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옷깃을 여미고 광정(匡正)을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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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광정(匡正)을 댓글 0건 조회 785회 작성일 09-12-10 15:45본문
(MB) 정부는 어느덧 출범 2년이 된다.
고심 어린 집권 중반기에 접어든다.
전 정권을 손가락질하다가 이제는 손가락질을 받는 갑을 교체기에 서게 된다.
집권 초기 꽃을 피웠던 정책은 작은 열매가 되어 굵어 가고, 사람들도 정권의 속성에 익숙해지면서 새로운 미래를 점치기도 한다.
정권은 어디로 가는가, 차기 권력은 어떻게 되는가 등은 자연스러운 관심사다.
집권층은, 그간 잘해왔다면 흐뭇할 것이고 아니라면 조급하고 답답할 것이다. ‘5년짜리 임대 권력’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스스로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대통령의 권력은 대개 임기 절반쯤 이르러 그 실체가 드러난다.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부 모두 그랬다.
5부 능선 언저리에 이르면 호흡이 가빠지고, 집권 후반기가 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마저 생긴다.
이명박 정부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는 듯하다. 하나 다른 점은 집권 초기 역성혁명을 체감할 만한 ‘한 건’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도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는 듯하다. 하나 다른 점은 집권 초기 역성혁명을 체감할 만한 ‘한 건’이 없었다는 점이다.
한 건의 대표적인 사례는 김영삼 정부의 금융실명제 도입과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 척결이다.
그건 자본·민주주의의 혁명이었다. 국민은 공감을 넘어 열광했다. MB정부에게선 하늘을 가르는 섬광이나, 민심을 몰아치는 카리스마가 있었는지 별 기억이 없다.
노무현 정부처럼 광팬도 없다. 밤낮으로 뛴 것 같지만 돌아보면 제자리걸음이다. 집권 당사자들이야 무슨 소리냐 하겠지만 국민적 체감은 그러하다.
뭔가 묵직한 이슈를 한두 건 해도 레임덕은 찾아오기 마련인데 MB정부는 그것조차 없으니 걱정스럽다. 추동력 약화 현상이 뚜렷하다.
작년에는 촛불사건으로 1년을 허비하더니 올해는 대운하와 4대강 논란에다 세종시 문제로 귀중한 시간을 죽이고 있다. 지난 2년은 ‘1년 촛불 +1년 토목공사’ 논란뿐인 셈이다. 소모적인 패싸움은 끝이 안 보인다. 이러다간 금방 5년 임대 기간이 만료되고 집을 비워주게 된다.
무엇이 문제였는가. 정권교체를 각인시키지 못한 것이 최대 패착이다. 10년 좌파정권을 531만표로 끌어안으려 했던 것은 전략적 판단 미스다.
작년에는 촛불사건으로 1년을 허비하더니 올해는 대운하와 4대강 논란에다 세종시 문제로 귀중한 시간을 죽이고 있다. 지난 2년은 ‘1년 촛불 +1년 토목공사’ 논란뿐인 셈이다. 소모적인 패싸움은 끝이 안 보인다. 이러다간 금방 5년 임대 기간이 만료되고 집을 비워주게 된다.
무엇이 문제였는가. 정권교체를 각인시키지 못한 것이 최대 패착이다. 10년 좌파정권을 531만표로 끌어안으려 했던 것은 전략적 판단 미스다.
이 땅의 사람이면 누구나 안고 가는 것이 정치적 도리겠지만 좌파와 우파는 그 이름만큼이나 성질이 다르다.
심하게 말하면 뿌리가 다른 것이다. 적당히 섞으면 정체성 혼란이 일어난다.
정부와 각 기관에 숨어 있는 거부 세력들은 헌 칼로 정권에 생채기를 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대통령이 북악산에서 아무리 외쳐본들 계곡 아래까지 들리지 않는 까닭이다.
최소한 전 정권의 구조적인 부정부패는 소탕했어야 했다.
최소한 전 정권의 구조적인 부정부패는 소탕했어야 했다.
세간에서는 D기업은 전 정권 실세 모씨의 것이며,
누구 누구는 해외에서 수천억원을 빼돌려 돈세탁하고,
국립대를 이용해 거금을 빼돌렸다는 속설도 은밀히 떠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숨겼다던 5000억원은 약과다. 수조원의 돈을 챙겼다는 말들이 나온다.
정황을 들어보면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다. 특히 MB정부의 실세가 전 정권 사람들과 밀거래를 하고 뒤를 봐준다는 소리까지 나오니 기가 막힌다.
실체가 있든 없든 그것은 민심의 한 자락이 되어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정부 말기 허술한 부위에 비수로 꽂히면 치명적일 수 있다.
정체성은 정권과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토목공사로 갈음할 일이 아니다.
정체성은 정권과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토목공사로 갈음할 일이 아니다.
시대정신과 국민감정, 국가이념 등의 총체적 개념인 국가 정체성이 어찌 개발 시절의 토목사업과 비교될 수 있겠는가.
하천 정비 등은 그것대로 의미가 크지만 그것만 갖고 유한한 정권을 성공시키겠다면 방향 착오다.
외교나 대북 관계 등에선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내치(內治)에는 철학적 방향이 안 보인다.
기초과학 없는 공학, 인문학 없는 사회과학 같다. 그건 모래성일 뿐이다.
MB정부 하면 뚜렷한 테마가 떠오르지 않는 이유는? 길게 말하면 잔소리다.
노무현 정부는 100년 전 동학혁명과 일제 강점기 친일 문제 같은 거대 담론을 들먹이며 과거 청산을 부르짖었다.
전 정권의 구조적 부조리와 현 정권의 부패 고리가 MB에게는 왜 안 보이는가.
이제 옷깃을 여미고 광정(匡正)을 할 때다.
국가 정의와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다.
때를 놓치면 약삭빠른 민심은 그냥 돌아서고 만다. 3년은 금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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