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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주는 경제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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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스트레스' 댓글 0건 조회 763회 작성일 09-05-1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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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교양과목 수업 중 "유상증자가 뭐예요?"란 질문을 받고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다. "설마 대학생이 이런 용어조차 모를까"란 의아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금세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주식에 대해 배워본 적이 없고 한자까지 잘 모르니 그들에게 유상증자는 생소한 용어다.

요즘 '인터넷 시사경제'란 과목을 개설해서 신문 기사를 갖고 경제학 비전공자인 학생들에게 최근의 경제 흐름을 전달하고 있다.
 
그런데 경제 기사의 배경과 경제 원리를 가르치고 싶은 원래의 취지와는 달리, 기사에 있는 경제 용어들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안타깝지만 이것이 우리나라 경제 교육의 현실이다.

우리말 용어에 대한 이해가 이 지경인데 영어 용어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서브프라임, CDS, CDO, 레버리지, ELS, 헤지펀드…. 신문 기사에서 자주 접하는 경제 용어들이다. 이런 용어들을 보면 지금 읽고 있는 신문이 우리나라 신문인지 외국 신문인지 헷갈릴 정도다.
 
외국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로서는 이런 용어의 의미와 어원을 알기 어렵다. 그러니 설명을 해줘도 영어 용어의 의미를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조선일보 5월 9일자 A5면의 머리기사인 "미국 금융회사에 대한 스트레스 측정 결과"와 하단의 "세계 증시에 대한 엇갈린 견해"를 정리한 기사도 '스트레스 테스트'나 '베어마켓 랠리'란 용어로 일반 독자들을 당황하게 하였다.
 
"국제화 시대의 현대인이 이 정도도 모르면 되겠느냐?"면서 독자를 훈계하는 듯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은 독자들은 경제기사 읽기를 거부하고 다음 면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외국에서 만들어진 용어들이 원어 그대로 우리나라 언론에 침투하고 있는 현상은 유독 경제와 금융 관련 기사에서 두드러진다. 더구나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용어가 자꾸 생겨난다. 어지간한 독자가 아니라면 경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식어버리기 십상이다.
 
 생소한 경제 용어를 불가피하게 원어 그대로 써야 한다면 의미를 설명해주는 친절함을 기대한다. 간혹 '키워드'란 코너로 용어 설명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독자에게는 며칠 후 다시 낯선 용어가 되곤 한다. 일주일 또는 한달에 한번씩 기사에 나왔던 어려운 용어들을 모아 어원이나 배경을 곁들여 설명하는 지면이 있으면 어떨까.

'베어(Bear)마켓'은 곰이 공격할 때 발톱을 아래로 내리치는 모습이 주가 하락과 유사하므로 '약세장', '불(Bull)마켓'은 황소가 뿔을 위로 치받으며 공격하는 모습이 주가 상승과 유사하므로 '강세장'이란 식으로 중·고교생들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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