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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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졸장부 댓글 0건 조회 700회 작성일 09-10-27 09:54본문
큰 싸움을 만들지도 못하고
큰 도적도 되지 못하고
큰 장사도 꾸리질 못하고
큰 글도 쓰지 못하는
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싸우다 보면 이웃들이 더 눈에 밟히고
이웃 보다는, 내 처 새끼들이 더 애절한
나는 필부의 졸장부이로소이다
싸움도 큰 싸움을 하고 싶고
도적이 된다면 큰 도적놈이 되고 싶어도
졸장부 가슴은 언제나
언덕 비탈에 걸려 아래만 바라봅니다
졸장부 가슴에도
썩은 땅을 갈아엎어 새 씨앗을 뿌리고
호수처럼 수평의 세상도 그려 봅니다
혁명을 꿈꾸는 무명의 동지들은
오늘도 맨발로 벌판을 해매이고
별 이 된 열사들은
졸장부 머리위에 반짝거리고
졸장부 작은 가슴은
오늘도 숨어 엎드려
하늘도 바라보질 못하고
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나는, 나는 졸장부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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