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박과장과 김주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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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펀글 댓글 2건 조회 1,922회 작성일 09-07-28 11:29본문
김이박 과장과 김주사 이야기
“김주사, 이거 오타잖아. 맨날 오타내면 어떡해, 어제 지시한거 어떻게 됐어”
김이박 과장은 오늘도 직원을 불러 연타를 날린다. 그런데도 젊은 김주사는 변함이 없다.
인사이동이다 뭐다 건수만 잡히면 부서 단합대회를 한다.
술이 몇 순배 돌고 이 자리 저 자리 옮겨 다니며 술을 권한다.
같은 술잔으로 계속 잡아 돌리는 그 잔을 받아 먹기엔 김주사는 정말 싫지만 김이박 과장은 그 자리에서도 직위를 발동한다.
“내가 김주사만할 시절에는 말이야........” 그 설교는 끝이 없고 직원들은 말이 언제 끝날 때 인지만 기다리며 서로의 눈치를 본다.
어떤 여직원은 강권하는 술에 압사당하는 분위기다. “술도 못먹는게”하는 말이 스스럼없이 높은 직위에서는 흘러나온다.
오늘의 부서 단합대회를 통하여 김이박과장의 권위와 존경이 또 멀어져 감을 신세대 김주사는 안다.
김주사는 답답하다. 세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는데, 김이박 과장은 자기가 신참이었을 때의 경험과 걸어온 과정이 교과서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부서를 이끌려 하는 것이 못 마땅하다.
“요즘 얘들은...” “나 옛날에는 이랬는데...”를 달고 다닌다.
신참이 왔다.
멘토링을 해줄량 김이박 과장은 이것저것 캐묻는다. 본적이며 학교며 가족관계며.....그것을 또 착임신고서라하여 유신시절 있었던 서식을 꺼내들고 적으라고 한다.
근데 이 신참은 취조받는 느낌이라 기분이 나쁘다. 왜 호구조사를 당해야 하는지. 적기 싫으면 적지 않아도 된다는 안내도 없다.
그런데도 김이박과장은 말한다 “부하직원의 신상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신참의 생각과 과장의 생각에는 너무나 많은 차이가 있다
신참은 개인신상에 관한 것을 미주알 고주알 적어서 상납해야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김이박과장은 부하를 잘 알아야 널 잘 지도하지 라고 생각한다.
김이박과장은 20여년전에 소총수 육군병장으로 군대를 제대했다.
“나 군대있을때 말이야....” 소총수 이야기를 해 댄다. 2년전 제대한 김주사는 우습다. 요즘은 그런 소총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김이박 과장은 자신이 사용한 소총이 최고라고 지금도 생각한다.
“김주사, 소총은 이렇게 사용하는 거란 말이야. 그것도 몰라” 김이박과장은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 깊숙이 박힌 그 경험이 또 튀어나온다.
내가 말이야......그러니깐 넌 안돼. 이렇게 하란 말이야.
김주사는 점점더 마음이 멀어져 간다.
시간이 갈수록 그가 멘토가 아니라 인생의 망토라고 느껴진다.
신세대 여성인 갑순씨....회식때마다 강권하는 과장의 술에 죽을 지경이다. 그것도 침을 발라 이사람 저사람 돌아다닌 잔으로 술을 권할 때, 몸서리 쳐 진다. 단합대회가 싫다.
“내가 너 만할 때는 말이야, 상사가 주는 술은 다 받아 마셨어. 그게 조직력이고 단합이고 상사를 모시는 거지, 싫으면 집에서 살림이나 하던지” 김이박과장의 머릿속에 고착된 그 경험의 세포가 오늘도 입 밖으로 튀어 나온다.
일과를 마치는 종이 울린다.
김주사는 오늘 친구들과 저녁 약속이 있다. 허겁지겁 하던 일을 챙기고 사무실을 나선다.
아뿔사, 사무실을 들어서던 과장님과 딱 마주친다. 순간 김이박 과장은 표정이 일그러진다.
“과장님 죄송합니다. 먼저 가겠습니다” “어~~엉 엉 그래 그~~”
책상에 앉은 과장은 김 주사가 눈에 아른 그린다. 나 어릴적에는 안그랬는데 하는 그 경험의 세포가 발동해 괘씸하고 버릇없다는 생각으로 열 받는다.
