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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전교조, 무능한 교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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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겁한 댓글 0건 조회 797회 작성일 09-06-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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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가 지난 22일 기관지 '교육희망'을 통해 공개한 시국선언 교사 명단은 난해한 암호문 같았다.

신문 크기의 지면 2개 면에 시국선언 서명 교사 1만7189명의 이름을 게재했지만, 교사 이름만 무순(無順)으로 올렸을 뿐, 소속 학교·지역이 전혀 표시되지 않았고,
 
'김○○'이란 이름은 무려 70여개나 올라와 있었다. 게다가 명단이 사진 위에 인쇄돼 스캐너 등의 컴퓨터 장비로도 이름을 인식할 수가 없게 돼 있었다.

당초 전교조는 시·도별로 소속 지역을 밝히며 명단을 공개하는 방식도 함께 고민했으나, 결국엔 밝히지 않기로 결론이 났다.
 
참여 교사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었다.
 
 서울 지역의 한 전교조 교사는 "정부나 학교장들이 서명한 교사를 탄압할 수 있어 그랬다"며 "교육청이 사실 확인을 요청해와도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 조직의 방침"이라고 했다.

1년 전엔 달랐다. 전교조는 지난해 6월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며 '전국 학교 대표자 선언'을 할 때는 홈페이지에 엑셀 파일을 올려 서명 교사의 이름은 물론,
 
지역·소속 학교를 공개했다. 그때의 '당당함'에 비해 '사실상의 익명성' 뒤에 숨은 이번 시국선언 명단 공개는 "비겁하다"(서울 시내 A중학교 교장)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교육 당국의 '무능함'은 더 돋보였다. 교과부는 26일 "88명을 중징계하고 나머지 1만7000명 서명 교사 전원에 대해 주의·경고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서명 교사의 신원을 파악해 조치를 취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제시하지 못했다. "전교조 교사가 '시국선언 명단에 적힌 이름은 내가 아닌 동명이인'이라며
 
부인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기자 질문에 교과부 담당자는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만 했다.
 
 일부 교사 이름의 중복게재 문제가 불거지자마자 "프로그램 오류가 있었다"며 홈페이지의 서명교사 명단을 삭제한 전교조의 신속한 대처와는 대조적이었다.

이러니 교과부는 전교조로부터 "아마추어 같다"(자율고 신청 결과에 대한 전교조 논평·23일)는 조롱까지 듣는다. 전교조는 뛰는데 교과부는 기어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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