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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시험 보완 賢良科 비리로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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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과거시험 댓글 0건 조회 912회 작성일 09-04-07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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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시험 보완 賢良科 비리로 얼룩

'공정성 확보'가 관건 반면교사 삼길

전국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로 학생을 선발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정부가 재정지원까지 해주며 장려하고 있으니 이 제도로 가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또 그 취지를 보면 아주 훌륭한 생각임을 알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는 이 제도가 500년 전의 현량과(賢良科)를 연상시켜 걱정이 앞선다. 조광조(1482~1519년)의 현량과가 훌륭한 이상주의의 표현일 뿐 현실성이 없는 제도였던 것처럼,오늘 한국에서의 사정관 제도란 5세기 전의 현량과와 비슷한 운명을 맞을 것 같아 하는 말이다.

현량과에 대해 알아보자.우리나라에서 시험을 보아 인재를 뽑는 제도가 처음 등장한 것은 신라 때 '독서삼품과'가 처음이다. 과거(科擧)의 원형이지만,그것이 제대로 과거제도로 자리잡은 것은 고려 초 광종 때였다.
 
이 과거는 차츰 시(詩) 부(賦) 송(頌) 등 문학적 재능과 함께 시사적인 논문 시험(策)도 포함돼 발전했다. 과거제도는 조선시대로 들어오면 과거를 거치지 않은 인재란 있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당연히 과거제도에 대한 비판도 쌓여갔다. 우선 '글만 매끄럽게 지을 줄 아는 재능이 과연 그리 중요하냐'는 논란이 그치지 않았다. 옛 글에 나오는 고사와 경전의 구절만 달달 외워 고담준론을 펼쳐봤자 실제 능력을 측량할 길은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현량과는 바로 이런 불만의 구체적 발현이었다. 이미 개국공신 정도전은 그의 국가경영 이상을 밝힌 조선경국전에 '거유일(擧遺逸)'이란 항목을 두어 관료를 선발하는 방법의 하나로 '숨어있는 인재 발탁을 위한' 천거제도를 강조했다.

그 결과로 조선왕조의 헌법인 경국대전에는 천거제 규칙이 들어있었지만 별로 시행되지는 않았다. 신진사류의 대표로 정권을 잡은 조광조는 임금 중종의 후원 아래 1519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천거제로 현량과를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예조에서 후보자의 이름과 천거 내용을 종합 보고하고 그들을 궁궐 뜰에 모아 왕이 참석한 자리에서 대책(對策)으로 시험하는 방식이었다.
 
1519년 4월13일 120명의 후보자를 근정전에 모아 시험한 결과 28명이 선발됐다. 꼭 490년 전의 일이었다. 이들 첫 현량과 합격자들은 재능과 학식,성품과 가치관,행실 및 지조 등을 기준으로 선발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지금 읽어 보아도 당시 이들을 추천한 사람들의 의견은 막연하고 요령부득이어서 과연 무슨 기준으로 이들이 훌륭한 인재란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당시에도 그런 불만이 많았지만,조광조의 위세 아래 슬그머니 넘어갔음을 알 만하다.

게다가 합격자 28명 가운데 우의정 안당(1461~1521년)의 아들 셋이 나란히 합격해 포함됐다. 안당은 조광조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였으니 사간원의 정언 조침이 이 비리를 문제 삼고 나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결국 이 과거제도의 개혁 노력은 조광조 실각의 원인 중 하나가 됐다. 그해 말 그는 권력의 자리에서 쫓겨나 목숨까지 잃게 됐고,그의 실각과 함께 현량과로 합격한 사람들조차 피해를 입게 됐다.

입학사정관제는 미국 대학의 제도(admissions officer)를 모델 삼아 개발하고 있는데,대학이 교육과정 전문가인 사정관에게 신입생 모집을 맡긴다는 발상이다.
 
학생의 성적뿐만 아니라 소질과 경험,성장환경,잠재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대학의 입학사정관이 너무나 중요한 자리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좋은 자격을 가진 훌륭한 사정관을 어떻게 선발해,얼마나 잘 대우해주면서,그 막중한 일을 맡길 것인지 알 수가 없다. 490년 전의 현량과의 비리와 그 실패가 오늘 우리들에게 거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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