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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등 인적쇄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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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인적쇄신 댓글 0건 조회 679회 작성일 08-05-1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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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전직이 된 전윤철 감사원장이 ‘영혼 없는 공직자’라는 말에 발끈했다. 70세의 나이정년을 1년여 앞두고 물러난 것이다.
 
버티겠다면 못 버틸 것도 없겠지만, 더 험한 꼴을 보지 않겠다는 자존심일 수도 있고 더러워서 그만둔다는 성깔일 수도 있다.
 
 평생을 엘리트 경제관료라고 자부하며 살아온 그로서는 ‘영혼 없는 공직자像’, ‘코드 감사’ 라는 여론의 비판이 마뜩지 않았을 법하다. 어떻든 혈죽(血竹.핏대)선생이라는 그의 별명을 생각케 하는 처신이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후 30건 가까운 감사 결과를 쏟아내는 걸 보면 세간의 평가가 그리 턱없는 것도 아니다.
 
그중에는 공기업 경영부실과 정부위원회 난립 등 공공부문 개혁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감사도 포함됐다.
 
혁신도시의 효과가 부풀려졌다는 내부보고서가 유출되기도 했다. 다분히 정권지향적이라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다.

다른 한편으로 국가의 녹을 먹는 정통 관료라면 주어진 자기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도 수긍이 간다.
 
정권이 관료사회에 대해 정책적 소신이 아니라 정치적 철학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지나치다. 정통 관료들이 정치지향적이고, 공무원 개개인이 영혼을 갖고 일할 때를 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요즘 방영되는 TV드라마 ‘대왕 세종’을 보면 조선조 최고의 정승으로 꼽히는 황희는 세자인 양녕대군의 왕위 계승을 위해 애쓴다.
 
결국 세자 폐출을 반대하다 좌천됐고, 충녕대군(세종)의 세자 책봉을 반대하다 서인(庶人)으로 몰락해 유배도 갔다.
 
 왕위에 오른 세종이 그의 재능을 높이 사 예조판서 직을 맡겼고, 우.좌의정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사적인 청탁 건으로 탄핵을 받아 벼슬을 내놓기도 했으나 1년 만에 다시 영의정 직에 오른 뒤 18년 동안 세종을 보필했다.

재상 황희는 요즘으로 치면 뛰어난 테크노크라트였던 셈이다. 이런 그에게 ‘고려가 망한 후 두문동에 칩거하다 조선에 다시 충성을 바쳤다고 해서’,
 
‘양녕대군을 밀었다가 유배 간 뒤 세종이 준 벼슬을 다시 받았다고 해서’ 욕을 할 것인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철학이 다른 공무원들이 자리를 내놓는다면, 남아 있을 공무원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정무직에 국한돼야 하고, 테크노크라트는 그 자체를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료사회는 자기 자리 보전을 위해 나랏일보다는 정권 유지에 힘쓸 것이 뻔하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법으로 규정한 것도 그래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공무원 사회를 백안시하면서 정부 말단조직이 동맥경화에 걸린 듯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쇠고기 협상팀은 협상문을 오역했다고 해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지만 그런 노력이라도 기울였다면 오히려 다행이다.
 
 입법예고 당시의 조문과 협상문이 달라진 것을 확인조차 안 해 빚어졌다는 사실은 아연실색케 한다.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대한 초기대응 실패도 그렇다. 마치 정권에 대해 사보타주를 하는 듯하다.
 
조직장악에 실패하는 등 능력 없는 장관을 인선한 탓이 크다.
 
실제로 요즘 공무원 조직은 ‘혼자서 잘해 보라’는 듯 정권에 냉소적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치인은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체지만, 관료는 전기코드를 꽂아야 빛을 낼 수 있다”고 했다.
 
 
 정치인들은 주어진 여야의 상황에 따라 자기 역할에 충실히 적응하지만, 관료들은 지도자의 통치철학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뜻일 게다.

통치권자가 정부조직과 공무원이라는 시스템에 어떤 철학을 심어주고, 어떤 동기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정부의 효율성은 달라진다.
 
이는 지도자의 자질이고 역량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과오를 뉘우치며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니 다행이다.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라도 정부조직과 공무원이라는 시스템의 온스위치를 켜야 한다.
 
공무원 사회에 ‘나를 따르라’라는 지시 대신 영혼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에 앞서 무능 장관 교체 등 내각 일신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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