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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에 감염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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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욕설 댓글 0건 조회 865회 작성일 10-02-0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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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에 있는 매장을 시작으로 전국의 세븐일레븐에 산뜻한 딱지가 두 장 붙었다. 딱지라니까 어렸을 때 놀이하던 딱지를 연상하는 이도 있겠지만 스티커의 다른 이름으로 딱지란 말을 쓴다.
 
애당초 딱지는 '놀이딱지'이기도 하지만 우표나 증지처럼 붙이는 종잇조각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스티커(sticker)'에 익숙하고 '딱지'에 낯선 삶을 살고 있다. 딱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고삐 풀린 말들 속에 멀어지는 우리 사이(으뜸상 유보람). 난데없는 외국어에 갈데없는 우리말글(버금상 송유경).

어렸을 때 욕 좀 했다는 말은 이제는 달라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최근 화제가 된 '빵꾸똥꾸'도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일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른 것 같다. 어른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빵꾸똥꾸 이상의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이들이 많다. 물론 욕이 곧 악은 아니다.
 
말은 곧 인격이라는 말이 있지만 욕을 잘 하는(?) 이들 중에도 고상한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심성이 고운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나 입이 좀 걸어. 원래 그래. 친구 사이에 욕 좀 하면 안 되나? 갑자기 끼어들기에 욕 좀 했지. 하지만 욕은 욕이고 인격은 인격이야. 차원이 다른 얘기지. 여하간 나 인격자야. 나 고상해. 나 교양 있어!"

욕을 참 잘(?) 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이 하는 욕은 상스럽지 않고 친근하게까지 들린다. 허물없는 사이를 증명하기도 하고 끈끈한 정을 대변하기도 한다. 욕을 재미있게 해서 남을 웃기는 이들도 있다.
 
재주가 참으로 신통하다. 하지만 욕은 그렇게 웃기고 정겹고 즐겁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욕을 하고 나면 속이 후련할 때도 있겠지만 가슴이 아플 때도 있다. 욕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 타인에게 깊은 상처를 준 욕은 부메랑처럼 되돌아와 자신에게 더 큰 상처를 안겨준다. 욕은 인간관계를 파괴한다. 이것이 욕의 가장 큰 폐해이다.

그런데 어느 새인가 우리 사회는 욕설에 감염돼 있었다. 욕설은 남녀도 나이의 많고 적음도 직업이나 신분의 차이도 따지지 않고 시간과 장소도 가리지 않았다. 친구를 부를 때는 이름 대신 욕을 쓴다. 다른 차가 내 차를 스치기만 해도 욕을 한다. 조폭 영화는 대사의 반이 육두문자이고, 모처럼 친구들과 어울리는 술자리는 그 영화에서 들은 욕을 실험하고 검증하는 장소이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저 평범해 보이는 여학생들이 지하철 안에서 주고받는 거친 욕설을 들었을 때의 당혹스러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인터넷에서 청소년들이 '욕설 배틀'이라는 이상야릇한 게임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것도 지난해였다.

한글문화연대에서는 '아름다운 말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듭니다'라는 주제를 내걸고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바른말 고운 말 표어 공모전을 실시했다. '거친 말은 독이 되고 고운 말은 덕이 된다', '당신의 아이에게 꿀벅지를 설명하라',
 
'고운 말은 친구를 웃게 하고 나쁜 말은 친구를 울게 한다', '너는 (막)바로 쓰니 나는 (똑)바로 쓴다', '세종대왕 하늘에서 사전 찾다' 등도 수작이었지만,
 
 '엄마, 욕 배우기가 제일 쉬웠어요'는 우리 언어생활이 거친 말과 욕설로 뒤범벅되어 있는 현실을 잘 드러낸 표어였다.

으뜸상은 '고삐 풀린 말들 속에 멀어지는 우리 사이'였다. 으뜸상 수상자 유보람 양의 지적처럼 거친 말과 욕설로 범벅된 우리의 언어생활은 고삐 풀린 말이나 다름없고 인간관계는 파탄 일보직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말을 돌아보고 보살피자. 말이 건강하고 아름다워야 우리의 삶도 건강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

욕설에 감염된 사회를 치유할 수 있는 백신은 바른말 고운 말 아름다운 말이다. 아름다운 말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 아름다운 말이 아름다운 미래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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