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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 댓글 0건 조회 994회 작성일 14-12-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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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속으로 옮겨야

십상시(十常侍), 중국 한나라 말기 영제(靈帝) 때 조정을 장악했던 10명의 환관을 지칭하는 말이다. 십상시들은 영제를 주색에 빠지게 만들고 넓은 봉토를 소유하였으며, 황제의 칙명을 남발하여 국정을 농단했다. 이른바 문고리 권력을 휘둘렀던 중국 역사속의 인물들이다.

정윤회씨를 비롯한 3명의 청와대 비서관들이 십상시와 같은 모임을하여 국정을 농단하였다고 한다. 더 나아가 이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씨와 권력싸움을 하다가 문건이 언론에 폭로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진위여부는 검찰의 수사나 언론의 취재를 통해 밝혀질 일이지만, 중국 역사의 한나라 십상시가 대한민국에 환생하였다고 하니 참 기가 막힐 일이다.

왜 문고리에서 권력이 나올까? 문을 열면 그 안에 최고의 권력자가 있기 때문이다. 제왕의 시대에는 그의 말 한마디에 수많은 사람이 죽을 수도, 영화를 누릴 수도 있었다. 입법, 사법, 행정이 군주 한사람의 판단과 말에 의해 처리되었다. 현대의 사람은 쉽게 이해 못할 전근대적인 사회이다.

전근대적인 사회의 최고 권력자를 만나기 위해서는 문고리를 쥐고 있는 자를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했다. 따라서 어떤 고관대작도 이들 앞에 허리를 굽히지 않고는 무사태평하지 못했던 것이다. 최고 권력자는 이들이 보여주는 문틈 사이로 세상을 보게 되었으며, 구중궁궐 안의 모습이 세상의전부인 듯 눈과 귀가 막히게 되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리의 청와대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서는 굳게 닫힌 철문을 서너 개나 통과해야한다. 일반 사람이 대통령을 만난다는 것은 공식행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불가능하며, 비서실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대부분 텔레비전을 통해 대통령의 얼굴을 보게 된다. 사극에서는 임금님 행차를 가로막고 엎드려 민원을 청하는 백성을 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이런 도발적인 행위도 불가능하다. 어쩌면 현재의 대통령은 조선시대의 임금님보다 더 구중궁궐에 갇혀있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차관을 비롯한 정부의 공직, 산하단체, 정부출연기관, 협회 등 모든 인사는 청와대에서 직접 컨트롤한다. 최소한 암묵적인 승인 절차는 가지게 된다. 또한, 왠만한 정부발주 공사나 사업수주는 권력을 끼지 않고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최고 권력에 가까운 힘이 쎈 사람을 배경에 두어야 하도급 공사라도 할 수 있다는 인식이 우리의 보편적인 정서이다.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선출 한다는 것만 바뀌었을 뿐, 사회시스템은 사실상 전근대적인 사회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정권이 몇 번 바뀌어도 문고리 권력이 살아있는 이유이다.

문제는 대통령 1인에게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각 부처의 장관들이나 청와대의 참모들이 매일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고, 말씀을 받아 적기 위한 수첩을 들고 다닌다. 그들은 국민을 보고 일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1인을 보고 일하게 되고, 대통령 자신은 열심히 일하는데 몰라준다고 국민을 원망하게 된다.

문고리 권력을 없애기 위해서는 최고 권력자가 권력을 내려놓아야 한다. 과감히 권한을 위임하고 시스템에 의한 정치를 해야 한다. 공권력을 이용해 국민을 통제하려 하지 말고, 공권력이 국민을 보고 일할 수 있게 개혁해야 한다.

또한, 대통령 스스로 다양한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이 국회에서 언제든지 국회의원들을 만나 의견도 듣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수시로 민생의 현장에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제약요소인 대통령경호실의 경호방법과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 남북 대치상황의 특수상황은 이해할 수 있으나, 대통령의 소통을 원천적으로 막아버리는 경호가 과연 올바른 경호일까? 과도한 경호로 마찰을 일으키는 경호대장을 경질한 바티칸의 교황을 배워야 한다.

끝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겨야 한다. 지금과 같이 철문을 몇 개나 통과해야 하는 구조는 대통령과 국민 간에 심리적인 거리감이 너무 크다. 과감히 대통령 집무실을 국민 속으로 옮기자. 심리적인 벽을 허물고 구중궁궐로 인식되는 청와대 앞마당을 국민 모두에게 개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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