 열고 두꺼운 도록을 발간하자는 제안을 거절하는 꼴은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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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를 의태하며 단명하는 작품을 양산해온 현대미술가과 디자이너들에게 반성을 요구하는 청년 세대의 비평적 흐름이 등장할 법도 한데, 현재로선 전혀 그럴 기미가 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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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절대다수의 청년들은 지나간 시대의 허풍선이 같은 신자유주의적 초대형 미술--표면적으로는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척하는--을 향한 선망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기회의 문이 닫혔다는 것을 아직 실감하지 못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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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2015년의 양혜규 회고전(리움)은, 청년 세대의 성찰 능력을 시험하는 하나의 기준점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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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들 좀 차려보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다수의 청년들은 제정신이었던 적도 없고, 제정신인 사람을 본 적도 없다는 게 문제. 차릴 정신이 있어야 차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