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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잡은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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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력 댓글 0건 조회 919회 작성일 09-04-2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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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와 대만 정치는 닮은꼴이다. 10년 전쯤 대만 국회에서 벌어진 난투극이 외신을 타고 전세계적 조롱거리가 됐지만 국회 폭력의 역사가 유구한 우리나라에는 별 감흥을 주지 못했다.
 
대만 국회에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했다는 이야기가 들리지 않은 걸 보면 우리 국회를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다.
 
그러나 패밀리가 모두 나서서 나랏돈을 횡령하고 뇌물을 받아먹은 천수이볜 전 총통의 경우를 보면 최고 지도자의 파렴치란 점에서는 대만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

물론 천수이볜의 취임과 퇴임이 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앞선 까닭이 크다. 노무현과 천수이볜 두 사람의 성장 환경과 입신 과정이 비슷함은 일찍부터 회자됐다. 그런데 추문마저 비슷하고, 책임을 부인에게 미루는 처신까지 똑같으니 더욱 흥미롭다.

홍콩 소설가 김용의 '녹정기'는 청나라 초기 교활하고 재물을 탐하는 위소보가 주인공이다. 천수이볜이 위장 총격 사건으로 선거 막판 분위기를 역전시켜 연임에 성공하자 사람들은 그를 '대만의 위소보'라고 욕했다.

녹정기는 현대에 쓰인 고전이라는 평가가 따르는, 중국문학사에 남을 작품인데 지금까지 수없이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게 주성치 주연의 1992년작 '로열 드래곤'이다. 이 영화는 위소보가 반정부 단체 천지회에 가입하는 장면을 원작과 조금 다르게 그린다.

“기회주의가 득세한 역사라고 욕하더니 자신은 대통령 된 기회를 악용했다”

천지회 두목 진남근은 위소보를 제자로 삼아 밀실로 데려가 "똑똑한 사람은 똑똑한 사람에게만 진실을 밝히는 법"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반청복명(反淸復明)을 외치는 것은 사실 청나라가 뺏어간 우리의 돈과 여자를 도로 뺏자는 것"이며 "문 밖에 있는 바보 멍청이들은 허황된 이상 하나만 갖고도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감독은 정치인들이 내세우는 대의명분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바보 멍청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인데 한국과 대만에서 일어난 추문의 핵심을 짚은 말 같다.

'같은 까마귀'며 패밀리끼리는 진실을 알고 있었지만 '문 밖에 있는' 노사모는 '바보 노무현'에 최면이 걸려 있었던 것이다.
 
다른 예를 찾을 것 없다. "퇴임 후 임대주택에서 살 테니 다들 집 팔고 전세로 가라"고 한 그가 고향에 대저택을 짓고 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그 뒤 깃발은 간 데 없고 돈다발만 드러났다. "반미면 어떠냐"더니 그도 역시 달러는 좋았던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모두 권력을 이용해 사욕을 채운 것은 아니다.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 후 하와이에서 적수공권이나 다름없이 살았고, 박정희 대통령의 청렴은 사후에 증명됐다.
 
김영삼 대통령도 자신은 청와대에서 칼국수만 먹다 나온 게 사실이다. 공과에 대한 논란이야 어떻든 이들이 사욕을 부리지 않고 대통령직에 헌신했던 것은 분명하다.
 
노 전 대통령은 임기 중 대한민국 역사를 기회주의가 득세하고 정의가 패배한 역사라고 비하했다.
 
그런데 이번에 밝혀진 바로는 그가 대통령이 된 천재일우의 기회를 이용해 엄청난 이권과 돈을 패밀리에게 안겨주었으니 이야말로 '기회주의의 승리'가 아닌가.

이번 사건은 부산의 건설업자가 지방국세청장에게 준 뇌물 사건에서 비롯돼 마치 나비효과를 보는 것처럼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됐다.
 
 처음부터 정권의 사정 의지가 확고했던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결정적 증거를 못 찾은 검찰이 패밀리만 엮어 넣고,
 
노 전 대통령은 망신 주고 끝내는 타협적 결말을 우려하는 이가 많다. 이번에야말로 정의가 패배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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