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갈취 기자들 무더기 구속... 몸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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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이비기자 댓글 0건 조회 1,241회 작성일 09-11-26 16:57본문
공사 현장을 찾아가 비산먼지가 날리는 것 등을 트집잡아 보도할 것처럼 위협하고 금품을 갈취한 사이비 기자들이 울산경찰청에 대거 적발됐다.
특히 이들은 공사현장 뿐 아니라 대형마트 특판 행사 등 허가받지 않고 하는 행사에 대해서도 비난기사를 게재한 후 다른 보도를 막아주겠다고 갈취하는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현장에 나타났다. 한 공사현장에 수십 명의 기자가 번갈아 찾아와 금품을 갈취하기도 했다.
울산을 비롯한 부산, 경북 경주, 경남 양산 등 17개 언론사 32명으로부터 피해를 본 업체가 42곳에 달하고 금품 갈취나 광고료로 입금한 금액이 4억7000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경찰청은 이들 가운데 8명을 구속하고 7명을 불구속 입건했으며, 나머지 17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는 등 모두 등 32명을 상대로 수사하고 있다. 하지만 창간 광고 협찬 요청 등으로 함께 사이비 기자 명단에 오른 일부 군소 신문이 "지역언론이 모두 같은 판국인데 왜 힘없는 언론만 적발하냐"고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울산 A주간지 관계자는 "모든 일간지에 광고가 나왔고 사이비 기자처럼 공갈을 해서 돈을 받은 적이 없는데 대표자 이름까지 명단에 올라 명예가 훼손됐다"며 "만일 죄가 된다면 모든 지역언론을 다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한편 피해 업체들은 경찰 진술에서 "기자들이 관할 관청에 신고하면 곤란해지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금품을 제공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피해업체들은 회사 장부에 당시 상황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한 인터넷 언론 기자에 대해 '없어져야 할 놈'이라고 적었다. 또한 한 업체관계자는 모 신문사 기자가 4회에 걸쳐 구청에 신고하고 타 언론 보도를 막아주겠다고 갈취한 것을 두고 '진짜악질'이라고 진술하며 적대감을 보이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26일 "전문지 언론과 주간지, 일간지, 인터넷언론 등 적발된 사이비 기자의 소속 매체는 다양하다"며 "이들이 직접 금품을 갈취한 것 외에도 광고료로 거액을 입금받은 사실에 주목하고 해당 언론사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황으로 볼 때 일부 건은 언론사 윗선의 개입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적발해 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금까지의 사례로 볼 때 피해업체들이 보복을 두려워해 진술을 꺼리고 해당 기자로부터 윗선 지시 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에서는 이번 기회에 지역 언론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해당 기자의 비뚤어진 의식이 가장 큰 문제이지만 사이비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지역언론의 구조적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같은 사건이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자본과 여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언론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기자들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기 때문에 결국 사이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이번에 적발된 군소언론은 깃털에 불과하며, 주요 일간지를 포함한 지역 언론들이 그동안 벌여온 행태를 이번 기회에 밝혀내고 재발을 방지하는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이번에 적발된 한 주간지의 경우 창간 광고 협찬 요구 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실제로 대부분 지역언론이 현재 대동소이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 지역 관공서의 한 관계자는 "출입기자를 시켜 광고 협찬 뿐 아니라 주최 행사의 티켓을 사 달라고 하는 언론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 괴로울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울산지역 언론인 A씨는 "많이 개선되기는 했지만 일부 지역언론의 간부들은 월급이 없는 곳이 대다수"라며 "그들이 먹고살기 위해 어떻게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청년 취업난 등으로 고민하다 청운의 꿈을 품고 지역언론에 입사한 후 저임금 등 구조적 문제로 사이비로 전락하는 젊은 기자들을 볼 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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