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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문화와 창조적 선진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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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입시문화 댓글 0건 조회 693회 작성일 09-03-18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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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주 동안 우리 교육계에 중대한 발표가 있었다. “2010학년도 입시부터 학교장 추천과 심층면접만으로 150명의 학생을 선발하기로 했다”는 서남표 KAIST 총장의 발표에 이어 2013년까지 미술대학 입시에서 실기시험을 점차 없애겠다는 권명광 홍익대 총장의 발표가 그것이다.
 
 잠재력과 창의성, 독립성을 갖춘 진정한 과학인재를 찾기 위해 내린 KAIST의 결단도 돋보이지만 지난 반세기 동안 철옹성 같이 길들여진 틀을 깨고 다시 태어나야겠다는 권 총장의 결의에 많은 이가 뜨거운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그 신선한 충격 뒤에 남는 허탈하고 씁쓸한 여운은 숨길 수가 없다.
 
철저히 서열로 종속화된 국내 모든 미술대학은 이제 또 다른 상황에서 상위권 대학의 입시전형에 눈치를 보며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육현장에 몸담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이 새로운 입시제도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초점이 엄청 흐려져 있다는 사실이 더 안타깝다.
 
왜냐하면 이 문제를 두고 이미 각계각층의 해묵은 이권 대책이 논의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입시제도의 당위성 논의가 중·고등학교의 사교육 바람을 잠재우고 ‘공교육 세우기’에 국한된 문제로만 보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행 입시제도의 맹점은 수많은 인재들에게 일찍부터 잘못된 학습을 통해 창조적 능력과 그 발전 가능성을 상실케 할 뿐 아니라 미술교육이 지니는 보편적 가치를 폄훼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폭넓은 문화 이해와 조화롭고 창조적인 인간형성에 바탕을 마련할 미술교육을 ‘지겹도록 베끼고, 역겹도록 암기하는 기술’을 반복하게 하는 ‘어설픈 입시 기술자’로 전락하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미적 감수성과 그 인식과정 및 표현양식을 형성하는 ‘창조적 감성의 성장점’에 치명적 타격을 입히는 교육은 차라리 받지 않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한번 잘못된 학습으로 형성된 인식체계를 바꾼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성을 바탕으로 포괄적 예술세계로의 지평을 열어갈 21세기형 인재양성은 고사하고 대학 4년이 걸려도 ‘입시준비를 위해 묻은 때’를 다 벗어버리지 못하고 졸업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인구비례로 세계에서 미술대학과 미술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이고, 국가시책으로 ‘디자인 육성을 정책’으로 표방한 세계 유일한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그럼에도 비정상적이고 반문화적인 입시제도가 반세기 동안 진행되어온 것이 또한 대한민국이다.
 
이 모든 것이 결코 불가항력적 사회 환경 때문이라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우리사회의 편협한 기득권자들의 잘못된 엘리트 의식과 집단적 이기심이 그 원인이었다고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모든 예술은 인간의 무한한 창조성에 기인한다. 교류나 토의를 거절하면서 폐쇄적이 되거나 낡은 삶의 방식을 반복하고 안주하는 사회는 결코 창조적 선진 사회로 갈 수 없다. 새로운 지평을 향해, 지혜를 모아 쇄신하고, 혁신하는 곳에서만이 우리의 삶은 아름다운 예술로 꽃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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