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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위원장님 한번더 생각해보고, 살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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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생성과 사멸 댓글 0건 조회 849회 작성일 09-06-0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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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서는 끊임없이 생성과 사멸이 반복된다.

가장 정확한 증거물은 입술에 있다.

일주일에 서 너 번은 입술 껍질을 뜯어낸다.

샤워를 할 때마다 손가락으로 입술 껍질을 빡빡 밀어보지만

손가락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생명과 죽음의 경계 지점이 있다.

그 지점을 해결하기 위해 결국 두 개의 손톱이 동원된다.

그리고 손톱의 노동은 피를 봐야만 끝을 맺는다.


나만 그런 것일까.

이렇게 일어난 입술 껍질을 가만 두고 보질 못한다.

아래와 위 입술을 비비거나 무의식중에 입술로 간 손가락이

돌출을 확인하면 길지도 않은 손톱으로 자꾸만 뜯어낸다.

뜯어내면 낼수록 껍질은 성을 내며 더 일어난다.


그나마 일에 집중할 때는 잊는다.

그러다가도 불현듯 껍질을 느끼게 되면 아니 뜯고는 배기질 못한다.

지금도 자판을 두드리는 틈틈이 뜯어낸 입술 잔해가 공중으로 날려졌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이 이런 상황에 어울리나 모르겠다.

일어난 껍질은 손톱 공격을 당한다.



기본적인 인간의 성향 중에 돌출을 두려워하는 부분이 있나보다.

피부 껍질 하나에도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일이나 사랑, 대인 관계에 있어서는 또 얼마나 벌벌 떨겠는가.


나 또는 우리와 다른 존재에 대해 왕따 행위를 자행하는 것,

반대로 나 자신이 돌출물이기에 다른 이들을 피하는 대인기피증,

모두 돌출에 대한 일종의 방어기제가 아닐까 싶다.


천재들의 성향을 읊조려 본다.

천재, 혹은 훌륭한 리더는 돌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돌출이 변화의 출발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안다.

나와 같은 보통 사람은 그 출발에 항상 먼저 불안을 느끼지만,

그들은 희망을 읽으며 돌출에게 희망으로 연결되는 길을 깔아준다.


그리고 또한 천재는

돌출의 대부분은 뜯어내거나 잘라버리지 않아도

시간이 흐르면 스르르 돌출의 뿌리, 일상의 둥글둥글함 속으로 사라진다는 것도 안다.

뜯어내지 않으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내 입술 껍질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나는 천재가 아니기에 여전히 돌출을 두려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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