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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즈가 몇 번을 재림해도 위기는 해결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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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케인즈 댓글 0건 조회 691회 작성일 08-12-23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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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지금이 IMF때보다 어렵다고들 한다. 사람들은 보릿고개 이후 IMF 외환위기 당시를 가장 추웠던 시절로 기억한다.
 
그 이후 10년 만에 다시 더 추운 겨울이 다가왔다. 그러나 모르고 지나왔지만 꼽아보자면 위기는 주기적으로 있었다.
 
 전태일 열사가 분신할 당시가 그랬고 박정희가 다시 땅으로 돌아갈 시절이 세계적인 공황시기였다.
 
그리고 민중항쟁, 노동자대투쟁이 있던 시절도 자본은 위기였다. 자본주의 위기는 반복되고 있다.
 
미국에 레이건이 들어서고 강한 달러정책을 구사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선진국에서 달러를 빌려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을 실행해오던 브라질, 멕시코, 아르헨티나,
 
폴란드를 포함하여 한국과 같은 몇 나라들이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외환위기에 몰렸다.
 
그리하여 1982년 다른 나라들은 IMF가 들어오고 이후 몇 차례 더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아주 거덜이 나버렸다.
 
그런데 당시 외환이 바닥났던 한국은 살아남았다. 1983년 레이건대통령과 나까소네 총리는 총 4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주선했다.
 
부루스커밍스는 사회주의에 대한 ‘자본주의 쇼윈도우’였던 남한을 망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이 살려준 배경이었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 대가로 ‘단군이래 최대의 구조조정’이 있었다.
 
위기의 핵심은 중화학공업 중복투자였고 국영기업이었던 옥포조선이 대우에게 넘어가 대우조선이 되고 유공이 자기 덩치의 반의 반도 안되던 선경에게 넘어갔고 이후 SK가 되었다.
 
이것이 지금의 총리 한승수라는 자가 당시 전두환 국보위에 참여한 배경이었고,
 
당시 처음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라는 표현이 전두환의 입을 통하여 한국자본주의의 역사에서 가장 먼저 언급되던 시절이었다.
 
 
87년 민중항쟁 노동자대투쟁 당시 위기의 자본은 노동법 개정과 임금인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이었지만,
 
무사히 넘어가면서 한국자본의 강화된 체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듯 우리가 잘 알고 있는 97~8년 외환위기를 포함하여 거의 10년마다 한번씩 위기는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재수가 없는 민족이어서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니라 자본주의 본질적인 모순으로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는 점에서,
 
언 발 오줌누기로 이 시기만 어떻게 때워보아야 위기는 남은 여생은 물론이고 대대로 계속될 것이다.
 
요즘 미국의 빅3 자동차회사에게 구제금융을 줄 것인가, 말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미국이 구제금융을 준다고 하니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브라질, 일본까지 따라서 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은 예외인가.
 
그런데 지금 문제의 핵심은 전세계 자동차회사의 생산능력은 9200만대에 달하지만 내년 판매는 6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지금의 위기는 수요의 한배반 이상 과잉생산이다.
 
이에 비해 반도체는 달려오는 기차를 앞에 두고 누가 배짱좋게 버틸 것인가 하는 치킨게임에 몰두 중이다.
 
어차피 과잉생산 상태에서 누군가는 망해야 수요와 공급이 일치할 터이니 망할 때까지 붙어보자는 심산이다.
 
상품을 생산해도 살 사람이 없어 망할 수밖에 없는 과잉생산은 단지 자동차나 반도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건설, 선박, 석유화학, 섬유 등 모든 부문이 그러하다.
 
97~8년 외환위기 당시를 기억하는가.
 
80년대 3저호황으로 재미를 본 재벌들이 주머니에 든 돈을 주체를 못해서 업종전문화를 해제해 주기를 요구했다.
 
국가가 주도해서 업종을 전문화해서 재벌을 키워오던 시절에 정부에 대드는 획기적인 일이었지만 업종전문화는 해제되었다.
 
이건희는 평생 소원이라던 자동차산업에 뛰어들고 선박,
 
자동차 등의 산업을 가지고 있던 현대는 일관생산체제라는 미명아래 제철에 뛰어들었다.
 
외환위기였지만 그 본질은 과잉생산이라는 굴레가 발목을 잡았다.
 
자동차, 제철은 물론 거의 전 업종이 다 주저앉고 망할 데는 망하고 인수될 데는 인수되는 구조조정을 거쳤다.
 
