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에 대해 왜 이렇게 부정적 기사가 계속날까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연금 댓글 1건 조회 1,872회 작성일 14-08-31 14:22본문
공무원연금 칼 대야 하는 이유
# 차흥수씨(63·가명)는 2011년 말 서기관으로 60세 정년을 채우고 퇴직했다. 1976년 9급 일반직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뒤 35년 동안 공직에 근무했다.
차씨의 주수입원은 한 달에 298만원씩 꼬박꼬박 입금되는 공무원연금이다. 퇴직 직전에 받던 급여와 비교하면 30% 정도 준 액수다. 이 정도 연금으로 현역 시절과 같은 씀씀이를 유지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큰 불만은 없다. 자녀 둘이 모두 가정을 꾸려 따로 살림을 하고 있어 부인과 둘이 생활하는 데는 연금으로 족하다.
“액수 차이 너무 난다” 상대적 박탈감
# 이정석씨(54·가명)는 2012년 1월 퇴직한 뒤 공무원연금을 받으면서 제2의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1994년 7월 7급으로 경제부처 공직생활을 시작해 17년 6개월을 근무하고 사무관으로 퇴직했다. 이전에 다른 공직 근무경력을 인정받아 퇴직하기 전까지 모두 26년 2개월간 공직생활을 했다. 근속 20년만 채우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법 개정 전 규정에 따라 퇴직 직후인 52세 때부터 연금을 받고 있다.
자녀는 둘이다. 현재 각각 대학교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한창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는 때에 공직을 박차고 나온 이유는 연금도 받으면서 공직에 있을 때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곳으로 옮겨가기 위해서였다.
퇴직 이후 연금으로 월 220만원을 받아왔다. 민간기업의 퇴직금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은 2800만원을 받았다. 공직에서 쌓은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찾다 2012년 6월 기업체로 옮겼다. 퇴직 후 과세소득이 있을 경우 연금의 절반만 받도록 돼 있는 공무원연금법 규정에 따라 현재 연금으로 110만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고 별도의 소득이 없을 경우 이씨는 다시 연금으로 220만원을 받게 된다.
# 김영석씨(56·가명)는 국민연금만 떠올리면 분통이 터진다. 지난 7월 19년 7개월 동안 근무하던 직장에서 만 56세로 정년퇴직했다. 퇴직금은 1억2000만원 정도. 다른 직장에 비해 급여가 턱없이 적었던 터라 생활비와 주택대출금 등을 갚고 나니 남은 퇴직금은 1000만원도 채 안 됐다.
김씨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소득원은 현재로는 국민연금뿐이다. 부인도 벌이가 없다. 큰아이는 직장생활 2년차다. 작은아이는 현재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김씨는 공무원퇴직자가 연금으로 200만원을 받는다, 300만원을 받는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큰 상실감에 빠진다. 김씨는 직장 경력을 모두 합치면 26년 2개월이다. 1988년 월간 여성지 잡지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7년 정도 다니다 퇴직한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988년 1월부터 국민연금이 시행됐으니 김씨는 국민연금 첫해부터 연금을 꼬박꼬박 넣어 온 것이다.
김씨는 26년 2개월(315개월)간 국민연금을 불입하고 퇴직했지만 국민연금을 당장에 받지 못하는 게 억울하기만 하다. 자기 또래 공무원은 20년만 근무하고 퇴직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공무원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만 62세가 되는 2020년에야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2007년 국민연금법이 바뀐 탓이다. 개정 전 국민연금 지급 개시 연령이 60세였지만 법 개정으로 2년 늦춰졌다.
김씨는 현재 국민연금을 빨리 수령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별다른 소득원이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2020년 정시에 연금을 받으면 120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 연금을 5년 앞당겨 내년부터 받으면 그나마 거기서 30% 줄어든 84만원밖에 받지 못한다.
낸 연금에 비해 받는 혜택 11배 vs 5배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한창이다. 국민들 사이에는 퇴직 공직자가 국민연금 가입자에 비해 퇴직 후 연금 수입이 터무니없이 많다는 불만이 높다.
