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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 충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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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주주의 댓글 0건 조회 623회 작성일 09-01-0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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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예산안 처리에서 싹튼 국회 내의 정국대치가 급기야 파국에 이르렀다.
 
야당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손상된 명예의 회복을 위해 국회의장의 사과, 재발 방지와 예결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정상적인 국회 운영을 거부했다.
 
 그런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국회 상정을 계기로 야당은 망치로 외교통상위원회 출입문을 부수면서 진입을 시도했다.
 
이후 여당은 단독으로 85개 법안의 상정을 추진했고 법안 통과를 저지하려는 야당 국회의원은 국회 상임위의 점거에 이어 본회의장까지 점거하고 강제해산을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스스로의 몸을 강철 사슬로 결박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이러한 우리 국회의 모습은 외국 언론의 조롱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언론은 이러한 국회의 모습을
 ‘여야 대치정국’
 ‘난장판 국회’
 ‘긴장정국’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 이런 파행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에 ‘파행국회’가 아니라 오히려 ‘정상국회’라고 불러야 옳을 듯하다.
 
이를 지켜봐야 하는 국민에게 국회는 더 이상 국민의 대표기관이 아니라 자신의 당리당략만 추구하는 이기적인 집단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국회의 모습에서 앞날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할까.
 
 국회는 주권을 가진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으로 구성되는 국민의 대표기관이다. 국민의 의사는 선거를 매개로 표출되며 이로 인해 다수당과 소수당이 출현한다.
 
어떻게든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미화될 수 없는 과거의 군사독재 정권에 선거는 국민의 진정한 의사를 온전하게 표현하는 창구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민의를 왜곡하는 수단으로 남용되기도 했다.
 
그리고 국민은 자신이 원하지 않았던 세력이 정치권력을 독점하고 그들이 민의와 다르게 자의적으로 법률을 제·개정하는 모습을 인내해야 했다. 그러기에 우리 국민은 온몸으로 ‘날치기’를 저지하는 야당 의원의 활약에 감동하고 마음속으로나마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의 집권세력을 독재정권이란 이름으로 비하할 수는 없다. 현명한 우리 국민은 자유로운 선거에 의해 지금의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택했다.
 
다시 말하면 국민은 그의 자유의사에 의해 행정부와 국회를 구성한 것이다. 국민은 국회가 민주주의의 원칙을 존중하고 국민의 뜻에 부응하여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것을 기대한다.
 
이를 위해 국회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일정을 운영하고 의사를 결정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는 무엇보다 다수결 원칙이 최고의 가치를 가짐을 뜻한다.
 
 그런데 우리 국회의 현실을 보면 민주적 절차와 다수결 원칙은 대의와 명분의 이름 아래 무시되기 일쑤다.
 
이는 내가 정의이고 나와 다른 의사를 가진 자는 반드시 제거해야 할 악으로 간주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자신의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수단으로 기능한다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국회와 이를 구성하는 국회의원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가 우선돼야 한다.
 
국회가 독재권력과 민주화를 요구하는 세력 간 대결의 장이 되었던 과거의 독재정권 아래에서는 민주적 절차와 다수결 원칙을 부정하는 파행적 행위가
 
독재권력에 대한 저항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용서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특정 입법에 대한 정당 간에 서로 다른 견해를 선과 악의 이름으로 이분법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정당 간의 의견 차이는 정책 방향의 차이에 불과하다. 이러한 문제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협의를 통해 조정돼야 하며 조정이 되지 않을 경우에 최후의 수단으로 다수결 원칙에 따라야 할 것이다.
 
특정 국회의원이나 특정 교섭단체가 물리력을 동원해 국회의 의사결정을 저지하는 것은 결코 민주적일 수 없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는 국민을 대신해 행정부를 도와 국가정책을 수행해야 할 중대한 책무가 있다.
 
 2008년 이래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맞아 각국은 이의 극복을 위해 단합하고 지혜를 모아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경제위기라는 높은 파도를 피해갈 수 없으며 우리의 현실은 과거 외환유동성 위기에 비하더라도 더욱 심각한 지경이다.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민주적 절차와 다수결 원칙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는 국회와 국회의원이 국민을 내버려두고 자신의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소모적인 논쟁과 극한투쟁에 힘을 소진함으로써 위기극복을 위한 국민의 노력과 바람을 저버리는 일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국회의원도 국회의원이기 전에 국민임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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