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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수도분할 사례·순리(順理)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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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순리(順理) 댓글 0건 조회 754회 작성일 10-04-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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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겨울의 차가운 기운을 거둬가고 따듯한 바람과 함께 새로운 싹을 틔우는 계절이 돌아왔다.
 
매년 돌아오는 봄이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겨울 지나 봄이 오는 계절의 순리(順理)가 신비롭기만 하다.
 
세상사 순리대로만 하면 문제될 게 없다고들 하지만 사람 사는 것이 꼭 순리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자연의 순리가 경이롭고 반갑게 느껴진다.

세종시 문제를 놓고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부부처를 옮기는 것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는 물론이고 이해 당사자인 지역주민, 다른 지자체들도 세종시 처리 해결방안을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세종시 문제 역시 순리대로 처리하면 좋으련만 모두가 자기 주장만 옳다고 얘기하는 터라 도대체 무엇이 순리인지 알 수가 없게 된 형국이다.

최근 있었던 독일 출장은 필자에게 세종시 해법에 있어 무엇이 순리인지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 준 좋은 계기가 됐다.
 
 독일 역시 본에 있었던 정부부처를 베를린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었던 터라 독일의 교훈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았기 때문이다.
 
세종시 해법, 무엇이 순리인지 독일의 사례를 통해 몇 가지 짚어봤다.

첫째, 독일의 행정기관 분리는 역사적 순리를 따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난 결과다.
 
 행정기능 분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례를 드는 경우가 바로 선진국인 독일도 본과 베를린으로 나눠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에는 독일의 역사적 특수성이 빠져 있다.
 
통일이 되면서 본에 있던 모든 연방부처를 수도인 베를린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본 지역이 반발하면서 어쩔 수 없이 일부 부처를 남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600년 이상 수도였던 곳에서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분산시키는 세종시와는 논의의 틀이 다른 것이다.

둘째, 효율성의 문제다. 독일은 부처 분산으로 연간 160억원 정도의 출장비를 쓰고 있다.
 
행정기관이 분리되지 않았다면 안 써도 되는 돈이다. 이 같은 직접 비용을 빼고도 시간 낭비, 본 지역 근무 공무원들의 열등의식, 정책결정 지연 등 측정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독일은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방정부의 주요 정책결정 기능을 모두 베를린으로 이전했다.
 
그러다 보니 본의 본부는 명분만 있을 뿐이다. 본에 본부를 둔 6개 부처 소속 공무원 중 43%가 베를린에서 근무하고 있다.
 
 독일 연방감사원은 이 같은 비효율성을 매년 지적하고 있지만 이전비용 문제가 걸림돌이라고 한다.

셋째, 행정기관 이전이 과연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문제다.
 
연방부처를 베를린으로 옮기면서 발전한 곳은 베를린이 아니라 오히려 본이다.
 
이전 당시 연방정부가 본에 지원한 돈은 약 2조5천억원. 본은 이 중 약 1조5천억원을 과학·연구 등에 집중 투자, 고급인력을 양성하고, 우수 기업들을 유치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본은 DHL 본사와 UN산하기구, 국제NGO기구 등이 소재한 도시로 탈바꿈했고, 행정기관이 있던 때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다.
 
 그렇다면 베를린은 어떻게 변했을까. 수도 이전 당시 인구 500만명을 기대했지만 베를린의 인구는 현재까지도 350만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구(舊)동독 지역의 많은 기업이 대부분 구서독 지역으로 이전해 갔기 때문이다.
 
 이는 행정기관 이전보다, 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지역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다.

세종시의 발전을 원한다면 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그래도 행정기관을 이전해야 한다면 각종 낭비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세종시 걱정만 할 게 아니라 다른 지역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독일은 정부부처를 보내는 본을 설득시키기 위해 자금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을 펼쳤지만
 
우리는 떠나보내는 지역은 안중에도 없고 중앙부처를 받아들이는 지역에 대한 걱정만 하고 있다.

가는 것이 순리라면, 보내는 지역에 대한 배려도 순리다.
세종시 문제의 슬기로운 해결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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