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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식이 지역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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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주민의식 댓글 0건 조회 735회 작성일 08-04-1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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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식이 지역을 바꾼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지방자치가 시작되었다. 지방자치란 지역단위에서 구성원들의 요구를 더 많이 수렴하고 중요한 의사결정 권한을 지방정부가 가짐으로써 궁극적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것이다.
 
즉 지방자치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참여기회가 많아지면서 주민의식이 성숙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10년 넘게 지방자치를 시행한 성적표를 보면 오히려 지역균형발전을 추구하던 정책들은 전국을 수도권과 비수도권으로 양분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실제로 인구, 경제규모, 생산과 소비, 문화, 교육 등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양극화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재정자립도가 10%대에 머무는 기초자치단체들은 지역경제기반마저 무너지면서 인구 고령화와 지역공동화 현상까지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우울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최근 소개되고 있는 지역의 성공사례에서는 지역의 단체장과 주민들이 일체가 되어 지역살리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즉 중앙정부를 쳐다보며 지원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지역 차원의 생존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는 지방자치의 시행에 따른 정량적인 성과는 아직 내세울만한 것이 없지만, 지역구성원들이 스스로 문제해결을 위한 역량을 키워가는 간접적인 효과는 나타나고 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보유자원이 부족한 지자체들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 이끌어내는 사업들은 상당히 창의적이고 어떤 사례는 눈물겹기도 하다.
 
 며칠 전 신문기사는 경상북도의 어느 군에서 젊은 인구의 역외유출을 막는 일환으로 군비를 투입하여 기숙고등학교를 설립하여 우수학생들이 교육인프라가 좋은 이웃 지역으로 조기유학 가는 것을 방지하는 대책을 세웠다고 보도하였다.
 
그리고 또 다른 군에서는 24시간 운영하는 쾌적한 독서실을 지어 우수학생들에게 개방한 결과, 수도권의 유수 대학 진학률이 높아졌고 이웃 지역의 젊은 세대들도 영입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물론 이처럼 구멍가게 수준의 경쟁은 젊은 인구의 유출을 막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자치를 통해 자율적인 교육행정을 폄으로써 지역현안의 해결에 기여해 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모범사례로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좀 더 냉정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아니 최소한 도 단위에서만 보더라도 인구이동은 해당 도 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공동의 적'은 수도권지역인데, 작은 지역단위에서 제한된 인력을 주고 받는 것이 근본적인 인구대책이 될 리가 없다.
 
설사 그 정책을 성공사례로 보더라도 그것은 단기효과에 불과함을 곧 알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우수학생들이 결국 수도권 대학에서 공부하고 수도권 중심의 대기업에 취업하여 수도권의 덩치를 불려주는 소비자와 납세자가 되는 순환고리를 쉽게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전북 부안군에서 실패로 끝난 방사능폐기물처리장 설치 반대사례나 그 방폐장을 지역발전의 동력으로 삼기 위해 유치했던 경주의 성공사례는 방폐장 설치사안이 실패냐 성공이냐의 양면을 비교하는 것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특히 실패의 경험은 실제로 중앙이 주도하는 지방화가 지역에 정착되기까지는 어느 지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주민들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힘을 받지 못한 부안군의 방폐장 사례는 지방자치시대에 다양한 생각과 이해관계를 가진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상향식 의사결정과정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지방자치를 실시하면서 얻은 교훈은 지방화가 정착되려면 재정분권이 동시에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소개한 사례에서 보듯이 이제 지역 주민들은 자신이 속한 지역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대부분 공감하고 있다.
 
 또한 주민들은 방만하게 인기몰이만 하는 단체장은 더 이상 신임하지 않으며, 진보세력이 우리의 역사를 쉽게 바꿀 수 없다는 사실도 지난 지방선거와 이번 총선을 통해 검증되었다.
 
 결국은 지방화시대에 지역이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원동력은 돈과 사람과 그들을 잘 조합할 수 있는 리더십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즉 성숙된 주민의식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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