그래도 삼성과 현대는 살아남았고 오히려 자본은 더욱 집중, 강화되었다. 없는 사람들만 거덜이 나고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했다. 지금과 뭐가 다른가.
 
이 시절 정부가 나서 한 일은 뻔하다. 구조조정을 통해 죽일 데는 죽이고 남은 곳은 통폐합하여 자본을 집중하고 생산을 줄이는 일이다.
 
 그리고 수요를 늘리는 방안으로 금리를 낮춰 경기를 활성화시키는 일이다.
 
수요를 늘리는 일이야말로 정말 급한 일이다.
 
미국에서 먼저 실행을 한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유가환급금이라고 아무 이유없이 통장에 돈을 넣어주었다.
 
 산타클로스가 올 때를 제외하고는 공황시기에만 가능한 일이다. 미국에서는 오죽 급하면 헬리콥터로 돈을 뿌려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겠는가.
 
돈을 풀어서 사주는 게 미덕인 시절이다.
그런데 1929년 미국 대공황 이후 존 케인즈라는 메시아가 나타나 실업자들을 산으로 데리고 가서 삽질시켜 댐을 만들었다.
 
노임으로 돈을 풀어 물건을 사주라는 계시, 소위 유효수요를 창출하여 과잉생산 공황을 해결하는 방안은 지금도 금언이어서, 미국은 사상최대 규모로 SOC에 투자한다는 신뉴딜정책을 계획하고 있다.
 
삽질의 달인께서 대통령으로 군림하고 계신 대한민국은 사방천지에 도로가 뚫릴 것이고 배가 산으로 다니게 될 것이다.
 
산에 가서 삽질하고 공구리치기는 마찬가지인데 이 시점에 실업자 구제한다고 대운하 파겠다면 누가 반대를 할 것인가.
 
외환위기 당시는 그나마 한국만 망하고 다른 나라들은 괜찮은 시기라,
 
김대중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대우와 같은 재벌 몇 군데는 날리더라도 자본을 집중해서 수출에 주력했다.
 
그리고 돈이 드나드는데 문제가 없도록 금융을 자유화하고 한편으로는 소위 소액주주운동을 앞세운 시민단체의 힘을 빌어 미국식 금융자본주의의 기틀이 되는 주주자본주의를 안착시키는데 진력을 다했다.
 
당시 주머니돈이 쌈지돈이었던 재벌에 책임을 지우는데까지는 같이 했지만 주주자본주의에 반대한 그 시민단체의 일군의 연구자그룹은 떨어져나와 별도의 행보를 하게 되었다.
 
어찌되었든 당시 세계은행 부총재였던 스티글리츠가 “김대중은 IMF 한국지부장”이라고 칭송할만큼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120% 추진했던 성과는 독이 되어 돌아왔다.
 
내수는 기껏해야 30%에 불과하고 수출이 70%에 달하다보니 세계경제가 주저앉은 이 시절에는 어디에도 물건을 팔 데가 없고 그러다보니 독인지 약인지 분간할 여유도 없이 FTA에 목을 맨다.
 
노동자는 70%가 비정규직이다 보니 물건을 사는 건 둘째치고 먹고 죽을래도 돈이 없다.
 
금융위기로 망하기 직전의 은행들이 부족한 유동성을 메우기 위해 외국에 투자한 돈을 빼내기에 금융부문의 자유화가 가장 잘 된 나라의 하나가 되었고,
 
그 결과 한국의 주식, 채권 금융시장이 주저앉고 달러는 하늘을 날라다니게 되었다.
 
결국은 과잉생산의 문제인데 이는 살아남기 위한 자본간 경쟁은 필연적이다.
 
남보다 더 좋은 물건을 더 많이 빨리 생산해서 다른 자본을 죽여야지만 살아남는 그리고 독과점을 차지하기위한 자본간의 경쟁은 필연적이다.
 
 이러한 자본간 무정부적 경쟁과 생산을 해결하기위한 방안은 하나뿐이다.
 
계획생산을 하지 않는 이상 무정부적 생산을 넘어설 수 없다.
 
계획생산은 기계를, 즉 자본을 사적 소유가 아니라 사회적 소유로 바꾸지 않는 이상 실행할 방법이 없다.
 
즉 자본주의의 본질적 모순이라고 얘기하는 ‘생산의 사회적 성격과 소유의 사적소유’의 모순을 해결하지 않는 이상 대를 이어 고통의 나락에서 벗어날 방법이 없다.
 
케인즈가 몇 번을 재림할 지라도 위기를 지연시킬 뿐 해결할 수는 없다. 현실의 사회주의가 아무리 망했을지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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