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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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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서적 댓글 0건 조회 820회 작성일 10-02-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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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ntimental value is very high for me." 손을 씻기 위해 잠시 빼놓았다 잃어버린 반지를 찾는다는 공고문 내용 중 일부다.
 
몇 푼 되지 않는 싸구려 반지이지만 애인에게서 받은 첫 선물이라 꼭 찾고 싶다는 내용이다.
 
미국에서 공부할 때 대학 세면장에서 잠깐 읽었지만 필자는 오래도록 이 문장을 잊지 못한다.
 
이 짧은 문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물질적 가치 못지않게 정서적 가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주 귀한 보물을 가지고 있다. 40여 년 전 고향 뒷산을 개간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토기 두 점이다.
 
일본에 사는 친척이 마음에 든다고 하여 출국할 때 하나를 들려 보냈더니 세관의 문화재 반출금지 딱지가 붙은 채 반환된 적이 있지만 객관적으로 가격이 매겨진 물건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찍이 고향을 떠나 생활해 온 필자에게는 어린 시절 추억과 향수를 느끼게 해 주는 소중한 존재다.

주변의 권유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진품 감정을 받아볼까 하는 생각도 해 봤다. 비슷한 토기가 꽤 비싼 가격으로 감정되는 걸 본 적도 있었다. 그러나 어떻게 결정이 나든 그것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변할 것 같아 겁이 났다.
 
싸구려로 판명된다면 그동안 마음을 풍요롭게 해줬던 정서적 가치마저 퇴색될 수 있고, 고가 유물로 감정된다고 해도 그것을 '돈이 되는 물건'으로만 바라보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에는 건축한 지 몇 세기가 되어 마루 바닥이 삐걱거리고 창문도 불편하게 열리는 호텔이 많다. 숙박비도 현대식 호텔보다 비싸다.
 
편리성과 금전적인 문제만 고려한다면 묵을 이유가 없는 호텔이지만 예약하기도 힘들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곳에 담긴 세월의 흔적과 역사적인 의미를 높이 평가해서가 아닐까. 소위 '스토리'와 관련된 정서적 가치 때문이리라.

마음 속에 소중히 간직한 자기만의 보물의 가치는 돈의 잣대로 측정할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막상 물질의 유혹 앞에서 판단력이 흐려지는 것이 사람이다.
 
그래서 보물의 현실적 가치를 굳이 낱낱이 파헤쳐 종종 실망하거나 긁어 부스럼을 만들기도 한다. 후회를 해도 이미 때는 늦다. 우리가 정서적 가치를 다루는 데 보다 신중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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