현재의 공무원연금 구조를 뜯어고쳐 더 내고 덜 받게 하든지, (지금보다) 적게 내고 훨씬 더 적게 받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공무원연금을 받는 퇴직공무원은 국민연금을 받는 민간인에 비해 얼마나 많이 받는 것일까?
위에 예로 든 연금 당사자 이씨와 김씨 사례를 토대로 개인차를 꼼꼼히 따져봤다.
이씨와 김씨를 비교 대상으로 한 이유는 두 사람이 지난해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수령자의 평균 액수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단 김씨가 퇴직 후 다른 소득원이 없어 연금을 앞당겨 받는다는 전제가 붙는다)
또 두 사람의 연금 불입 기간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먼저 재직 중 본인 기여금과 퇴직 후 받게 될 연금 총액을 산출해봤다. 산출에는 한결세무회계 소속 이용준 회계사의 도움을 받았다.
두 사람이 모두 한국 남성 평균수명인 75세까지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이씨는 연금으로 월 220만원을 받으므로 연간 연금 수입은 2640만원이다. 현재 54세인 이씨가 연금을 52세부터 받기 시작했으니 75세까지 받게 되면 연금 기대 총 예상수입액은 6억720만원(2640만원×23)이 된다. 물론 여기에는 해마다 연금에 반영되는 물가상승률 등은 계산되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로 받는 총 연금액은 이보다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김씨의 경우다. 현재 56세인 김씨가 62세부터 연금으로 120만원을 75세까지 13년간 받을 경우 총 1억8720만원(120만원×12×13)을 받는다.
퇴직 후 사망까지의 총 예상 연금소득은 이씨가 김씨에 비해 약 3.58배를 받는 셈이다. 만약 김씨가 연금을 앞당겨 57세부터 월 84만원을 75세까지 18년간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총 연금 기대소득은 1억8144만원이다. 62세 때부터 120만원을 받는 것과 그리 큰 차이가 없다.
공무원연금공단과 국민연금관리공단 자료를 보면 2013년 말 현재 공무원연금 수령자의 월 평균 금액은 219만원, 국민연금은 84만원으로 공무원연금 수급자가 국민연금 수급자에 비해 2.6배를 더 받는 걸로 돼 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평균의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20년 이상 가입자)의 평균 연금이 2.6배 차이가 난다고 하지만 공무원의 직급과 근무연수가 높아질수록 민간인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 때 이런 요소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공무원연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퇴직공무원이 민간인에 비해 퇴직 후 사망 때까지 연금으로 얼마를 더 많이 받느냐에 있기보다는 본인이 낸 실제 기여금액에 비해 얼마를 더 받는지, 그것이 국민연금과 비교해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인지에 더 관심이 쏠려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에는 이씨와 김씨가 재직 중에 낸 개인기여금과 사망 때까지 총 예상 연금소득을 비교해봤다.
현재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원은 재직 중 급여소득의 7%를 내고 정부가 7%를 부담한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개인이 4.5%를 부담하고 고용주가 4.5%를 부담하도록 돼 있다.
이씨가 공직생활 26년 2개월간 낸 기여금은 약 5500만원이었다.
결국 이씨는 재직 중 개인 기여금으로 5500만원을 내고 퇴직 후 75세까지 6억720만원을 받는 셈이 된다. 재직 중 낸 연금기여금에 비해 11.04배를 받는 셈이다.
김씨의 경우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퇴직 때까지 낸 개인기여금은 315개월 2994만원이었다. 그런데 김씨가 연금을 62세부터 받기 위해서는 퇴직 후 매달 8만9100원씩 만 60세까지 총 50개월치를 더 내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들어가는 금액은 모두 445만원이다. 따라서 김씨가 국민연금을 받기 위해 내는 총 개인기여금은 3439만원(2994만원+445만원)이다.
김씨는 국민연금 개인기여금으로 3439만원을 내고 62세부터 75세까지 모두 1억8720만원을 받는 셈이다. 개인기여금의 5.44배다.
결국 이씨가 재직 중 내는 개인기여금으로 2055만원을 더 내긴 하지만 총 연금소득으로 김씨보다 4억6700만원을 더 받는 셈이다.
