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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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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빙 댓글 2건 조회 1,219회 작성일 11-01-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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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빙      
                                             신철규
 
입김으로 뜨거운 음식을 식힐 수도 있고
누군가의 언 손을 녹일수도 있다
 
눈물 속에 한 사람을 수몰시킬 수도 있고
눈물 한방울이 그를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
 
당신은 시계방향으로
나는 시계반대 방향으로 커피 잔을 젓는다
 
맞물린 톱니바퀴처럼 우리는 마지막까지 서로를 포기하지 못햇다
점점, 단단한 눈뭉치가 되어갔다
입김과 눈물로 만든
 
유리창 너머에서 한 쌍의 연인이 서로에게 눈가루를 뿌리고 눈을 뭉쳐 던진다.
양팔를 펴고 눈밭을 달린다
 
꽃다발 같은 회오리바람이 불어오고 백사장에 눈이 내린다
하늘로 날아오르는 하얀 모래알
우리는 나선을 그리며 비상한다
 
공중에 펄럭이는 돛
새하얀커튼
해변의 물거품
 
시계탑에 총을 쏘고
손목시계을 구두 뒤축으로 으깨버린다고 해도
우리는
최초의 입맞춤으로 돌아갈 수 없다
 
나는 시계 방향으로
당신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우리는 천천히 각자의 소용돌이 속으로
다른 속도로 떠내려가는 유빙처럼,
 
 
 
 
8연으로 된 '유빙'이라는 시인데요.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입니다.
한편의 파로나마와 같은 영화 한 편을 감상하듯 하네요.
마지막 연이 압권입니다.
 
유빙처럼,
쉼표의 의미가 주는 여유가 심호흡을 멈추게 하네요;;

댓글목록

사색 한 모금님의 댓글

사색 한 모금 작성일

저 임진강 너머 눈앞에 또렷하게 보이는 곳이 북한 땅이다.
임짐강 하구의 철책넘어  유빙은 마치

북극권의 바다처럼 얼음덩어리들이 수면을 메우고 있다.
한파가 계속되는 가운데 강 상류의 얼음

조각들이 밀려왔기 때문이다.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상징하는 듯하다.

언제쯤 해빙이 될까.

봄날처럼 평화도 절실하게 그리운 겨울이다.
올해에도 담벽싸움 기싸움으로 세월을 보낼것인가?

백성들의 한을 풀어 줄 묘책을 품은 천기 天機가  우리앞에 나타나기를 기원한다.

이곳의 6급님의 댓글

이곳의 6급 작성일

이곳의 6급들.......
그들 또한

유빙처럼....

어디론가...
떠내려가고 있다....

머무는 곳이 어딘지도....
모를 그곳으로....

누구의 잘못인가......

자신만의 한탄으로
치유해야.....

그래 그냥
그렇게 세월속에...

떠내려 가보자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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