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도지사가 되건 이것은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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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객관자 댓글 2건 조회 1,740회 작성일 12-12-14 08:47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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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님의 댓글
"하나의" 작성일
"하나의" 정치 이념이 이미 아닌 것은 사회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 등도 마찬가지고, 정의, 평등, 자유, 업적, 필요, 소원, 존엄, 등도 마찬가지이며, 이 단어들과 이 근처에 있는 단어들을 용접해서 만들어낸 "민주적 공화주의", "사회적 자유주의", "사회 민주주의", "공정 사회", "정의로운 공동체" 등등의 단어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요컨대, 나는 몇 개의 음절이나 몇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것 중에서, 그것을 구호라 부르든 강령이라 부르든 이념이라 부르든, 가장 바람직한 것을 찾아내는 식의 기획은 정치 사회를 개선하려는 목적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
3.3. 나는 서평에서 "공판 중심주의를 법제화한 것은 인권의 증진을 위해 중요한 진일보에 해당하지만, 재벌 특히 삼성의 독점적이고 초법적인 행태에 대해 정치 권력이 정당하게 강제했어야 할 제약을 게을리 한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는 말투와, "자유주의 세력이 자유주의적 가치를 일면 확립했지만, 신자유주의에 빠져서 경제적 자유주의를 탈피하지 못했다"는 식의 말투를 대조하면서, 후자의 말투를 비판했다.
이 대조를 장은주가 별로 예리하게 포착하지 못한 듯하여, 말로 설명해 본다. 후자의 문장에서 "자유주의 세력", "자유주의적 가치", "신자유주의", "경제적 자유주의" 등은 ⓐ 뜻이 특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 서로 다른 (때로는 상충하는) 관점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네 문구를 일일이 거론할 수는 없으니까, 그 중 두 개만 거론한다.
노무현 정부와 그 지지자들을 "자유주의 세력"이라고 일컫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어느 정도 통용되는 문법이다. 그러나 과연 문재인, 김두관, 유시민, 천정배, 정동영, 박영선, 이동걸, 이정우, 김병준, 조기숙, 한명숙, 송민순, 김종훈, 김현종, 기타 수많은 인사들을 "자유주의 세력"이라고 묶어서 말하기만 하면, 이들이 하나의 세력이 되는가?
더구나 이들 가운데 과연 누가 스스로 "자유주의자"임을 내세울지 나는 대단히 궁금하다. 이들을 대충 묶어 부르는 맥락에서는 "자유주의"라는 말이 사용될 수 있겠지만, 노무현 정권의 공과를 따지고 들어가는 맥락에서는 가급적 "자유주의"라는 말을 빼고 말해야 쟁점의 초점이 부각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실책이 신자유주의라는 다섯 글자로 정리가 될까? 애당초 무엇이 실책이었는지부터 정리가 전혀 안 되어 있는 것이 현재 한국 진보적 지식인 공동체의 엄연한 현황이다. 이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특정한 세부 사항들을 거론해야 하고, 그러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하려면 누구든 자신의 밑천을 공론장의 도마 위에 드러내야 하는 데, 이는 누구에게나 실존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이다. 반면에 "신자유주의"라는 낙인은 자신의 밑천을 드러낼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아주 편리한 공격 무기가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장은주는 책의 제1장에서 "방법으로서의 한국"을 촉구하고 있다. 나는 그의 촉구에 대한 반응으로서, "지식인들이 주제의 세부 사항을 꼬치꼬치 파고들어가지 않고, 일반 범주를 지칭하는 단어들을 많이 사용하면 할수록, 공론장의 역할이 국가 권력에게 압도당할 위험이 높아진다"고 대답한 것이다. 그리고 장은주가 "자유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방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