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이 ‘로또’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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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로또’ 댓글 0건 조회 709회 작성일 10-05-27 08:51본문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16개 광역 시`도지사 선거구 중 15곳에서 한나라당에 패했다.
230곳 시장`군수`구청장 선거에서도 211곳이 참패했었다.
지방 선거 사상 유례가 없는 패전은 2007년 대선에서도 이어져 531만 표차의 대패를 기록했다.
그때 본란은 한나라당의 압승이 열린우리당의 잇따른 실정(失政)과 실인심(失人心), 정치적 에러(Error) 덕분에 얻어낸 승리라는 뜻에서 ‘한나라당은 탁구 당(黨)’이란 비유를 한 적이 있다.
한나라당의 실력이 낫고 잘해서 얻은 승리가 아니라 탁구 게임처럼 상대의 실수 연발로 점수를 얻은 덕분이라는 의미였다.
이번 6`2선거판에서 또 한 번 ‘한나라당은 탁구 당’이란 비판을 받게 됐다.
지난번처럼 상대당의 실점(失點) 덕에 점수를 따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내 쪽에서 계속 ‘에러’를 내 상대 당에 점수 내주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 그런 조짐과 민심의 틈새를 재빠르게 읽어낸 세칭 ‘친노(親盧) 정치세력’이 6`2선거 정치판에 급속도로 떠오르고 있다.
불과 1년 전 국민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고,
떠받들던 주군(主君)마저 잃은 뒤 자칭 ‘폐족’(廢族)이라며
자조했던 친노 인사들이 당당하게 제2야당(민주당)을 눌러가며 단일후보로 나서는 이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한나라당의 탁구공이 계속 테이블 바깥으로 날아가거나 네트에 걸릴 때마다 친노 후보들의 입지는 계속 더 강화되고 진보의 바람은 덩달아 거세지면서 당선 확률도 커져 갈 것이다.
이번 선거판에서 한나라당의 탁구공이 허공으로, 네트 밑으로 어지럽게 튕겨 나가고 있는 사례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말로는 ‘클린(Clean) 공천’ ‘개혁 공천’을 떠들어 놓고 정작 국민공천배심원단이 부적격자라고 결정한 후보를 어거지로 공천한 것이나,
당초 20명 정도 뽑겠다던 기초단체장 여성 공천자를 고작 8명만 챙긴 것 등이 그런 예다. 다문화가정 몫의 비례대표 역시 약속을 다 지키지 않았다.
뭣 하나 약속대로 실천한 게 없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국무총리란 사람은 ‘약속 안 지키는 여자’ 따위 말 같잖은 입 초사로 같은 당 여성 지도자 흠집이나 내며 분열적인 처신을 하고 돌아다닌다.
그런 나사 풀린 행태는 아직도 시장, 구청장, 시`군`구의원들을 지역 국회의원들의 표 모아오는 머슴쯤으로 취급하는 등 ‘반개혁적’ 낡은 정치의식과 풍토가 그대로 살아있음을 말해준다.
공심위, 중앙당, 최고위원회를 오락가락하며 뒤집고,
바꾸고, 다시 또 뒤집다가 무소속으로 튀어나가게 하는 난맥 공천은 제멋대로 튕기고 난비(亂飛)하는 탁구공 모습 그대로다.
선거 판도가 이쯤 되면 ‘로또 선거’란 교육감 선거도 한나라당의 탁구공 향방에 따라 덩달아 천당과 지옥 사이를 오갈 판이다.
엊그제 순서 추첨에서 첫 번 순서를 받아 쥐고 ‘와! 1번, 1번’ ‘한판승이다’고 환호했다는 교육감 후보들도 탁구 당을 생각하면 아직 좋아하기엔 이르다는 말이다.
다 같은 교육감도 호남 쪽에는 2번째 순서를 뽑아야 로또가 된다는 우리네 정치 풍토에서는 아무리 좋다는 순번을 받아들고 있어도 당이 민심을 잃으면 그 로또는 되레 화근(禍根)이 된다. 당선 로또가 아니라 낙선의 부적이 되는 것이다.
친노 정치세력의 부활이 과연 필요한지, 그래서 또다시 좌파적 풍향을 되불게 하는 게 옳은지는 유권자들의 판단 몫이다.
한나라당이 좌파 정치세력의 부활을 막고 싶다면 당장 탁구 라켓을 다잡아 쥐고 똑바로 제대로 스매싱해야 한다.
과거 정권보다 나을 것 없는 탁구 실력을 보이면 세상이 다시 뒤바뀌지 말란 법이 없다.
1번이 로또가 되느냐 꽝이 되느냐는 결국 한나라당 하기에 달렸다.
정신 좀 차려라. 10년 헤맸으면 충분하다.
또 한 10년 더 잃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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