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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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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7급 댓글 0건 조회 1,134회 작성일 11-07-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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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에서 5급 가는데 '16년'
교육 거의없고 보조업무만
입문때부터 '구조적 차별'
학력차이 거의 없어졌는데
상관들은 고시출신만 선호
그들끼리 국장자리 밀어줘

중앙 부처에 근무하는 오칠구(가명) 서기관은 유명 사립대를 나왔다. 80년대 초반 학번인 그는 행정고시를 쳤지만 떨어졌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계속 공부만 할 처지가 못됐다. 눈높이를 낮춰 7급 시험을 보고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청운의 꿈을 품었지만, 5급(사무관)이 되기까지 13년을 보냈다. 고시에 붙어서 사무관으로 출발한 '선택된 사람들'과는 엄청난 격차가 벌어졌다. 이제 지천명의 나이가 된 그는 고위 공무원단(1~2급)에 끼는 국장은 언감생심이라고 했다. 고시에 붙은 대학 후배들은 이미 오래전 그를 치고 올라갔다.

다른 출발이 공무원 사회에서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비고시 출신 재정부의 한 간부는 "입문할 때의 차이가 이렇게 평생 지속될 줄 알았으면, 좀더 늦더라도 7급으로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평생 후회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처음 들어올 때 고시와 비고시 사이에 학력의 차이가 거의 없고, 능력도 평생 따라잡지 못할 만큼 차이가 난다고 볼 근거는 없다. 채용 당시 학력은 비슷하다. 모두 서울과 지방의 유명 대학 졸업생들이다. 경쟁률은 오히려 비고시가 더 치열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비고시 출신 중에서도 일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이 많지만, 상관들은 고시 출신을 선호한다"며 "아무래도 고시 출신들이 일도 더 잘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로 갈수록 비고시 출신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능력이 아니라 유무형의 구조적 차별 때문이다. 고시 출신은 출발하는 순간부터 더 나은 교육과 훈련을 받는다. 고시에 붙으면 임용 전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6개월 동안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부처에서도 6개월 실무수습을 거친다. 반면 7, 9급 임용자에겐 교육이 없다시피 했다. 최근에야 한 달 정도 교육을 받는다.

어디서 출발했느냐에 따라 하는 일도 달라진다. 비고시 출신들은 공무원 초임 시절 주로 허드렛일을 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9급 출신 한 서기관은 "중앙 부처에서 6~7급은 업무 보조자다. 주로 조직의 일반 관리·행정, 민원 처리 등의 시다바리(뒤치다꺼리하는 사람) 업무가 주어진다"며 "반면 고시 출신들은 정책 등 업무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보직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기획재정부 등 부처의 주요 업무 과장은 고시 출신이 독식하고 있다. 공무원의 인사를 다루는 부처의 인사팀장(운영지원과장) 자리는 대부분 고시 출신의 몫이다.

고시 출신의 끼리끼리 문화를 비판하는 내부 시선도 많다. 재정부의 한 간부는 "고시 출신은 능력이 좀 부족해도 웬만하면 국장까지는 하고 나간다"며 "학연과 지연에 더해 고시 출신이란 끈으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는 전통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고시 출신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장벽은 이처럼 공평한 기회를 주지 않는 것과 함께 비고시 출신들이 5급까지 가는 데 걸리는 15년 안팎의 긴 시간이다. 사무관의 나이만 봐도 고시, 비고시 출신인지 안다는 공무원들의 우스갯소리는 빈말이 아니다. 출발선이 다르고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 승진 자격조차 갖추기가 쉽지 않다.

고시는 일본 제도를 본뜬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내년부터 고시제도를 폐지할 예정이다. 고시제도가 유지되는 곳은 세계에서 대만과 우리나라뿐이다. 한 비고시 출신 서기관은 "지난 수십년 동안 고시와 비고시 간 장벽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한번도 없었다"며 "장기적으로 5~9급 직급별 채용 방식을 폐지하고, 단일 직급으로 공무원을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능력있는 비고시 출신들이 최소한 5급까지 빠르게 승진할 수 있도록 특별승진제도 등을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대안일 수 있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교수는 "우선 정부가 5급 이하 출신들이 상위 직급으로 승진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개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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