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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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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는 댓글 0건 조회 1,004회 작성일 08-05-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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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위, 계급, 직업, 학력, 재산 등 일련의 사회적 속성을 초월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로 이루어진 집합체. 대중의 사전적 정의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사회는 우리에게, 타인과는 구별되는 개성을 가지면서 동시에 철저하게 대중에 속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개성있는 사람은 주위에 얼마나 될까?
 
몇년 전부터 지금까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뿔테 안경은 그동안 여느 유행 아이템이 그러했듯이 유명 연예인이 쓰기 시작하면서 너도 나도 따라 하게 되었다.
 
최근엔 안경을 쓴 사람 중에 뿔테가 아닌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초기에는 검은 뿔테가 유행해 검은 색이 아닌 다른 색을 쓰면 개성이 있다고 했지만, 지금은 형광색 테를 가진 안경이라도 둘러야 할 판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뿔테 안경을 안 끼면 시대와 유행에 뒤쳐진다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하니까 따라하게 되는 현상은 타인이 정해준 모습으로, 진열되지만 않았을 뿐, 걸어 다니는 마네킹과 다를 바가 없다고도 할 수 있다.
 
 
 
 
 
 
여성의 미(美)에 대한 기준도 논의에서 예외가 아니다.
 
눈은 크고 쌍꺼풀이 있으면서 코는 콧대가 높고 콧방울은 크지 않아야 한다.
 
입술은 도톰하지만 너무 두꺼워서는 안 되고 얼굴 크기는 작으면서 턱선이 갸름한 속칭 V라인이어야 한다.
 
 몸매는 날씬하면서도 볼륨감이 있는 S라인이고, 피부는 도자기 같이 하얗고 빛이 나야 한다.
 
이렇게 나열된 기준을 다 충족한다면, 미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거리로 나가보면 미인들 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다.
 
나의 생김새는 곧 너의 생김새다. 의학의 힘을 빌었거나 화장의 힘을 빌었거나 결국은 다 똑같은 미인의 모습이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미(美)'는 얼마나 주관적인 것인가?
 
우리가 징그럽게 여겨서 죽인 바퀴벌레가 바퀴벌레들 사이에서는 예쁜 존재일 수도 있고 우리가 천사라고 느끼고 있는 미인이 바퀴벌레의 눈에는 징그럽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광우병과 관련해 전국 각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이 온·오프라인에서 조직적인 '광우병 시위'로 확산되고 있다.
 
대규모 촛불 집회와 서명 운동 등으로 대중이 같은 생각을 하고 생각한 바를 실행에 옮겼을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게 되는가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중의 맹목적인 성격도 눈에 띈다. 광우병 사건에 대한 옳고 그름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유행처럼 대중 속에서 '나'의 의견이 없이 타인의 의견에 따라 '맞는 말인 것 같다'를 함께 외치고 있는 나를 한번 되돌아보자는 것이다.
 
 
김아타라는 사진작가는 '셀프-포트레이트 시리즈'에서 대중 속의 나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한 작품을 내놓았다.
 
세계 100개국의 각각 다른 남성의 얼굴 사진을 하나로 합친 사진이다.
 
 그는 "100명의 사람이 합쳐진 사진에서 '나'는 100분의 1의 형상 밖에 없고 공통분모만 남게 되지만 여전히 그 안에 존재합니다"라고 사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대학에서 기계 공학을 전공했고 초기 작업 시절 선배들에게 '한국 사진을 망치는 놈'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의 초기작인 '해체' 프로젝트나 '더 뮤지엄' 프로젝트는 그 안에 나체의 사람들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유리 상자를 법당에 올려놓는 것으로 종교계 사람들을 격분하게 해 작업실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그만의 방법과 의미 부여를 통해 한국보다 먼저 세계에서 인정받았다.
 
 만약 그가 '나'를 유지하지 않고 한국에서 인정받은 작가들을 모방하려고 했다면 세계적인 예술가가 될 수 있었을까?
 
이제 거울을 한번 들여다 보자. 나는 혹시 앞서 인정받은 사람들의 길을 그저 맹목적으로 걸어가려고 하고 있지는 않은가?
 
잘 짜인 표본을 그대로 복사한 가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대중 속에서 '나'를 유지하는 것,
자의식에 대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성찰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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