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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감정을 돌보는 정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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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의 감정 댓글 0건 조회 676회 작성일 08-01-1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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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담이나 기원에도 수준이 있다.
 
 몇 년 전 인기 여성 연예인이 ‘여러분, 모두 부자 되세요’라고 외쳤던 모 신용카드의 광고는 최고의 유행어가 되어 장소와 상대방을 가리지 않고 새해의 ‘덕담’으로 사용되는 영예스러운 자리에 올랐다.
 
한국인은 이제 부자 되기를 목표로 일년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동안 덕담 첫 자리를 차지한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도 물론 돈과 성공에 대한 욕구를 반영하지만, 이 말만큼 노골적이고 뻔뻔하지는 않다.
 
그래도 ‘복 많이 받으세요’란 말에는 건강·평안·순조로움·여유 등 인간의 삶에서 필요한 비물질적이지만 따뜻한 정서를 서로에게 기원한다는 면에서 ‘수준’이 있었다.

‘1인당 소득 4만 달러, 국민 성공시대’라는 새 정부의 슬로건도 뭔가 대단히 희망적이지만 그 ‘수준’을 알 수 없다.
 
이명박 당선인이나 인수위원회가 매일 우리들에게 유포하는 실용성이나 효율적인 개혁이란 말이 기업에는 더욱 더 많은 ‘기’를 넣어주고, 일하는 사람들은 닦달하겠다는 것 이상의 상상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에게 익숙한 신자유주의 담론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신자유주의의 가치는 이윤이 창출되는 영역에만 투자한다는 경제 논리로 사람의 정서를 돌보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즉 육아·교육·노인복지, 장애인이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려나 먹거리·환경 문제는 ‘돈’이 안 나오기 때문에 정부의 관심거리가 될 수 없다. 각자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

효율성 자체는 추구해야 할 목표이기도 하지만 경계해야 할 단어이기도 하다.
 
가장 낮은 수준의 효율성이란 원래 다른 모든 차이들을 삭제시키고 하나의 가치를 맹목적으로 추구할 때 생겨날 수 있는 ‘반짝’ 효과이기 때문이다.
 
이미 외환위기 이후 많은 기업이 ‘효율성’이란 이름으로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노동의 가치와 행복추구권을 박탈해 왔기 때문에 이 말이 새 정부의 비전과 결합되지 못하면 척박함 그 자체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기업에 ‘기’를 넣어주지만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윤리의식을 확인시켜 주는 새 정부를 갈망한다.
 
‘삼성중공업·허베이 스피리트호 태안 기름 유출사건’이나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 역시 그동안 기업 규제를 완화한다는 이유로 안전 기준을 느슨히 했기 때문에 나온 참사다.
 
기름과 화재로 죽어가는 생명체들과 인간을 보고 분노하거나 슬퍼하지 않은 국민은 없을 것이다.
 
보상책이나 처벌의 문제뿐 아니라 삶을 순식간에 파괴당한 고통받는 자의 아픔을 경청하고 행동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대운하가 만들어져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근거 없는 약속도 삶의 질을 보장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정서적 결핍감을 메우지는 못한다.

국민의 감정을 돌보는 정부가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정부의 말만 믿고 기다렸던 옛날과 달라졌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새 정부는 ‘효율성’이나 ‘실용성’이란 이름으로 다시금 국민을 동원, 규율하고 관리할 수는 없다.
 
개별성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일과 삶의 균형이나 민주적 의사소통에 대한 요구가 늘어난 우리 사회에서 정부도 겸손의 미덕을 보여줘야 한다.
 
 사람들은 ‘여러분 부자 될 겁니다’라는 약속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그것이 사회 정의, 삶의 질, 관용, 약자에 대한 배려 등 다른 중요한 가치를 희생시키면서 이루어지지나 않을지를 벌써부터 걱정한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만큼 두려움도 크다.
 
‘살기 힘들다’는 사람들의 호소는 상대적 박탈감에서 오는 것이기도 하지만 경제적 풍요 속에서도 행복감을 얻지 못하는 데서 오는 문제이기도 하다.
 
 즉 ‘삶의 질’이란, 효율이란 이름으로 풀어나갈 수 없는 그 사회의 중요한 ‘가캄를 어디에 두느냐는 합의다.
 
 ‘경제주의’는 이에 걸맞은 ‘돌봄’의 수준과 결합되지 못할 때 시대를 퇴행시킬 수 있다.
 
 경제적 부를 선택할 것인가, 상호 배려와 돌봄의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수행돼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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