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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들 총체적 정신개혁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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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직자 댓글 0건 조회 817회 작성일 09-05-0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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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가끔 TV에서 이런 장면들을 본다. 경찰서 안, 머리끝까지 점퍼나 양복, 모자 같은 걸 뒤집어쓰고 고개를 파묻은 채 수사경찰관의 책상 앞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취재진이 카메라를 들이대면 어김없이 옷가지를 덮어쓴 채 들릴락말락한 주눅 든 목소리로 대답한다 ‘잘못을 뉘우친다’거나 ‘돈이 궁해서 그랬다’는 등 변명 섞인 호소 같은 거다.
 

저지른 범행을 보면 괘씸스런 생각이 들지만 얼굴을 감추고 고개를 파묻는 태도에서 뻔뻔하다는 미움까지는 들지 않는다.

 

 최소한의 인간된 염치와 양심은 남아있어 보여서다. 범죄는 나쁘되 언젠가 나라가 고루 잘살게 되고 가난과 불평등 구조가 개선되면 희망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나마 (그런 염치와 양심의 태도에서) 엿볼 수 있는 경우다.

 

반대의 경우가 있다. 요즘 연일 잡혀가는 ‘박연차의 노예들’이 보여주는 뻔뻔함과 몰염치, ‘털 난 양심’이 그것이다.

 

그들 중 어느 한 사람도 취재진의 포토라인(촬영 대기선) 앞에서 양복을 벗어 덮어쓰거나 최소한 모자라도 눌러쓰려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덮어쓰기는커녕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때론 여유로운 미소까지 띤다.

 

그리고는 ‘돈 받은 사실이 없다’가 아니면 ‘만나본 적도 없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잡아뗀다. 옷가지를 덮어쓰고 웅크린 채 죄를 실토하는 송사리 雜犯(잡범)과 달리 ‘내가 누구인데’라는 오만의 기세가 철철 넘친다.

 

고작 한나절, 길어야 24시간만 지나면 들통 날 비리와 범죄를 태연히 잡아떼는 것이다.

 

잡혀가면서 ‘민주주의’를 떠드는 자도 있다. 광우병 오보 시비로 피소됐으면 제 발로 떳떳이 찾아가 권리와 진실을 따지면 될 일이다.

 

요리조리 국가기관의 합법적 소환을 피하다 잡혀 가면서 웬 난데없는 민주주의는 외치나. 민주주의란 양심에 거리낌이 없다면 적법한 소환에 당당히 응해 민주국가의 법질서를 따르는 염치가 민주주의다. 몰염치다.

 

노예는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있는 者(자)가 곧 노예다. 양심이든 몸이든 돈에 팔리고 나면 돈 준 사람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하는 것이 노예다.

 

양심에 거슬리고 염치없는 짓이라도 돈 준 주인이 원하면 공직의 윤리까지 저버려가며 돈값을 해야 한다. 돈 준 자의 행사장에 불려가 축사도 해줘야 하고 돈 준 자의 자식 호화예식에는 그곳이 골프장이든 산골이든 얼굴 내밀어야 한다.

 

비행기에서 난동을 부려도 온 힘을 다 동원해 뒤를 봐줘야 하고 돈 준 자의 말 한마디에 정치 생명과 벼슬자리까지 오락가락하는 것이다. 이것이 ‘노예’가 아니고 무엇인가?

 

그나마 돈 준 주인의 비위를 잘 맞추고 마음에 드는 짓만 잘 해내면 노예소리는 들을지언정 뒤탈 날 것까지는 없다.

 

 그러나 정권이라도 바뀌어 돈 준 주인이 탈 나면 노예 신세보다 몇 곱절 더 참담한 뒤탈을 당해야 한다. 지난 시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쳇바퀴 돌듯 수없이 보고 겪었다.

 

 아직 몇 명이나 더 리스트(노예 족보)에 들어 있는지 검찰조차 알 수 없는 ‘박연차의 노예’들 또한 똑같은 쳇바퀴에 얹혀 있다.

 

연쇄폭발 중인 박연차 게이트를 관망하면서 우리 모두가 고심해야 할 초점은 박 씨의 노예들이 줄줄이 잡혀가는 비리 쇼의 ‘통쾌한 구경’이 아니다.

 

 언제쯤 양심과 염치가 살아 숨 쉬는 사회를 만들 것이냐는 ‘반성의 과제’여야 한다.

 

 집권 중에는 털끝 하나 못 건드리다가 권력을 놓고 나면 줄줄이 잡아 넣어온 정권과 검찰의 양심과 무염치 또한 뜯어고쳐야 할 과제의 하나다.

 

그런 총체적 정신 개혁 없이 대충 구정권의 ‘노예’ 몇 명만 잡아넣고 정치판은 그 체질 그대로 둔다면 4년 뒤 또다시 MB 정권의 새로운 노예들이 환생 않으란 보장이 없다.

 

‘양심이란 밤중에 소리 없이 찾아와 사람을 깨워 일으켜 제 자신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란 말이 있다.

 

노무현 정권 주변에서 밥술깨나 먹었던 공직자, 정치인, 기업인은 내일 새벽 문득 깨어나 한번쯤 물끄러미 자신을 들여다보라.

 

 그리고 양심과 염치가 꿈틀하거든 제 발로 검찰청사로 걸어가라. 캐내고 감추는 쥐구멍 속 ‘노예 찾기 게임’에 시간 끌고 공권력 소모하는 것도 국력 낭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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