이용준 회계사는 “다수의 표본조사를 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그런 조사는 정부가 정보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표준에 근접하는 공무원과 민간인의 개인정보를 토대로 현가 기준으로 비교 분석해 본 것은 의미 있는 분석”이라고 말했다.
“보상의 의미” “재정 압박 커 개혁해야”
국민들이 공무원연금에 대해 갖고 있는 거부감의 실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연금 지급 개시 시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공무원이 국민연금 가입자에 비해 후하게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든지, 아니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무원연금을 줄이라는 요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납세자연맹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공무원연금개혁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지난 8월 29일 현재 1만3865명이 참여하고 있다.
서명운동 참여자가 남긴 글도 다양하다. 자극적인 표현들도 적지않다.
“4대강으로 20조가 낭비됐다고 호들갑 떨 필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제일 큰 문제가 바로 공무원연금인 거 같네요.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똑같이 개혁해야 합니다.”
“진작 했어야 하는 개혁이지 넘 늦었네요. 이번에는 제대로 개혁해 주세요.”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에도 공무원연금을 비판하는 글이 수두룩하다.
공무원연금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 내지는 반감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공무원연금을 크게 손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재구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연금에 대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거부감은 이해한다”면서도 “공무원은 퇴직금이 민간에 비해 40% 정도밖에 안 되고, 재직 중 민간기업에 비해 낮은 보수에 대한 보상 등 복합적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단순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연금 지급문제로 정부 재정이 크게 압박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로 갈 수는 없다”면서 “국민과 공무원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서 서로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에서 양보와 타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갈등을 해소할 방안으로 현재 공무원연금 개혁작업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번에는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공무원연금이 개혁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공무원이 국민연금 가입자에 비해 많은 연금을 받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임금소득과 연금소득을 합친 생애소득을 비슷하게 맞춰 가는 게 무엇보다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들 간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차흥수씨(63·가명)는 2011년 말 서기관으로 60세 정년을 채우고 퇴직했다. 1976년 9급 일반직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뒤 35년 동안 공직에 근무했다.
차씨의 주수입원은 한 달에 298만원씩 꼬박꼬박 입금되는 공무원연금이다. 퇴직 직전에 받던 급여와 비교하면 30% 정도 준 액수다. 이 정도 연금으로 현역 시절과 같은 씀씀이를 유지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큰 불만은 없다. 자녀 둘이 모두 가정을 꾸려 따로 살림을 하고 있어 부인과 둘이 생활하는 데는 연금으로 족하다.
“액수 차이 너무 난다” 상대적 박탈감
# 이정석씨(54·가명)는 2012년 1월 퇴직한 뒤 공무원연금을 받으면서 제2의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1994년 7월 7급으로 경제부처 공직생활을 시작해 17년 6개월을 근무하고 사무관으로 퇴직했다. 이전에 다른 공직 근무경력을 인정받아 퇴직하기 전까지 모두 26년 2개월간 공직생활을 했다. 근속 20년만 채우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법 개정 전 규정에 따라 퇴직 직후인 52세 때부터 연금을 받고 있다.
자녀는 둘이다. 현재 각각 대학교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한창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는 때에 공직을 박차고 나온 이유는 연금도 받으면서 공직에 있을 때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곳으로 옮겨가기 위해서였다.
퇴직 이후 연금으로 월 220만원을 받아왔다. 민간기업의 퇴직금에 해당하는 퇴직수당은 2800만원을 받았다. 공직에서 쌓은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찾다 2012년 6월 기업체로 옮겼다. 퇴직 후 과세소득이 있을 경우 연금의 절반만 받도록 돼 있는 공무원연금법 규정에 따라 현재 연금으로 110만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고 별도의 소득이 없을 경우 이씨는 다시 연금으로 220만원을 받게 된다.
# 김영석씨(56·가명)는 국민연금만 떠올리면 분통이 터진다. 지난 7월 19년 7개월 동안 근무하던 직장에서 만 56세로 정년퇴직했다. 퇴직금은 1억2000만원 정도. 다른 직장에 비해 급여가 턱없이 적었던 터라 생활비와 주택대출금 등을 갚고 나니 남은 퇴직금은 1000만원도 채 안 됐다.
