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사건' 불구.. 촛불은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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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촛불이 댓글 1건 조회 805회 작성일 13-09-02 16:02본문
'내란음모사건' 불구.. 촛불은 자리를 지켰다
제10차 촛불대회, 서울역 광장에 2만여명 참가
▲ 국정원 시국회의가 주최한 제10차 범국민 촛불대회가 31일 저녁 서울역광장에서 2만여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관계자들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내란음모 사건이 정국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열린 제10차 범국민 촛불대회는 다소 어수선하고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시작됐으나 대회 중반 이후부터 2만여명의 시민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안정감있게 마무리됐다.
당초 내란음모 사건의 파장이 촛불민심에 어떻게 반영될지 초미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280여 단체들의 참여로 구성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진상 및 축소은폐 의혹 규명을 위한 시민사회 시국회의'(이하 시국회의)가 주최한 10차 범국민촛불대회가 31일 오후 7시를 조금 넘겨 서울시 용산구 서울역광장에서 열렸다.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민주당의 제5차 국민결의대회가 끝나고 촛불대회가 열리기 5분 전쯤부터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소나기로 인해 대열이 삽시간에 흩어지고 굵은 빗줄기가 멈추질 않자 시국회의측은 대회 진행순서를 바꿔 가수 손병휘씨의 '수중공연'을 20여분간 먼저 진행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 촛불대회 직전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는 참으로 공교로웠고 상징적이기도 했으나, 촛불 시민들은 악천후를 무릅쓰고 자리를 지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30여분이 지난 후 대회가 시작됐지만, 국정원 시국회의를 대표한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연설이 진행되던 중 폭우로 인해 앰프가 고장나 연설이 중단되기도 했다.
손마이크를 사용하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고, 오히려 비가 잦아들면서 비를 피해 인근 건물 등에 들어가 있던 시민들이 합세하면서 8시 무렵에는 2만여개의 촛불이 서울역 광장을 수놓았다.
이태호 처장은 국정조사로도 국정원의 대선개입 정치공작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특별검사로 진상을 규명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지고 조작, 은페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자유발언으로 이어진 대회에서 발언자들은 짧은 시간동안 평소의 소신대로 열변을 토하며 참가자들과 뜨거운 열기를 나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대부분의 시민들은 시국회의측에서 미리 준비한 '특검으로 진상규명.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져라'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함께 외쳤으나, 일부 시민들은 '당선무효, 정권퇴진' '박근혜 하야, 국정원 해체' 등 미리 준비해온 현수막을 걸고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려고 했다.
이 처장은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던 중 '해체'를 주장하는 참가자들의 아우성을 수용해 국정원 해체로 구호를 변경해 선창하기도 했다.
정당, 각계 대표 발언 없이 10여명의 자유발언으로만 진행된 대회에서 발언자들은 짧은 시간동안 평소의 소신대로 열변을 토하며 참가자들과 뜨거운 열기를 나눴다.
자신을 경남 진주에서 올라온 통합진보당 당원이라고 소개한 시민은 최근 불거진 내란음모 사건과 관련해 "약한 고리부터 고립 분리시켜 단결을 해치는 것이 저들의 정략"이라며 "진보당을 버리지 말고 함께 살려는 노력을 하자"며 시민들의 단결을 호소했다.
▲ "헌법 제 1조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정원, 검찰, 경찰의 부정선거에서 나온다'로 바꿔야 한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광주에서 온 백금렬 씨는 즉흥 판소리로 참가자들의 흥을 돋웠으며, 이어 단상에 선 한 시민은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정원, 검찰, 경찰의 부정선거에서 나온다'로 바꿔야 한다"고 비꼬아 참가자들로부터 '속이 시원하다'는 평을 들었다.
이 시민은 지난 대선 당시 여론조사 결과에 국정원 댓글개입 등으로 인한 변수를 수정 반영하면 대선 결과는 지금의 현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정원 대책위에서 활동하는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는 국정원이 발표한 내란음모사건에 대해 '부전여전'이라며 '70년대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유신독재를 유지하려던 박정희 독재정권의 재판'이라고 강력히 비난해 참가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조헌정 목사는 "총과 탱크를 갖고 있는 국민 130명도 할 수 없는 국가 내란을 시민, 당원 130여명이, 그것도 대낮에 시내 한복판에 있는 종교기관에 모여서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저들이 노리는 것은 분열이다. 끝까지 함께 하자"고 강조했다.
이어서 자유발언에 나선 노동자연대 '다함께' 활동가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악명높은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의 우두머리"였다며 "조작과 왜곡의 달인들이 모여 이석기 의원을 괴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가 내란음모 조작탄압에 침묵한다면 시작은 통합진보당이지만 그 칼끝은 결국 촛불 모두에게 돌아 올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 제11차 촛불대회는 9월 7일 오후7시 청계광장에서 열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전 신청자와 현장 접수를 포함해 10여명의 시민들이 자유발언에 나섰으며, 시국회의측은 일부 돌출적인 발언에 대해서도 결국 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를 되찾겠다는 대의에 함께 하는 의견으로 수렴해 가면서 조율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천에서 온 가족연주단의 '꼬마가수'는 '촛불귀요미'로 꼽혔으며, 대회의 폐막은 가수 이수진 씨가 흥겨운 노래 공연으로 담당했다.
시국회의는 다음달 13일 오후7시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종교계와 학자, 시민사회 등이 함께하는 범국민 행동의 날을 예고했다.
제11차 촛불대회는 9월 7일 오후7시 청계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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