이놈을 어떻게 조지지...
아침이다. “김주사..이거 오타잖아. 일찍 퇴근할 줄은 알지 일은 똑바로 못해” 여지없이
한방이 날라 온다.
쩡쩡 그리는 김이박과장의 목소리에 사무실은 침묵이다. 모두가 컴퓨터 모니터만을 쳐다보고 있다.
저녁이다.
근데 오늘은 아무도 퇴근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주사는 엉덩이가 덜 썩인다.
1시간이 흐르고 2시간이 흐르고... 어디선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저녁먹으러 가지”
김이박 과장의 목소리다. 모니터만 응시하던 직원들이 소풍가듯 그 뒤를 따라 나선다. “김주사는 올 때까지 사무실 좀 지키세요” 화가 나지만 그래도 선배들이 식사마치고 들어오면 바로 퇴근할 생각에 기분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
1시간이지나고 2시간이 지나서야 볼그스레 홍시냄새를 풍기며 돌아오는 선배들.
“김주사 밥 먹었어....” 벽에 걸린 둥근 시계는 저녁 9시로 향해 가고 있다.
“사무실의 불이 일찍 꺼지면 사장님께서 불안해 하신대. 차를 타고 지나가다 불이 켜져 있어야 우리 과가 열심히 하는 줄 아시지” 저녁자리에서 계속되는 김이박 과장의 설교였지만 김주사는 “유가급등 에너지 절약 협조” 문서를 공람하고 있었다.
오늘은 김이박 과장이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김주사, 저녁시간 어때. 저~~예에에~~~ 갑순씨도 같이 가지. 저는 예~~~다른~~~
할 수 없이 김주사가 오늘저녁 당번이 되었다.
한 순배가 돌고 또 이과장의 설교가 이어진다. “김주사, 내가 말이야 네가 미워서 그런게 아니야. 널 아끼고 좋아하기 때문에 그러는 거지. 다음 인사때 좋은 곳에 가야지.....”
인사에 약한 것이 정부미...그 놈의 인사 땜시. 그 후로도 이 과장의 눈치를 보는 저녁 소풍놀이는 계속되었지만,
인사발령 날 김주사는 남고 김이박 과장은 다른 부서로 전보되었다.
누군가 뱉은 한마디 “낙동강 오리알”이 사무실 정적을 깬다.
다른 사무실. 이곳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소통이 되지 않는 리더십이 존재한다. 존경되지 않은 권위가 존재한다
울 아버지는 소에 멍에를 씌워 논 쟁기질을 잘 하신다. 신기할 정도로 잘하신다. 그것을 50년 넘게 해오셨기에 쟁기질엔 프로시다. 근데 나보고 쟁기질 못한다고 머라 한 적이 없다.
왜냐면 아버지가 살던 시대와 내가 살던 시대가 바뀌어 버린 것이지요.
오히려 아버지는 제게 묻습니다. 부산가려면 버스를 어떻게 타야해.
오늘도 김이박 과장은 자신의 경험굴레에서 과원들을 끌고만 가려 할것이다.
앞에서 안 가려는 소를 끌고 가는 사람과, 스스로 걸어가는 소를 뒤에서 몰고가는 사람 중 누가 더 잘 하는 것일까.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답이다.
요즘은 소통이 화두이다.
아무리 훌륭한 경험이라도 마음으로부터 소통되지 않은 리더십은 오히려 해약일 뿐이다.
시대가 변해도, 자신의 경직을 돌아보지 않고 경험만을 강요하는 리더는 오히려 스트레스만을 생산하여 조직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닐까.
세월가서 얻어진 직위가 최고이고 최선이기에 그 길을 가라고 설교하는 리더.
이것저것 개인적인 일까지 참견하며 끌고 가려하는 것이 멘토라고 생각하는 리더
훌륭한 장수는
모든 전쟁터를 쫒아 다니며 대포도 쏘고 활도 쏘고 배도 젖고 북치고 장구치고 하지 않는다
병사가 뭘 잘 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격려하며 사기를 북돋아 준다.
