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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검찰-한국 ‘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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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견찰’ 댓글 0건 조회 682회 작성일 09-06-1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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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개다. 우리는 물라면 물고, 물지 말라면 안 문다.”

김영삼 정권 때인 1995년 11월 말 서울지검에 12·12 및 5·18 특별수사본부가 전격 구성된 직후 한 검사가 자조하며 내뱉었다는 말이다.
 
그로부터 13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검찰은 전혀 변한 것이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기질은 더욱 난폭해진 듯하다. 주인도 그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판이니 말이다. 게다가 ‘박연차 게이트’ 수사 결과 발표 내용을 보니 뻔뻔하기조차 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검찰 개혁이 최대의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검찰은 지금도 수사의 정당성을 강변하나, 국민 대다수는 전혀 다르게 생각한다. ‘권력의 주구’인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을 죽게 했고, 이참에 그런 검찰을 확 뜯어고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일본 국민의 절대 신임을 받고 있는 일본 검찰의 모습을 보면, 왜 한국 검찰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일본 검찰은 2차대전 패배 이후 최대 위기에 처했다.
 
더글러스 맥아더 점령군사령부는 점령 뒤 곧바로 군국주의의 첨병 노릇을 했던 경찰과 검찰을 무력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경찰에겐 자치경찰과 국가지방경찰로 분할해 힘을 빼면서 1차 수사권을 주고, 지금의 한국처럼 극도로 비대화해 있던 검찰은 제2차적·보충적 수사기관으로 전락시켰다.

하지만 일본 검찰은 2차 수사권이라는 실마리를 이용해 ‘거악’ 척결에 나섰고, 이런 담대함이 국민의 인정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49년 5월 발족한 도쿄지검 특수부다.
 
88년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록히드 사건), 88년 다케시타 노보루 총리(리크루트 사건), 92년 가네마루 신 자민당 부총재(사가와규빈 사건) 등 당대의 ‘시퍼렇게 살아있는 권력’을 상대로 한 도쿄지검 특수부의 추상 같은 수사는 일본 검찰을 신뢰의 정점에 올려놓았다.

반면, 1981년 4월 전두환 군사정권의 ‘사회정화운동’ 과정에서 탄생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태생부터 권력의 하청기관이라는 한계를 띨 수밖에 없었다. 대검 중수부도 권력을 상대하며 간혹 성과를 올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정치·표적·청부 수사라는 꼬리표를 떼지는 못했다.

일본 검찰에서 또 하나 본받아야 할 점은 검찰 출신은 정계에 투신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전통이다. 실제, 일본의 국회의원 검색 사이트(www.publistella.net)에서 조사해보니, 중의원 480명 중 검찰 출신은 공명당에 단 1명뿐이다. 참의원 242명 가운데도 역시 민주당 1명뿐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엔 18대 국회만 봐도 재적의원 296명 가운데 무려 22명이 검찰 출신이다.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에 16명이나 몰려 있고, 민주당 4명, 무소속 2명이다. 이 중엔 대검 중수부나 지방검찰청 특수부에서 정치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들이 즐비하다.

직업 선택의 자유를 부정할 순 없지만, 이쯤 되면 현직 검사의 상당수가 ‘검사라는 직업을 인권의 보루이며 공익의 대변자라기보다는 국회의원으로 가는 중간 경로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현직 검찰총장이 옷을 벗자마자 배지를 달기 위해 여의도로 달려가는 경우마저 있으니, ‘정치’와 ‘검찰’을 분리해 생각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일본 검찰은 국민으로부터 ‘진정한 야당’이라는 찬사까지 듣는데, 왜 한국 검찰은 ‘견찰’ ‘검새’라는 조롱을 받는가. 검찰이 스스로 바뀌지 않으면 국민이 바꿀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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