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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잘 서는 자 세상을 지배 한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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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줄을 잘 서는 댓글 0건 조회 849회 작성일 08-04-1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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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을 끌어 왔던 임진왜란…. 전란의 상처가 대충 수습이 되어가던 어느 날 조정에서는 국난극복의 영웅들을 모아 포상을 하려는 계획에 들어가게 된다.
 
조선왕조 500여 년 동안 28회, 1천 여 명이나 선정된 그 말 많고, 탈 많은 공신(功臣)을 뽑으려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개념탑재를 해야 하는 것이 공신(功臣) 중에는 진짜 공을 세운 이들도 있지만, 정치적 이유나 목적에 의해 책봉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태평성대에 공신이 등장할 이유가 있을까? 사회가 안정된 상태라면, 그냥저냥 근속년수 채워서 무난하게 공무원 생활 마무리 하는 것이 지상의 과제였을 것이다. 공신은 세상이 어지럽고, 정국이 혼란할 때 튀어나오는 것이다.

툭 까놓고 말해, 조선 제1대 공신이라 할 수 있는 개국공신(開國功臣) 52명을 보면, 이성계와 역성혁명 세력들에게는 공신일지 모르지만, 고려왕조로서는 역신 중의 역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의미로 단종 시절 안평대군과 김종서를 숙청하는데 앞장섰던 정난공신(靖難功臣) 43명을 보자.

“수양대군, 신숙주, 한명회, 홍윤성, 권남, 홍달손…”

이들의 면면만 봐도 딱 느낌이 오지 않는가? 이들 중 상당수가 이후 단종을 쫓아내고, 세조를 옥좌로 밀어 올리는 주역이 된다(상당수가 좌익공신左翼功臣이 된다.
 
한명회는 세조를 정국의 핵으로 부상시킨 계유정난의 책사로 정난공신을, 이후 세조를 왕위로 밀어 올리는데 공을 세워 좌익공신을 예종 대 남이의 옥사를 담당했다고, 익대공신으로 선정되었고, 성종을 왕위에 밀어올린 공을 인정받아 좌리공신에 오르게 된다.
 
말 그대로 공신 4관왕의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이다). 세조에게는 충신이자 공신이겠지만, 단종으로서는 역신(逆臣)이자 배신자였을 뿐이다.
 
즉, 나라를 위해서 정치를 위해서…. 그리고 백성을 위해서는 공신이라는 게 나오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조선시대 정치가 ‘그들’만의 리그였기에 백성들에게 별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일단 정국이 어수선 하다보면, 백성들의 민생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었고,
 
 결정적으로 공신들에게 내려지는 각종 포상들은 전부 백성들의 혈세에서 나오는 것들이었기에 공신의 남발은 백성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자 여기까지 공신에 대한 개념정리를 했으니, 다시 본 스토리로 넘어가자!

“그러니까, 조선군 애들은 삐꾸들이었다니까! 걔들 한 게 뭐 있어? 그냥 도망가기 바빴잖아? 우리가 이길 수 있었던 건 다 명나라 형님들 때문이라니까!
 
너 6.25가 누구 때문에 이긴 건 줄 알아? 당근 미국형님들 때문이라니까!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잘 살펴보면, 언제 어느 때고, 큰 형님들이 나와서 나라를 지켜줬다니까…
 
그래! 신라 봐봐. 걔들이 언제 삼국통일 했어? 다 당나라 큰 형님들이 와서 백제 때려 부셔주고, 고구려 싹 밀어 줘서 얼떨결에 통일 한 거 아냐?
 
역사와 전통을 봐도 이런데, 어디서 감히 조선군을 들이밀어? 우리는 그냥 형님들 베이스캠프 치는 거나 도와주고, 길 안내나 좀 해주면 되는 거야. 역사가 말해 주잖아!”

“야, 아무리 그래도… 나름 피 흘리며 싸운 애들이 있는데…”

“어허, 이 사람이 역사와 전통이 증명하고 있잖아!”

“그래도, 백성들 여론을 좀 생각해야지. 우리 애들도 나름 싸웠어. 그래… 레지스탕스! 레지스탕스 봐봐. 걔들이 의병 일으켜서 왜놈들 발목을 잡지 않았다면, 명나라 형님들 오기 전에 조선은 그냥 넘어갔다니까.”

“그래봤자. 레지스탕스라니까 그러네… 걔들이 뭘 했는데? 빈집털이 몇 번 한 거? 야야 중앙 힘 싸움으로 결판나는 게 전쟁이야 전쟁! 드롭 백날 해 봐라. 중앙 힘 싸움에서 밀려 GG 치는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어디서 동네 스타만 해가지고… 야! 전술의 백미는 드롭이야 드롭! 임요환 봐봐!”

당시 공신선정의 핵심논제는 과연 조선군이 실제 전투에서 얼마나 공헌을 했는지의 여부였다.
 
지금이야 임진왜란은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과 의병들의 노력에 의해 국난극복의 기적을 일궈냈다는 것이 상식처럼 통용되고 있지만(당시 백성들의 생각도 이와 비슷했다), 당시 위정자들의 눈에는 이건 무척이나 ‘위험한’ 주장이었다.

“이순신이 쫌 싸우긴 싸웠지. 그래, 툭 까놓고 말해서 순신이가 좀 싸우긴 싸웠어. 근데 그 나머지는 뭐야?”

“그 나머지? 넌 마 행주대첩의 기적을 일군 권율 몰라? 그리고, 진주성 전투에서 미라클 매직을 보여준 시민이는?”

“시민이는 이번에 대구 내려가서 떨어졌잖아? 그래도 나름 선전했다고 하든데…”

“지금 유시민 말하는 거야? 김시민(金時敏)이 말하는 거잖아! 진주성 전투에서 왜놈들 개박살 낸 진주의 영웅 김시민 장군 말이야!”

“아니, 뭐 분위기가 험악해서 조크 한 번 날린 거 가지고… 그리고 유시민이도 나름 잘 싸웠다고 하잖아.”

“지금 농담 할 타이밍이야? 나라에 공을 세운 사람들을 선별하는 중인데… 지금 농담이 나와?”

7년 동안 왜놈들 때려잡겠다고, 분골쇄신한 공신들을 뽑겠다는 자리에서 나오는 엄한 소리들…. 과연 누가 공신이 될 것인가? 이야기는 다음회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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