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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연줄 없인 당선 힘든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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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힘든 세상 댓글 0건 조회 765회 작성일 10-04-22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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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연줄 없인 당선 힘든 세상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 언제쯤…

20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하고 신문사 데스크로 있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에 정치인과 정치 지망생들이 많아졌다.
 
출사표를 알리는 전화, 각종 후원을 부탁하는 문자서비스가 잇따르는 걸 보고 선거가 임박했음을 실감하게 된다.

며칠 전 서울의 모 구청장 출마를 준비해온 한 지인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경선을 공정하게 이끌어야 할 지역구 국회의원이 갑자기 모 예비후보 편을 들고 있다며
 
“공천헌금을 받은 것 같다. 취재해 달라”는 호소 겸 제보였다. “공천이 아니라 사천(私薦)이고 기준도 없어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이렇게는 안 할 것이다.” 그는 매우 격앙돼 있었다.

2006년 지방선거 때의 일이다. 군수 출마 희망자가 모 정당에 공천을 신청했더니 도당 위원장 측근이 공천 조건으로 현금 3억원을 요구했단다. 그것도 ‘공정가격’이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곁들여서. 가진 재산을 다 처분해도 이 돈을 만들 수 없었던 그는 무소속 출마를 강행했다. 하지만 아깝게 낙선했고 “빚을 내서라도 3억원을 만들어 줬더라면…”이란 자책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아니나 다를까, 최근 경기 여주군수가 같은 당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현금 2억원을 건네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충격을 줬다.
 
이 군수는 “공천헌금이 아닌 당 운영경비”라고 변명했다지만, 공천받을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돈다발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한 정황이 짙다.

인천에선 한 중진 국회의원 보좌관이 기초의원 예비후보자에게서 공천헌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전북 익산에선 국회의원 측근이 시장 예비후보자에게 공천헌금을 요구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금품이 오간 의혹을 받는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
 
공천을 따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출마자가 많고, ‘검은 공천’을 통해 돈을 챙기는 정치꾼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탓이다.
 
많은 국민들은 여주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고, 정치권의 ‘먹이사슬’을 자명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상당수 국회의원이 지역구의 지자체장을 잠재적인 정치 경쟁자로 생각하고 공천권을 놓지 않으려 해서 이런 사건도 일어난 것…”이라는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의 진단은 설득력이 있다.

이런 식의 불법과 비리를 동원해 공천받아 당선된 단체장의 행보가 어떨지는 불 보듯 뻔하다. 전 양산시장이 선거 빚 60억원을 갚기 위해 뇌물 24억원을 받았다가 목숨을 끊은 게 단적인 예다.
 
민선 4기의 경우 시장·군수·구청장 230명 중 42%가 각종 비리·위법 혐의로 기소됐다.
 
 정치 부패는 행정 비리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풍토를 근절하지 않는 한 건강한 풀뿌리 민주주의 정착은 요원하다.

한 정치 지망생은 여주 돈다발 사건을 놓고 “한편 황당하고 다른 한편으론 비참했다”는 표현을 썼다.
 
광역시의 구청장을 목표로 경력을 쌓고 있는 그는 “공천장사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큰 액수로 대담하게 벌어지는 걸 보니 어이가 없다”며
 
“이런 구조라면 공직은 부를 이룬 사람들의 액세서리가 된다”고 한탄했다. 그는 돈, 연줄 없이 정치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재차 실감했다며 정치 입문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

6·2지방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8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져 어느 때보다 공천을 둘러싼 검은 거래가 활개를 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정당들은 입을 모아 공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공천심사위 구성부터 중앙당의 최종 결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관행’은 바뀌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지자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정당 공천제 폐지 등 획기적인 대책을 찾아야 한다.

또 주민감시제, 주민소환제 등 지자체장의 비리를 막을 제도적 장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 국민들과 사법당국 모두가 두눈을 부릅뜨고 감시해도 역부족이겠지만 말이다.
 
천안함 침몰로 온 국민이 더할 수 없는 비통에 빠진 와중에 목도한 현실이기에 더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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