울 아버지는 저보다 쟁기질을 잘하고 ,저는 아버지보다 컴퓨터를 잘한다.
김주사는 김이박과장보다 영어를 잘하고 연극도 잘하고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지만 , 시행착오가 많다. 김이박 과장의 경험보다 적기 때문이다.
둘이 진정으로 소통될 수는 없을까
마음으로부터의 소통말이다.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의 장점을 찾으며, 일방적인 강요가 아니라 존경으로 받아들일수 있는 소통의 문화가 그립다.
경험에만 의존해, 직위에만 의존해 통제하며 끌어가려는 리더를 존경하는 후배가 있을까. 오늘도 김주사는 동기회 모임에서 "김이박과장 몇 년 남았지"하며 술안주로 삼을 지도 모른다.
서로를 배려하고 인정하는 문화,
후배들이 김이박 과장보다 더 잘하는 것도 많고 과장이 후배들보다 잘하는 것도 많을 께다.
그리고 지금 논 쟁기질을 할 필요가 없듯이, 과장의 경험 중 많은 것은 지금 쓸모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많은 것이 변해버렸으니까
아침 회의시간 높은 직위의 사람이 한마디 합니다.
정보화가 살길이다. 앞으로 업무를 전산화해야 해 등등 많은 지시가 쏟아진다.
김주사는 속으로 웃습니다. “너나 잘해”
횡설수설 글을 주저린 것은
존경할 만한 선배가 그립기 때문입니다. 나도 후배들에게 존경 받고 싶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변하고 환경이 변하고 후배들의 가치관이 변했는데 나는 지금 내 경험에 의존해 그들에게 강요하고 있는게 없는지 반성해 봅니다.
그들과 진정으로 소통하기 위해 어떠한 언행을 해야하는지, 내가 선의로 한 행동이 그들에게 어떤 상처를 주지나 않는지 돌아봅니다.
아무리 옳고 좋다고 생각해도 그것이 진정으로 소통되지 않고
상대방에게 마음으로부터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그 지시는 안 하는게 낫습니다.
후배들의 문화를 더 배우고 , 그들을 이해할려고 노력한 적이 있는지
세월이 흐르면서 잔소리 많은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억지로 소를 끌고가는 우둔한 리더십을 배우지 않기 위해
변하는 사회, 똑똑한 후배들의 문화에서 배제되지 않기 위해
유연한 사고를 하려 노력하지만 힘에 부친다.
나도 모르게 경험이란 잣대로 그들을 재단하려 들기 때문이다.
오늘도, 난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와인바를 가고, 클럽을 가려하지만 받아줄지 모르겠다.
내 이미 경직되어버렸으니.....
횡설수설 글을 적고
저 끝자락 말석 길동이 서기보를 바라보니 낯이 뜨거워 진다.
눈이 마주쳐 빙그레 웃는 그 미소가
“너도 김이박 과장과 똑 같애”하는 것 같다.
<seeyou@korea.kr>
댓글목록
객관적님의 댓글
객관적 작성일
참 그럴싸 하다만 내가 보기에 아닐쎄
옛날에는 일을 배우는길이 있었다
요즘세대 제대로 일은 안되면서 인격만 내세운다
글 쓴너 역시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제대로 일이 되는지
아무리 까다로운 사람도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에게는 안그런다
참 기가 찬다
일일이 화를 낼수도 없고
기안이니 뭐니 해서 들고 오는것 보면 어린아이들 일기도 아니고
무슨 이야긴지 만든 본인이나 알아볼지 쯔ㅉ
좀 잔소리 하면 너나 잘하세요.
같이 근무못하니 다른데 좀 보내달라는 둥
이게 공무원 현실이다
그래도 선배가 호랑이 같은 그떄가 그립다
일은 제대로 돌아 갔으니까
몇ㅊ몇 인간 말종같은 간부빼고는 그래도 인간미가 넘치고
직장다운 맛이있었는데..........................
아버지와 지게 생각나지?
자기가 한만큼 돌려 받는거다
일도 제대로 안되는 자가 간부가 되면
앞이 훤하다
훗날에 너희드로 똑 같은 대접을 받을거다 분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