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와 오세훈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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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부메랑 댓글 0건 조회 817회 작성일 13-04-18 09:01본문
[기자일기] 홍준표와 오세훈의 그림자
/ 정상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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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폐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악연'이 화제다.
오 전 시장은 홍 지사가 한나라당 대표이던 2011년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를 강행하다 투표율 미달로 시장직을 사퇴했다. 홍 지사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에 책임을 지고 5개월여 만에 당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경남도청 안팎에는 진주의료원 사태의 전개 과정이 오 전 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 강행과 묘하게 닮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 전 시장은 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주민투표를 발의했다. 투표율 미달로 개표가 무산되자 당과 상의없이 시장직을 사퇴해 보선에서 서울시장 자리를 야권에 넘겨줬다.
당시 홍 전 대표는 "오 시장이 당이나 국가를 도외시하고 자기 모양만 중요시한다"며 격앙했다.
이번에는 홍 지사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103년 역사의 진주의료원 폐업을 전격 발표하면서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새누리당 소속 도의원, 의장단과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다. '강성노조의 해방구'라며 진주의료원 사태를 이념전으로 몰고가는 것도 닮은 꼴이다. 오 전 시장은 주민투표를 '망국적 포퓰리즘에 맞선 성전'으로 규정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와 새누리당 지도부, 보건복지부, 청와대의 우려와 질책에도 꿈쩍하지 않고 폐업 방침을 밀어붙이는 것은 마치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데자뷰를 연상케 한다.
오세훈의 실패는 '무상급식'이라는 도도한 여론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보수의 아이콘'을 자처하며 차기 대선 주자의 꿈을 키우던 오 전 시장의 존재감은 이제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진주의료원 사태는 재정 적자와 강성노조, 진주 제2청사의 입지 문제가 아니라 공공의료라는 철학에 관한 문제다. 홍 지사가 오세훈의 그림자에서 '역지사지'의 교훈을 얻길 바란다. ve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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