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수장의 얍싸한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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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퍼온이 댓글 2건 조회 31,955회 작성일 09-02-10 19:34본문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자기 월급을 3분의1 깎고 부하 직원 둘을 직위해제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불쾌감이 확 끼쳐왔습니다. 지난 며칠 동안 이 불쾌감의 정체를 몰랐는데, 오늘에야 알아챘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제갈량을, 감히 김태호가 따라했다는 것입니다.
삼국지 제갈량전 건흥(建興) 6년(228년) 기사를 보면 이렇습니다. “제갈량은 병사들을 이끌고 기산(祁山)을 쳤는데, 그 대오가 정연하고 상 주고 벌 주고가 엄격하며 호령이 분명했다. 남안.천수.안정 세 군이 위나라를 배반하고 제갈량에게 호응하자 관중이 진동했다.”
대단한 제갈량 때문에 사태가 심각해지자 위나라는 황제가 몸소 나섰습니다. “위 명제(明帝)가 서쪽으로 가서 장안을 지키고 장합에게 명하여 제갈량을 막도록 했다. 제갈량은 마속(馬謖)에게 군사들을 지휘하여 맨 앞에 서서 가정(街亭)에서 장합과 싸우도록 했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 먼저 나오네요. “마속은 제갈량의 지시를 어기고 군사행동 중에 잘못을 범하여 장합에게 크게 졌다. 제갈량은 서현(西縣)의 1000여 가구를 함락시키고 한중으로 돌아와 마속을 죽여 병사들에게 사죄했다. 그리고 소(疏)를 올려 말했다.”
“……병사들을 이끌고 싸우러 나갔으나……실책을 범하였습니다. 그 책임은 모두 신이 사람을 부당하게 쓴 데 있습니다. 신은 사람을 알아보는 명철함이 없으며 일을 처리함에 어두운 면이 많습니다. 신이 스스로 직위를 세 등급 낮추어 그 책임을 지게 해 주십시오.”
이에 유비 뒤를 이은 황제 유선은, ‘제갈량을 우장군으로 삼고 승상 직무를 대행하도록 하였으며, 총괄하는 직무는 전과 같게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삼국지 연의(演義)가 아니라, 진수가 쓴 정사(正史) 삼국지의 기록입니다.
이 흉내를 지금 김태호 도지사가 낸 것입니다. 남강 댐 물을 부산으로 가져가겠다는 국토해양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저랑 관련지어 얘기 드리면, 존경하는 스승의 ‘트레이드마크’를 감히 도둑질해 간 것입니다.
제갈량에게서는 진정성이 뿜어져 나오지만 김태호에게서는 쇼맨십밖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남강 댐 물 사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은 거의 대부분 김태호에게 있는데도 부하에게만 덤터기 씌웠기 때문입니다.
김태호는, 제가 보기에, 자기 개인의 정치 이익을 다른 무엇보다 앞세우는 사람입니다. 다음에도 도지사를 해야겠는데 그리 되려면 한나라당 공천이 필수인데, 공천을 받으려다 보니 지금부터 저리 설설 기는 것입니다. 우두머리가 설설 기니아랫것들도 따라 설설 길 수밖에요.
노무현 정부 시절 같으면, 이리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김태호는 2005년에, 정부가 신항만 이름을 ‘부산’으로 하려 한다고, 마산종합운동장에다 경남 스무 개 자치단체 주민들을 죄 동원해서 무슨 반대 결의대회를 추운 겨울에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부 아래서는 절대 그리 하지 않습니다. 그 반의반의반의반의반의반의 반도 그리 하지 않습니다. 한나라당 실세(實勢) 이명박이 실세(失勢)하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김태호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경선을 치를 때 박을 편드는 발언 비슷한 것을 한 적이 있습니다.
김태호는 이것을 지금 뼈아프게 여길 텐데, 그러니까 이명박이 내년 공천판에서 자기를 챙겨줄 리 전혀 없고, 그렇다고 박근혜 쪽으로 확실하게 붙어져 있는 것도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사정이 이러니 정치 욕심 가득한 김태호 눈에 공천 말고 다른 무엇이 들어오겠습니까
그러니까, 제갈량 식으로 하자면, 자기 머리를 자기 손으로 쳐야 마땅합니다. 그래야 진정성이 조금이나마 나옵니다. 그러나 김태호는 비겁하게도, 정작 주범인 자기는 털끝만 건드려 놓고도, 종범인 아랫것들 모가지는 인정사정없이 내리쳐 버렸습니다.
게다가 ①사죄한다는 얘기는 공식으로 남기지도 않았습니다. ②책임 소재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 ③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이를테면 국토해양부 등 중앙정부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말도 입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제갈량과 크게 대조되는 대목입니다.
제갈량은 ①마속을 죽여 병사들에게 사죄했습니다. 제갈량은 ②또 책임을 지게 해 달라는 기록을 상소문을 통해 남겼습니다. 더 나아가 ③같은 해 겨울에 (중원 제패를 위해) 다시 출병을 하는 등,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김태호 머리는 참 잘 돌아갑니다. 그래서 이리 비겁한지도 모릅니다. 김태호 눈에는 내년에 있을 도지사 선거 한나라당 공천 문제만 보입니다. 경남도민은 불쌍합니다. 영리하고 비겁한 김태호 탓에 불쌍합니다. 개인의 정치 이해밖에 앞세울 줄 모르는 김태호 탓에 불쌍합니다.
본을 받으려면 스스로 직위를 깎는 따위가 아닌 마음가짐을 따라 해야 합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제갈량은 성실하고 공정했습니다. 또 출사(出仕)하기 전에는 “들에서 밭을 갈며 입신양명을 바라지 않았”으며, 죽은 뒤에는 “집안에 남는 비단이나 재산이 있게 하지 않았”습니다.
