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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에 임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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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내기 댓글 0건 조회 711회 작성일 09-09-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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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 있어 내기는 양념이다. 어색하고 밋밋한 분위기를 화기애애, 시끌벅쩍하게 만들어 결코 잊지 못할 추억을 한편 제작한다.

물론 골프가 양념이 되는 주객전도(主客顚倒) 상황, 도박이냐 아니냐를 논할 만한 수준이라면 말은 달라진다. 여기서 말하는 내기 골프란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골퍼들이 고개 끄덕거릴만한 상식 수준이다.

골퍼가 내기에 임할 때 필요한 자세가 있다.
일단 하수(下手)들은 핸디를 받을 때 절대 한꺼번에 받지 말아야 한다.
 
1번홀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 각자 자신의 핸디캡을 신고한 뒤 그에 따라 핸디를 분배할 때 무조건 엄살을 부려 되도록 많은 핸디를 확보하되 일단 9홀 것만 먼저 받는다.

왜냐, 보통 후반으로 접어들면 배판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첫 홀에서 18개 홀의 핸디를 다 받았으나 9홀 이후 배판 상황에 접어든다면 누가 봐도 하수가 손해다.

후반에 다시 핸디를 챙겨 받는 것은 또한 새롭게 내기에 임할 기운을 북돋아 준다. 내내 지던 하수들도 핸디를 다시 받고 나면 해볼만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적어도 새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용기가 생긴다. 비록 받은 핸디를 고스란히 남겨도 돈을 잃는 절망적인 상황일지라도 말이다.

하수는 또 걸음은 빨리 하되 샷 하기 직전에는 반드시 느릿해져야 한다. 보통 맨 마지막에 티 샷을 하고 세컨 샷은 맨 먼저하며, 제일 많이 클럽을 휘두르며, 언덕이나 골짜기 등 험한 곳을 두루 돌아보며 다니기 때문에 하수들은 바쁘다.
 
돈 나갈 생각에 마음까지 바빠진다. 당연히 스윙이 빨라지고 미스 샷 연발 사태가 발생한다. 이 연결 고리를 끊는 방법이 스윙 직전에 느릿해지는 것이며 그 계기는 심호흡이다. 스윙 전에 심호흡을 세번 이상 하라.

성급히 배판을 부르지 않는 것 또한 하수의 자세다. 특히 자신이 크게 잃은 뒤 열 받아 부르는 배판은 십중팔구 더 큰 참사를 부른다. 물론 단번에 잃은 돈의 절반 이상을 복구할 수 있을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그 절반이 또 나가게 된다.

벙커나 깊은 러프에 빠지면 절대 그린을 바로 노리지 말고 1타 더 친다고 생각해야 한다.
 
지극히 당연한 이 말을 실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 잘 알지만 그래도 주문처럼 외워야 한다. 욕심내면 1타 아끼려다가 3타, 4타를 이자로 내게 된다.

고수들은 반대로 핸디를 절대 나눠 주지 말고 첫 홀에서 단번에 다 주고 배판이 되든, 삼 배판이 되든 신경 쓰지 말 일이다. 주머니가 두둑해졌다고 봐주며 치겠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말 일이다.
 
골프는 막판까지 어찌될 지 아무도 모른다. 끝까지 쫘~악 긁었다가 개평을 듬뿍 떼어줄 일이지 결코 적당히 조절한다고 중간에 약한 마음을 먹어서는 안 된다.
 
자칫 초반에 너무 많이 땄다는 부담 때문에 흔들리면 하수에게 개평 받는 일이 생긴다.

하수들이 부르는 배판은 충분히 즐기되 말리는 척은 해준다. 막판으로 접어들수록 잃은 사람은 조급해져 만회할 방법을 찾게 마련이고 욕심 내며 배판을 외치게 된다.
 
이 때 티 나게 좋아하는 것이 하수를 더욱 열 받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지만 지나치면 완전히 심정 상해 다시 상종 못할 수도 있으니 적당하게 말려본다. 말릴 때도 약 오르지 않게 적당히 조절하시길….

‘먹튀(먹고 튀다)’ 소리 듣지 않는 것도 고수의 자세다. 라운드 전에 양해를 구해 끝나자 마자 떠나기로 하지 않은 이상 적어도 캐디피 내고 밥은 살 일이다. 딴 돈 한도 내에서 말이다. 이겨서 즐겁다면 더 낼 수도 있겠다.

특히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잃은 사람들 앞에서 딴 돈으로 자기 물건 사는 것이다.
 
어떤 고수 하나가 라운드 마친 뒤 프로샵으로 직행, 딴 돈으로 골프화를 사는 바람에 뒤따라 오던 ‘잃은 자들’ 3명이 엄청 열 받는 걸 본 적이 있다. 그 후로 그 고수는 그 모임에 초대되지 못했다.

고수 주머니에 들어간 내 돈이 그 사람 퍼터도 되고, 드라이버도 되며 때로는 자동차 바퀴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다들 알고는 있지만 눈 앞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다들 심정 상하게 마련이다.

골프 맛을 더하려고 친 양념 내기가 골프의 맛을 아예 바꿔 버리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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