김씨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소득원은 현재로는 국민연금뿐이다. 부인도 벌이가 없다. 큰아이는 직장생활 2년차다. 작은아이는 현재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이다.
김씨는 공무원퇴직자가 연금으로 200만원을 받는다, 300만원을 받는다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큰 상실감에 빠진다. 김씨는 직장 경력을 모두 합치면 26년 2개월이다. 1988년 월간 여성지 잡지사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7년 정도 다니다 퇴직한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988년 1월부터 국민연금이 시행됐으니 김씨는 국민연금 첫해부터 연금을 꼬박꼬박 넣어 온 것이다.
김씨는 26년 2개월(315개월)간 국민연금을 불입하고 퇴직했지만 국민연금을 당장에 받지 못하는 게 억울하기만 하다. 자기 또래 공무원은 20년만 근무하고 퇴직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공무원연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만 62세가 되는 2020년에야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 2007년 국민연금법이 바뀐 탓이다. 개정 전 국민연금 지급 개시 연령이 60세였지만 법 개정으로 2년 늦춰졌다.
김씨는 현재 국민연금을 빨리 수령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별다른 소득원이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2020년 정시에 연금을 받으면 120만원 정도 받을 수 있다. 연금을 5년 앞당겨 내년부터 받으면 그나마 거기서 30% 줄어든 84만원밖에 받지 못한다.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 위해 청사 밖으로 나서고 있다. / 이상훈 선임기자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한창이다. 국민들 사이에는 퇴직 공직자가 국민연금 가입자에 비해 퇴직 후 연금 수입이 터무니없이 많다는 불만이 높다.
현재의 공무원연금 구조를 뜯어고쳐 더 내고 덜 받게 하든지, (지금보다) 적게 내고 훨씬 더 적게 받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공무원연금을 받는 퇴직공무원은 국민연금을 받는 민간인에 비해 얼마나 많이 받는 것일까?
위에 예로 든 연금 당사자 이씨와 김씨 사례를 토대로 개인차를 꼼꼼히 따져봤다.
이씨와 김씨를 비교 대상으로 한 이유는 두 사람이 지난해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수령자의 평균 액수와 거의 정확하게 일치하기 때문이다.(단 김씨가 퇴직 후 다른 소득원이 없어 연금을 앞당겨 받는다는 전제가 붙는다)
또 두 사람의 연금 불입 기간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먼저 재직 중 본인 기여금과 퇴직 후 받게 될 연금 총액을 산출해봤다. 산출에는 한결세무회계 소속 이용준 회계사의 도움을 받았다.
두 사람이 모두 한국 남성 평균수명인 75세까지 연금을 받는다고 가정해 보자.
이씨는 연금으로 월 220만원을 받으므로 연간 연금 수입은 2640만원이다. 현재 54세인 이씨가 연금을 52세부터 받기 시작했으니 75세까지 받게 되면 연금 기대 총 예상수입액은 6억720만원(2640만원×23)이 된다. 물론 여기에는 해마다 연금에 반영되는 물가상승률 등은 계산되지 않았다. 따라서 실제로 받는 총 연금액은 이보다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다음으로 김씨의 경우다. 현재 56세인 김씨가 62세부터 연금으로 120만원을 75세까지 13년간 받을 경우 총 1억8720만원(120만원×12×13)을 받는다.
퇴직 후 사망까지의 총 예상 연금소득은 이씨가 김씨에 비해 약 3.58배를 받는 셈이다. 만약 김씨가 연금을 앞당겨 57세부터 월 84만원을 75세까지 18년간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총 연금 기대소득은 1억8144만원이다. 62세 때부터 120만원을 받는 것과 그리 큰 차이가 없다.