삼국지 제갈량전 건흥(建興) 6년(228년) 기사를 보면 이렇습니다. “제갈량은 병사들을 이끌고 기산(祁山)을 쳤는데, 그 대오가 정연하고 상 주고 벌 주고가 엄격하며 호령이 분명했다. 남안.천수.안정 세 군이 위나라를 배반하고 제갈량에게 호응하자 관중이 진동했다.”
대단한 제갈량 때문에 사태가 심각해지자 위나라는 황제가 몸소 나섰습니다. “위 명제(明帝)가 서쪽으로 가서 장안을 지키고 장합에게 명하여 제갈량을 막도록 했다. 제갈량은 마속(馬謖)에게 군사들을 지휘하여 맨 앞에 서서 가정(街亭)에서 장합과 싸우도록 했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이 먼저 나오네요. “마속은 제갈량의 지시를 어기고 군사행동 중에 잘못을 범하여 장합에게 크게 졌다. 제갈량은 서현(西縣)의 1000여 가구를 함락시키고 한중으로 돌아와 마속을 죽여 병사들에게 사죄했다. 그리고 소(疏)를 올려 말했다.”
“……병사들을 이끌고 싸우러 나갔으나……실책을 범하였습니다. 그 책임은 모두 신이 사람을 부당하게 쓴 데 있습니다. 신은 사람을 알아보는 명철함이 없으며 일을 처리함에 어두운 면이 많습니다. 신이 스스로 직위를 세 등급 낮추어 그 책임을 지게 해 주십시오.”
이에 유비 뒤를 이은 황제 유선은, ‘제갈량을 우장군으로 삼고 승상 직무를 대행하도록 하였으며, 총괄하는 직무는 전과 같게 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삼국지 연의(演義)가 아니라, 진수가 쓴 정사(正史) 삼국지의 기록입니다.
이 흉내를 지금 김태호 도지사가 낸 것입니다. 남강 댐 물을 부산으로 가져가겠다는 국토해양부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말입니다. 저랑 관련지어 얘기 드리면, 존경하는 스승의 ‘트레이드마크’를 감히 도둑질해 간 것입니다.
제갈량에게서는 진정성이 뿜어져 나오지만 김태호에게서는 쇼맨십밖에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남강 댐 물 사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책임은 거의 대부분 김태호에게 있는데도 부하에게만 덤터기 씌웠기 때문입니다.
김태호는, 제가 보기에, 자기 개인의 정치 이익을 다른 무엇보다 앞세우는 사람입니다. 다음에도 도지사를 해야겠는데 그리 되려면 한나라당 공천이 필수인데, 공천을 받으려다 보니 지금부터 저리 설설 기는 것입니다. 우두머리가 설설 기니아랫것들도 따라 설설 길 수밖에요.
노무현 정부 시절 같으면, 이리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를테면 김태호는 2005년에, 정부가 신항만 이름을 ‘부산’으로 하려 한다고, 마산종합운동장에다 경남 스무 개 자치단체 주민들을 죄 동원해서 무슨 반대 결의대회를 추운 겨울에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부 아래서는 절대 그리 하지 않습니다. 그 반의반의반의반의반의반의 반도 그리 하지 않습니다. 한나라당 실세(實勢) 이명박이 실세(失勢)하지 않는 이상 말입니다. 김태호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경선을 치를 때 박을 편드는 발언 비슷한 것을 한 적이 있습니다.
김태호는 이것을 지금 뼈아프게 여길 텐데, 그러니까 이명박이 내년 공천판에서 자기를 챙겨줄 리 전혀 없고, 그렇다고 박근혜 쪽으로 확실하게 붙어져 있는 것도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사정이 이러니 정치 욕심 가득한 김태호 눈에 공천 말고 다른 무엇이 들어오겠습니까
그러니까, 제갈량 식으로 하자면, 자기 머리를 자기 손으로 쳐야 마땅합니다. 그래야 진정성이 조금이나마 나옵니다. 그러나 김태호는 비겁하게도, 정작 주범인 자기는 털끝만 건드려 놓고도, 종범인 아랫것들 모가지는 인정사정없이 내리쳐 버렸습니다.
게다가 ①사죄한다는 얘기는 공식으로 남기지도 않았습니다. ②책임 소재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습니다. ③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이를테면 국토해양부 등 중앙정부에 당당하게 맞서겠다는) 말도 입에 올리지 않았습니다. 제갈량과 크게 대조되는 대목입니다.
제갈량은 ①마속을 죽여 병사들에게 사죄했습니다. 제갈량은 ②또 책임을 지게 해 달라는 기록을 상소문을 통해 남겼습니다. 더 나아가 ③같은 해 겨울에 (중원 제패를 위해) 다시 출병을 하는 등,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김태호 머리는 참 잘 돌아갑니다. 그래서 이리 비겁한지도 모릅니다. 김태호 눈에는 내년에 있을 도지사 선거 한나라당 공천 문제만 보입니다. 경남도민은 불쌍합니다. 영리하고 비겁한 김태호 탓에 불쌍합니다. 개인의 정치 이해밖에 앞세울 줄 모르는 김태호 탓에 불쌍합니다.
본을 받으려면 스스로 직위를 깎는 따위가 아닌 마음가짐을 따라 해야 합니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제갈량은 성실하고 공정했습니다. 또 출사(出仕)하기 전에는 “들에서 밭을 갈며 입신양명을 바라지 않았”으며, 죽은 뒤에는 “집안에 남는 비단이나 재산이 있게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