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이 마흔이 넘도록 결혼을 못하고 있다가, 학창시절 "노래를 못하면 장가를 못가요, 아~ 미운 사람~ ♬" 하며 불리던 노래가 불현듯 생각나 결혼을 못하는 원인이 노래를 못해서라는 사실에 있음을 문득 깨닫고, 이후 16년간 오직 노래 잘부르는 방법만을 연구해 오신, 노래의 달인 '음치' 김병만 선생님을 모시고 최근 청내 이슈가 되고 있는 직원 노래자랑대회에 대한 문제와 개선방안에 대하여 논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직원들의 사기진작 및 숨겨진 끼와 재능 발휘를 위하여 사장님께서 제안(지시???)하신 직원 노래자랑이 추진과정과 행사종료 후에도 찬반의 입장이 맞서고 있는데요...
왜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기운을 복둗기 위한 행사에 직원들이 반대와 피로를 나타내는 것인지 면밀히 분석해 본 결과, 그 원인은 직원들의 기억과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는 과거의 트라우마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멸종된 공룡,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와 더불어 지구역사상 잃어버린 3대 실종 미스테리로 꼽히는
경남도청 체육대회를 기억하는 이들은 이제 드문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분들도 많겠지요.
이젠 전설로 사라져 버린 행사라 사실 그대로를 기술할 수 없기에 애정남의 전매특허인 상상의 나래로 밖에 부득이 추측해 볼 수 밖에 없음을 미리 양해 구하며,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단합이란 명분으로 치뤄졌던 체육대회는
사실상 '한사람을 위한 마음'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토요일 쉬는 날 직원들 집결시켜 사장님 노래한곡, 의장님 노래한곡, 위원장님 노래한곡...
직원들 사기진작이라는 행사에 여직원들은 열심히 감 깎았구요,
남자직원들은 노가대...
사장님 오시니 실국장님 당근 오시고,
실국장님 오시니 과장님들 의무 출첵...
과장님 오시니 계장님들 눈도장 찍고,
계장님 오시니 직원들은 줄줄이 사탕...
총무과에서 배분해 주는 예산으로는 충분하지 못하여
실국별로 별도 준비를 하다 보니 타 실국과 비교되어
실국장님께 깨지지 않을까 실국별 자존심을 지키고자
국서무는 일진이 되어 과서무 불러 모아 삥 뜯고,
과서무는 계서무들한테 손실보전 품빠이 시키던
오직 한사람을 위한 마음으로 분주했던 그시절...
남자직원들 강제차출되어 땡볕에서 억지로 뛰어 다니고,
여직원들 술상 차리고 또 치우고 열심히 감만 깎아 내던,
직원들 위한다는 바로 그 행사에 실국장님들도 별시리
업자랑 골프치며 '갑'질하고픈 황금같은 토요일에
오직 한사람을 위한 마음으로 추진되다 보니,
노조와 직원들의 격렬한 반대에 매번 부딪치다
어느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체육대회...
고객님, 노래자랑 얘기에 갑자기 체육대회가 나와서 많이 당황하셨어요?
암튼 그 트라우마가 이번 사기충전 페스티벌에 작용한 것 같습니다.
사장님이 정말로 실국별로 추석 전에 노래자랑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지시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방법과 시기때문에 일부 직원들의 반발을 사게 된 것 같은데요...
16년간 오직 노래자랑 연구에만 몰두해 오신 '음치' 김병만 선생님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청내에는 숨겨진 끼와 재능을 가진 직원들과 그 능력을 펼치고 싶어하는 직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장님의 의도 또한 그런 직원들의 끼를 맘껏 발산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보라는 취지였을텐데,
결과적으로 실국별 대항전이 되다 보니 진정한 실력 발휘나 감성을 울리는 노래보다는 점수를 많이 받기 위한 인기 위주의 퍼포먼스나 인해전술식 쪽수 채우기 방향으로 흐르게 되었고,
굳이 비유하자면 분위기가 '나는 가수다' 보다는 '개그콘서트' 성격에 가깝게 되지 않았나 분석됩니다.
그 과정에서 강제로 차출되는 직원, 하기 싫은 망칙한 분장하는 직원 , 나서기 싫어하는데 억지로 끌려나온 직원 등은 당연히 반발할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찬반의 논란은 있습니다만, 직원들의 능력을 발휘하고, 사기를 높일 수 있는 이번같은 행사는 계속 정례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주최측에서는 한사람이 아닌 모두를 위한 마음이 느껴질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가끔씩 소리모아 동아리에서 식당 앞 야외공연을 하곤 하던데, 일단 동아리 위주로 공연하되, 일반 직원들도 개인별 또는 팀을 이루어 참가하는 형식이어야 강제가 없고, 동아리에는 좋은 장소와 음향시스템 속에서 공연할 수 있는 고마운 기회가 될 것입니다.
어쨌거나, 절대 실국별 대항은 안됩니다. 느낌 아니까!
시기는 연말 쯤 해서 평일 오후 4시부터 7시 정도까지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음악동아리에는 연말공연의 성격도 되면서 1년간 갈고닦은 실력 결산의 장도 되는 것입니다.
매년 샛별처럼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 보는 것도 신선한 감동과 재미겠지요.
우리 동료들이 속한 동아리가 계속 생겨나고 그 실력이 매년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또한 도청에서 근무하는 쏠쏠한 즐거움과 보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무대 위에 서는 사람도, 관객석에 앉은 사람도 하루쯤은 점수와 등수에 연연하지 않고, 경쟁없이 서로가 편안하게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옛날에 MBC 대학가요제 출전하고 싶어서 대학간다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어쩌면 도청 노래자랑에 참가하고 싶어 도에 전입오려는 우수한 시군 직원들도 많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모든 행사는 잘해야 본전이고, 모름지기 잡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행사를 잘 치루어 주신 행정과 직원님들과,
동료들께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고생하며 준비해 주신 모든 참가자님들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 전 직원을 대신하여 전하며,
노래자랑대회 1등 총각에게는 미스경남 진과 무조건 결혼해야 한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경상남도 노래자랑 특례조례'가 서둘러 제정되어야 한다고 330만 도민과 더불어 강력히 촉구합니다.
잠시만요, 노래의 달인 '음치' 김병만 선생님은 조례 시행되고 나면 참가해서 꼭 1등하고 가실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