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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불안 키우는 ‘루머의 정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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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머의 정치화’ 댓글 0건 조회 655회 작성일 08-05-07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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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3만여명이 추락, 충돌, 실족, 익사, 자살 등으로 사망하는데도 무심히 넘어가는 나라. 10만명당 10명 이하 사망률이면 사회적으로 수용 가능하고, 1명 이하면 바람직하다는 선진국의 교통사고 기준에 비추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10만명당 17.2명에 이르고, 자살률은 25.2명이나 됨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사회적 논란이 없는 나라. 바로 그런 나라 대한민국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데 이 나라에서 불과 며칠 사이에 현실화하지도 않은 인간광우병에 분개하여 서명한 인원이 100만명이 넘고, 촛불시위에 수만 명이 나섰다.
 
대견한 일이라고 하기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비과학적·비합리적 위험 담론이 사회 갈등을 극대화시키는 또 다른 위험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물론 위험을 단순히 객관적인 수치로만 비교하는 것은 곤란하다. 자동차 사고로 인한 사망률이 훨씬 높은데도 사람들은 비행기 사고를 더 위험하게 느낀다.
 
자신이 노력해도 피할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확률과 객관성, 그리고 과학적 인과관계를 중시하는 전문가들과 달리, 일반인들은 직관적으로 위험을 인식하며 자신의 경험이나 단일 사례를 절대화하는 경향이 있다.
 
아울러 알려진 위험보다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unknown) 위험에 대해 훨씬 더 공포스럽게 느낀다. 그래서 정확한 위험소통 능력을 갖추는 것은 국가적 위험관리 시스템의 핵심 요소다.

그런데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수입을 둘러싼 정치 공방이 인간광우병 괴담으로 변질된 이유는 소통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적절한 시점에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맥락에서 설득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정부가 국민 설득을 통한 정당성 확보라는 위험소통의 제1원칙을 생략한 것이다.

그 빈자리는 ‘낚시질’ 수준의 확인되지 않은 괴담들로 채워졌다.
 
유명 연예인 팬클럽이나 포털의 공론장에서 소수의 활동가들이 퍼 나르는 메시지는 한두 다리만 건너면 순식간에 수백만 명에게 전달되는 ‘좁은 세상’의 위력, 즉 티핑(tipping) 현상을 만든 것이다.

영어 몰입교육에서 시작하여 자립형 사립고 확대, 대입 제도 변경, 방과 후 사교육 도입 등 불쑥 제시된 교육 개혁안으로 피해 의식을 가진 학생들에게 미국산 쇠고기 도입의 최대 피해자가 단체급식을 받는 자신들이라는 메시지는 쉽게 고착됐다.
 
숭례문 화재, 허베이 스트리트호의 기름 유출, 초등학생의 집단 성폭행, 아동 대상의 성범죄,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의 신종 재난으로 인해 한껏 고조된 위험에 대한 민감성도 크게 작용했다.
 
 바야흐로 ‘사회적으로 구성된 위험’이 사회적 갈등의 전면에 부각되는 ‘위험사회’의 정치가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사소한 위험이 쉽사리 사회적으로 증폭되고 정치화하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전염성이 높은 메시지에 의한 돌발적이고 자발적인 대규모 집합 행동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위험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제도화할 임무가 있는 정치권의 무능과 정략적 접근은 위험을 둘러싼 갈등을 오히려 증폭시키고 있다.
 
그 와중에 무책임한 진보 재야는 국민의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루머의 과잉 정치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미 위험사회의 정치를 본격화한 유럽에서 확인하듯, 해결의 관건은 정부의 신뢰도 제고로 모아진다. 몇 년 전 런던 지하철 테러사건이 차분하게 마무리된 이유도 영국민이 정부에 보낸 높은 신뢰에 있었다.
 
이명박 정부가 효율성뿐만 아니라 정당성에, 당장의 성과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장기적인 효과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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