공무원연금공단과 국민연금관리공단 자료를 보면 2013년 말 현재 공무원연금 수령자의 월 평균 금액은 219만원, 국민연금은 84만원으로 공무원연금 수급자가 국민연금 수급자에 비해 2.6배를 더 받는 걸로 돼 있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평균의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20년 이상 가입자)의 평균 연금이 2.6배 차이가 난다고 하지만 공무원의 직급과 근무연수가 높아질수록 민간인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번 공무원연금 개혁 때 이런 요소를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공무원연금 논란의 핵심은 단순히 퇴직공무원이 민간인에 비해 퇴직 후 사망 때까지 연금으로 얼마를 더 많이 받느냐에 있기보다는 본인이 낸 실제 기여금액에 비해 얼마를 더 받는지, 그것이 국민연금과 비교해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인지에 더 관심이 쏠려 있는 게 사실이다.
이번에는 이씨와 김씨가 재직 중에 낸 개인기여금과 사망 때까지 총 예상 연금소득을 비교해봤다.
현재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원은 재직 중 급여소득의 7%를 내고 정부가 7%를 부담한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개인이 4.5%를 부담하고 고용주가 4.5%를 부담하도록 돼 있다.
이씨가 공직생활 26년 2개월간 낸 기여금은 약 5500만원이었다.
결국 이씨는 재직 중 개인 기여금으로 5500만원을 내고 퇴직 후 75세까지 6억720만원을 받는 셈이 된다. 재직 중 낸 연금기여금에 비해 11.04배를 받는 셈이다.
김씨의 경우 첫 직장생활을 시작한 뒤 퇴직 때까지 낸 개인기여금은 315개월 2994만원이었다. 그런데 김씨가 연금을 62세부터 받기 위해서는 퇴직 후 매달 8만9100원씩 만 60세까지 총 50개월치를 더 내야 한다. 여기에 추가로 들어가는 금액은 모두 445만원이다. 따라서 김씨가 국민연금을 받기 위해 내는 총 개인기여금은 3439만원(2994만원+445만원)이다.
김씨는 국민연금 개인기여금으로 3439만원을 내고 62세부터 75세까지 모두 1억8720만원을 받는 셈이다. 개인기여금의 5.44배다.
결국 이씨가 재직 중 내는 개인기여금으로 2055만원을 더 내긴 하지만 총 연금소득으로 김씨보다 4억6700만원을 더 받는 셈이다.
이용준 회계사는 “다수의 표본조사를 하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그런 조사는 정부가 정보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이라면서 “표준에 근접하는 공무원과 민간인의 개인정보를 토대로 현가 기준으로 비교 분석해 본 것은 의미 있는 분석”이라고 말했다.
“보상의 의미” “재정 압박 커 개혁해야”
국민들이 공무원연금에 대해 갖고 있는 거부감의 실체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연금 지급 개시 시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공무원이 국민연금 가입자에 비해 후하게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통합하든지, 아니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무원연금을 줄이라는 요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납세자연맹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공무원연금개혁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지난 8월 29일 현재 1만3865명이 참여하고 있다.
서명운동 참여자가 남긴 글도 다양하다. 자극적인 표현들도 적지않다.
“4대강으로 20조가 낭비됐다고 호들갑 떨 필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제일 큰 문제가 바로 공무원연금인 거 같네요.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똑같이 개혁해야 합니다.”
“진작 했어야 하는 개혁이지 넘 늦었네요. 이번에는 제대로 개혁해 주세요.”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에도 공무원연금을 비판하는 글이 수두룩하다.
공무원연금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 내지는 반감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공무원연금을 크게 손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재구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연금에 대해 국민들이 갖고 있는 거부감은 이해한다”면서도 “공무원은 퇴직금이 민간에 비해 40% 정도밖에 안 되고, 재직 중 민간기업에 비해 낮은 보수에 대한 보상 등 복합적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과 단순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연금 지급문제로 정부 재정이 크게 압박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로 갈 수는 없다”면서 “국민과 공무원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서 서로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에서 양보와 타협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갈등을 해소할 방안으로 현재 공무원연금 개혁작업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이번에는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으로 공무원연금이 개혁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공무원이 국민연금 가입자에 비해 많은 연금을 받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임금소득과 연금소득을 합친 생애소득을 비슷하게 맞춰 가는 게 무엇보다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들 간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